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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시월의 끝자락에서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9. 28.

 

 

 

 

시월의 끝자락에서 / 김정섭


누가 만든 길이기에
여린 햇살 한 자락
밟고 가는 가을 바람은
이다지도 쓸쓸함이
하얀 속살깊히 스미는가

저 가녀린 자줏빛
꽃잎에 맺혀
저물어 가는 귀뚜라미
슬픈 울음은
차가운 별빛으로 스러져 가는
한 조각 초승달 뒷모습 같은 것

시계추 소리마저도
힘들게 넘어가는
자정의 스산한 고갯마루에
그리움의 원색 깃발을 꽂고

온 몸으로 피어나는
외로운 나는
노오란 한 송이 황국(黃菊),

하현(下弦)달빛으로 피어올라
시린 외로움으로 움츠린
그대의 깊은 가슴에
따스한 국향(菊香)으로
고이리라
그윽하고 포근한 안식이 되리라
  

 

 

위 사진은 2006년 9월 27일(수) 안양천 고척교에서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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