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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옛 이야기 들려오는 한강변 숨은 명소 49곳"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1. 23.

 

[위크엔드] "옛 이야기 들려오는 한강변 숨은 명소 49곳"
 
 
강변 나루터·정자·다리… '이야기 정거장'으로 추진
 
곽수근 기자 topgu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겨울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용양봉저정’. 동작구 본동 언덕에 자리잡은 이 정자 는‘용이 뛰놀고 봉황이 난다’는 뜻을 지녔다. /서울 동작구 제공
요즘에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30여년 전만 해도 한강은 한겨울 많은 이들의 놀이터였다.

얼어붙은 강 위를 걸으며 머리 위 철교를 통과하는 열차를 바라보고, 썰매를 타며 추운 겨울을 즐기곤 했다.

 

이제 한강이 얼어붙을 정도의 한파는 드문데도, 겨울철 한강 구석구석을 찾는 발길은 예전보다 줄었다.

옛 이야기가 스며있는 한강의 숨은 명소를 찾아가 보자.

 

서울시도 한강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곳들을 '이야기 정거장'으로 꾸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형제애 스며있는 공암나루터

서울 강서구 행주대교 인근 '공암나루(孔岩津)'는 과거 강화도로 가는 이들이 애용했던 나루터다.

 

여기서 유래한 다음과 같은 얘기를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고려 공민왕 때 동생이 길에서 황금 두 덩이를 주워 함께 있는 형에게 건네줬는데, 공암나루에서 배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덩어리 하나를 한강으로 던졌다. 형이 없었으면 모두 가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버렸다고 동생이 말하자, 형도 이내 나머지 황금을 내던졌다.' 이후 공암나루 앞은 투금강(投金江)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곳 인근에 먼 옛날
    경기도 광주에서 홍수에 떠밀려 이곳까지 왔다는 유래를 지닌 '광주바위'가 있다. 올림픽대로가 건설될 때 한강 일부분이 단절돼 호수가 생겨났으며, 광주바위는 구암공원 안에 있는 이 호수에 자리잡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가양대교 쪽으로 가거나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내려 영등포공고를 찾아가면 된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겨울 한강

    한강 노들섬이 내려다보이는 동작구 본동 언덕에 위치한 정자 '용양봉저정(龍?鳳?亭)'은 거울 같은 물위에 마음을 비춰보니 '용이 뛰놀고 봉황이 날아다니더라'는 뜻을 지녔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현륭원을 참배하러 다닐 때 노들강에 배다리를 설치하고 건너와 잠시 쉬던 곳이다. 이곳은 쉬면서 점심을 먹던 곳이라 '주정소(晝停所)'로도 불렸다. 아버지를 그렸던 임금의 마음을 상상하면서 흐르는 한강을 바라본다면 색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사이에 위치한 '망원정(望遠亭)'은 세종의 둘째 형 효령대군이 지은 정자로 북한산을 등지고 한강을 굽어보는 곳이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걱정하던 세종이 이곳을 들렀을 때 단비가 내렸다 해서 '희우정(喜雨亭)'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선유도와 성산·양화대교 일대가 훤히 보이며 특히 야경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한강변 곳곳을 '이야기 정류장'으로

    왕십리에서 뚝섬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살곶이다리'는 조선 성종 때 승려들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서울에서 가장 긴 돌다리였던 이곳 일대에는 물고기와 새가 많아 최고 사냥터로 꼽혔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이처럼 한강변 곳곳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되새길 수 있는 '이야기 정거장'을 꾸미기로 했다. 한강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72.96㎞ 구간에서 3~5㎞마다 한강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이야기 정거장을 만들어 시민들이 쉬어 가며 해당 지역에 얽힌 역사적 배경을 배우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설계 작업을 이달부터 시작해 내년 4월까지 끝낼 계획이다.

    마포나루 정거장에선 황포 돛단배와 마포 새우젓 축제를 형상화하고, 양화나루에선 조선시대 선비들이 이곳에서 가을 한강의 정취를 읊었던 한시 '제잠두록후(題蠶頭錄後)' 등을 소개한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의 섬으로 세종대왕이 둘째 딸 정의공주에게 하사했으나 1970년대 강남 개발 과정에서 아파트 건설을 위해 이곳의 흙을 전부 퍼다 써 사라지게 됐다는 '저자도'도 있다. 행주산성·송파나루·밤섬·풍납토성 등 49곳이 한강변 이야기 정거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 입력 : 2008.12.05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