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성남기행 - 남한산성과 성남시 둘레길을 열다!
2010-07-26 오후 6:48:17
쉬엄쉬엄, 사부작사부작 느리게 걷는 길
느리게 걷기의 열풍과 제주 올레의 성공 이후 지리산 둘레길, 강화 나들길, 변산 마실길 등 지역 특색을 살린 도보여행 코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시에도 현재 남한산성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의 길 봉국사-남한산성-황송공원까지 약 14km의 ‘남한산성과 성남시 둘레길’ 제4구간이 완성된 상태다.
고태우 성남등산연합회 회장이 지난 2년여에 걸쳐 한 땀 한 땀 수놓는 듯한 발걸음으로 만들어진 길로 산과 들, 역사와 문화, 먹을거리 등이 조화롭게 연계된 성남을 대표할 수 있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남한산성의 역사적 의미와 예로부터 전해오는 성남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길을 따라 사부작사부작, 쉬엄쉬엄 ‘남한산성과 성남시 둘레길’ 트래킹을 시작해 보자.
1구간 ㅣ 약 4km
봉국사 - 망경암 - 경원대학교 뒤편 능선길 - 영장산 서북면 아래 능선길 - 신흥주공 약수터 위 능선길 - 복정동 독쟁이골 - 창곡동 마을회관 - 행정학교 교정 옆 능선길 - 약진로 인공폭포 능길 - 산성역 (교통편 : 봉국사 - 태평역. 경원대역에서 마을버스)
수정구 태평동에 위치한, 역사적 의미가 깊은 봉국사(경기도유형문화재 제101호)에서 시작된 길은 마애여래좌상(경기도유형문화재 제102호)이 있는 망경암으로 이어진다.
산책이나 약수터를 다니면서 만들어진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작은 능선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옛 조상들이 이곳에서 독을 구웠다는 복정동 독쟁이 골이 나온다.
논과 밭 사이 길은 시골길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정겹다.
재개발 진행으로 곧 사라져갈 마을 창곡동을 경유해 군사학교와 약진로 인공폭포가 있는 호젓한 능길을 지나 산성역까지 자분자분 약 2시간을 걷다보니 1구간이 마무리된다.
2구간 ㅣ 약 5km
산성역 - 폴리텍대학 - 닭죽마을 - 논골 - 양지공원 - 남한산성 순환도로 옆 등산길- 남한산성 남문 - 성곽길 - 약사사 계곡길 - 약사사 - 성남시민속공예전시관 (교통편 : 산성역 1번출구/ 유원지 - 남한산성역까지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
산성역 1번출구에서 시작되는 2구간은 아스팔트길로 시작된다.
또각또각 산성동 길을 걷다보면 성남 향토음식단지 닭죽촌이 나온다.
허기를 달랠 겸 향토음식 맛을 보고 옛날 논이 많았다는 논골, 운동장이 시원스레 펼쳐있는 양지공원을 지나면 순환도로 옆길로 난 남한산성 등산길의 시작이다.
걸음과 호흡을 잘 조절하며 쉬엄쉬엄 걸어야 하는 길이다. 남문(지화문)까지 오르는 동안 더욱 가까워진 푸른 하늘을 마주할 수 있어 탐방객은 자연스레 하늘을 닮아감을 느끼며 걸을 수 있을 듯하다.
가파른 계곡 길을 아슬아슬 내려와 한국불교여래종의 총본산인 약사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시고 남한산성 유원지에 도착. 성남시 민속공예전시관을 관람하며 2구간을마무리한다.
3구간 ㅣ 약 2km
민속공예전시관 - 산성시비공원 - 순환도로 옆 등산로 - 망덕공원 - 망덕정 - 숭신여고 후문 - 신구대학 후문 - 신구대학 교정 (교통편 : 신구대학 - 단대오거리역에서 대중교통 이용 용이)
남한산성 유원지에서 왼쪽으로 살짝 발을 돌려 걷다보니 님의 침묵, 진달래 꽃, 서시 등 내로라하는 문학작품들이 옹기종기 둘러있는, 자연과 시가 만나는 산성의 숲 ‘시비공원’ 이 나온다.
“산행인구 1,800만 시대에 모두가 높은 곳을 향해 오르기에만 급급한 것이 안타깝다”며 “가끔은 수평으로 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둘레길 개발자의 생각이 그대로 담긴 그런 길인 냥 작년가을 옷을 벗은 낙엽길을 에둘러 가는 수평의 길이 이어진다.
산책로, 약수터, 체육시설이 아기자기하게 갖춰져 있는 길을 뒤로 하며 숭신여고를 지나 성남시의 오랜 전통이 있는 신구대학 후문을 통과한 후 교정에서 3구간 약 1시간이 마무리된다.
4구간 ㅣ 약 3km
신구대학 후문 또는 망덕공원 - 망덕약수터 - 황송공원 뒤편 능선 - 배드민턴장 - 고인돌 묘지 - 사기막골 - 성남공단 - 황송공원 (교통편 : 사기막골에서 대중교통 이용 - 모란역, 신흥역 등)
길 사이사이에 약수터가 있음은 둘레길 개발자의 배려가 깃든 섬세함이 아닐까 하며 약수터에서 갈증을 해소한다.
이 구간의 산길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음악의 선율을 타듯 조화롭게 수놓아진 길이다.
자박자박 걷는 숲길 사이사이 야트막한 개울을 지나 오래된 배드민턴장을 지나면 고인돌 묘지가 있는 샛길로 접어든다.
고인돌 묘지 때문인지 약간은 으스스한 느낌을 뒤로 하고, 옛 조상들이 이곳에서 사기를 구웠다 해서 지어진 이름 사기막골,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성남공단, 황송공원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개발 완료된 4구간까지의 길을 마무리한다.
여기 소개한 ‘남한산성과 성남시 둘레길’이 아직 확정된 명칭이나 길은 아니다.
사람과 산을 사랑하는 한 개인이 정상만을 향하는 등산인구를 분산해 자연훼손을 줄이고 성남의 역사적·사회적·산업적 측면을 보고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임시로 이루어낸 결과다.
그는“성남시의 적극적인 검토와 관심이 필요하며 향후 청계산·분당·탄천에 이르는 구간이 조화롭게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자료와 옛 문헌들이 필요하므로 성남시와 성남문화원 등과 함께 자료를 정리해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한다.
남한산성과 성남 둘레길 걷기 참여를 원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은 둘레길 개발자인 고태우 씨가 운영하는 카페 성남등산연합회(
문의 | 푸른등산문화원 755-2577, 010-5654-1777
윤현자 기자 yoonh1107@hanmail.net
'비전성남'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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