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산 / 김용택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16. 7. 15.

/ 김용택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 색 구절초 꽃 곁을 지날 때

구절초 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 지는 꽃이야

너도 이렇게 꽃 피어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너도 뿌리를 내려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밑을 지날 때

구름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아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네

산은 말이 없었네

산은,

지금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네

 

'▣감동과 깨달음☞ > ♡ 山과길의 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안에서 크는 산 / 이해인 詩  (0) 2016.09.16
산을 오르며 / 정연복 詩  (0) 2016.09.16
산을 오르며 / 정연복 詩  (0) 2016.06.29
등산 / 박옥하 詩  (0) 2016.06.29
여행의 기억  (0) 201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