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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12

지울 수 없는 말 / 정채봉 지울 수 없는 말 / 정채봉 마술사로 부터 신기한 지우개를 받은 사람이 있었다. "이 지우개로는 어떠한 것도 다 지울 수 있다. 딱 한가지만 빼고는..." 그는 지우개를 가지고 신문을 지워 보았다. 세계의 높은 사람들 얼굴을... 그리고 말씀을... 그러자 보라. 정말 말끔히 지워지고 없지 않은가. 그는 신이 났다. 그림책도 지우고... 사진첩도 지웠다. 시도 지우고. 소설도 지웠다. 그는 아예 사전을 지워버리기로 하였다. 그런데... 다른 것은 다 지워지는데 지우개로 아무리 문질러도 한 단어만은 지워지지가 않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문지르고 문지르다 마침내 지우개가 다 닳아지고 말았다. 그와 그 지우개가 끝내 지우지 못한 단어는 이것이다. "사♡랑" 2012. 6. 28.
지울 수 없는 말 / 정채봉 지울 수 없는 말 / 정채봉 마술사로부터 신기한 지우개를 받은 사람이 있었다. "이 지우개로는 어떠한 것도 다 지울 수 있다. 딱 한 가지만 빼고는..." 그는 지우개를 가지고 신문을 지워 보았다. 세계의 높은 사람들 얼굴을... 그리고 말씀을... 그러자 보라, 정말 말끔히 지워지고 없지 않은가. 그는 신이.. 2010. 6. 3.
파도와 침묵 / 정채봉 *♤ 파도와 침묵 / 정채봉 ♤* '참자'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는 세상을 살아보니 참기 어려운 일이 종종 일어났다. '참자 갈매기'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름을 지어준 '스승 갈매기'를 찾아갔다. '참자 갈매기'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있던 '스승 갈.. 2007. 6. 22.
보이지 않는 정거장 ▒ 보이지 않는 정거장 / 정채봉 ▒ 우리는 정거장에서 차를 기다린다. 기다리던 사람을 맞이하기도 하고 아쉬운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거장은 우리들 눈에 보이는 정거장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정거장'을 통해 오기도 하고 떠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 2007. 2. 26.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 '애 늙은이'라는 별명을 가진 굴뚝새가 오손도손 굴뚝위에 앉아서 시름에 젖어 있었다. 어미 참새가 아기 참새를 데리고 굴뚝위로 날아 가면서 말했다. "걱정은 결코 위험을 제거한 적이 없다." "그리고 걱정은 결코 먹이를 그냥 가져다 준 적이 없으며 눈물.. 2007. 2. 16.
조개가 아플 때일수록 진주가 자라는 법이다. *♤ 파도와 침묵 / 정채봉 ♤* '참자'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는 세상을 살아보니 참기 어려운 일이 종종 일어났다. 참자 갈매기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름을 지어준 스승 갈매기를 찾아갔다. 참자 갈매기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있던 스승 갈매기가 앞서 날면서 말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바닷가의 바위위에 스승 갈매기가 사뿐이 내려앉았다. 참자갈매기도 그 곁에 사뿐이 내려앉았다. 스승 갈매기가 말했다. "이 바위에 폭풍우가 무섭게 몰려들던 날을 기억하지?" "네." "그 사나운 파도들이 계속 덤벼들 때에 이 바위는 어떻게 하더냐? 맞대항을 하더냐?" "아닙니다.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폭풍우가 지나간 뒤 이 바위를 본 적이 있을테지? 폭.. 2007. 2. 9.
첫마음 첫마음 /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 2007. 1. 6.
그대 뒷모습 / 정채봉 그대 뒷모습 '그대 뒷모습' 이라는 故 정채봉 님이 쓰신 수필집이 있습니다. 아래글은 수필집에서 퍼온 글입니다. 나의 뒷모습을 생각하면서... --------------------------------------------------- 유능한 관상가는 세수조차도 하지 않은 본래의 얼굴을 보고자 한다고 들었다. 아니, 그보다 더 나은 관상가는 뒷모습.. 2006. 10. 21.
만남 만남 /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 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2006. 6. 17.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애늙은이'라는 별명을 가진 굴뚝새가 오늘도 굴뚝 위에 앉아서 시름에 젖어 있었다. 어미 참새가 아기 참새를 데리고 굴뚝 위로 날아가면서 말했다. "걱정은 결코 위험을 제거한 적이 없다." "그리고 걱정은 결코 먹이를 그냥 가져다 준 적이 없으며, 눈물을 그치게 .. 2006. 4. 4.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2005. 5. 19.
해질 무렵 해질 무렵 - 정채봉 - 햇살도 짐승들도 다소곳해지고 억새풀마저도 순해지는 '해질 무렵'을 나는 사랑한다. 집 밖에서 큰소리치며 떠들던 사람들도 이쯤에서는 기가 꺾여서 연기나는 집을 돌아보고, 병원의 환자들은 몸 아픔보다도 마음 아픔을 더 많이 앓는다는 '해질 무렵', 고교 시절 풀어지지 않는 .. 2005.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