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산책코스 마련
"도심에서 이런 절경(絶景)을 보니 참 좋네요."
눈이 만든 흰 양탄자 위로 오후 햇빛이 내려앉았다. 나뭇가지 위에 핀 눈꽃들이 햇빛에 반짝였다.
6일 오후 남산의 눈 풍경은 장관이었다. 산책로에는 잔뜩 눈꽃을 머금은 나무숲이 펼쳐졌다.
김정구(65·택시운전·용산구 청파동)씨는
"쉬는 날 남산 산책로를 자주 찾는다"며 "이렇게 하얗게 핀 눈꽃의 장관을 보니 입을 다물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 4일 유례없는 폭설이 내려 시민들은 엄청난 교통난을 겪었지만 남산은 아름다운 눈 천국이 됐다.
곳곳에 핀 눈꽃들은 산책하는 시민의 시선을 붙잡고, 산책로 주변에 내린 눈들은 하얀 설국(雪國)을 만들었다.
서울시는 6일 남산에서 눈꽃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코스를 선정했다.
◆눈꽃 즐기는 4개 산책로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선정된 산책코스의 이름은 '눈꽃 여행'이다.
백현식 서울 남산르네상스담당관은
"시민이 잘 모르는 남산의 산책로를 소개하면서 눈이 내린 남산의 정취를 즐기며 산책할 수 있도록 산책로를 선정했다"고 했다.
선정된 산책로는 1시간짜리 2개, 2시간짜리 2개로 총 4개다. 산책을 즐기러 온 시민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1시간 걸리는 A코스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시작해 작년 6월 개통된 경사형 엘리베이터 '남산오르미'를 타고 남산에 오른다.
애니메이션센터와 문학의 집, 남산유스호스텔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눈길이 이어진다.
B코스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시작해 남측순환로를 거쳐 N서울타워로 이어지는 길이다.
정일환 남산르네상스담당관 주임은
"A코스는 연인이나 가족들이 산책하며 애니메이션이나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코스고,
B코스는 남산의 다양한 모습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2시간 코스는 1시간 구간을 확장한 산책 코스다.
1시간 코스에서는 남산유스호스텔에서 끝나는 코스가 동대입구 전망데크, 감로천약수터 산책로를 거쳐 N서울타워로 이어지는 식이다.
2시간짜리 B코스도 서울타워에서 내려와 드라마로 유명해진 삼순이 계단을 거쳐 애니메이션센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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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서 운동과 문화생활을
B코스에 포함된 남산산악회 성곽탐방로를 걷다 보면 저절로 입이 떡 벌어진다.
작년 12월 새로 생긴 이 산책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덕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남산골의 겨울 풍경을 더 생생히 느낄 수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식 산책로 옆으로 하얀 눈밭이 펼쳐지고, 그 위로 눈꽃을 피운 나무들이 솟아 있다.
아직 다 치워지지 않은 눈에 발을 묻으며 걷는 느낌은 마치 강원도 숲 속 길을 걷는 듯하다.
고개를 돌리면 서울 도심이 내려다보인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설경을 보면서 내려다보는 서울 풍경은 색다르다.
부인과 함께 산책을 나온 강성기(65·용산구 보광동)씨는
"이 산책로는 용산구·중구 등 남산 주변에 사는 시민들만 아는 길이었다"며 "도심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산책로"라고 했다.
박미애 남산르네상스담당관 조경계획팀장은
"남산의 숨겨진 산책로를 많은 시민들이 찾을 수 있도록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직접 코스를 답사했다"고 말했다.
이들 코스에서는 운동시설과 문화시설도 즐길 수 있다.
남산유스호스텔과 장충체육회 삼거리에 있는 허리 돌리기, 이단 평행봉 등의 운동시설은 산책 나온 시민이 가볍게 몸을 풀기에 적당하다.
문화시설로는 애니메이션센터와 '문학의 집 서울'이 대표적이다.
애니메이션센터는 지난해 말 노후시설 정비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했다.
이곳은 무료로 만화책을 볼 수도 있으며, 누워서 애니메이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만화 관련 기념 전시회도 열려 산책을 하다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엔 최상이다.
문학의 집은 옛 국가안전기획부장 공관을 개·보수해 만든 공간으로 무료로 책을 보며 따뜻한 커피 한잔을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아동서적과 일반 소설 등 7000여권이 마련돼 있다.
A코스 옆에 있는 신약수매점이나 포토아일랜드 등도 들를 수 있다.
◆계절별 산책로 발굴
서울시는 남산르네상스 블로그(blog.naver.com/namsanstory)와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 남산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 namsan)에 선정한 산책코스를 소개했다.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서도 '남산추천코스'를 소개한다.
백현식 담당관은
"1월 산책코스는 '눈꽃여행'으로 선정했지만, 앞으로는 계절과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산책 코스를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
매월 3~7개의 코스를 만들어 더 많은 시민이 남산 산책로를 찾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달에는 '눈꽃여행'이라는 산책코스를 선정했지만,
2월에는 '봄을 기다리는 산책'이라는 테마로 야외 식물원과 야생화 공원 등을 산책로에 포함할 예정이다.
시간대도 늘려 3시간·4시간 코스도 만든다.
김영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에 실개천을 흘리기 위해 북측산책로에서 하고 있는 공사가 오는 4월 마무리되면
명동과 한옥마을을 거쳐 남산에 오르는 명품 산책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성민 기자 dori238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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