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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반야사 석천계곡] 백화산 반야사엔 호랑이 살고… 월류봉은 보름달에 안겼더라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9. 20.

[영동 반야사 석천계곡]

백화산 반야사엔 호랑이 살고… 월류봉은 보름달에 안겼더라

입력 : 2012.09.20 04:00

영동 반야사 석천계곡

 

백두대간에서 빠져나온 산맥이 금강의 부드러운 물결과 만나 어우러지는 곳이 충북 영동이다. 하나같이 고산준령들이지만 그 사이를 교차해서 곡선으로 흐르는 강물이 산의 험한 기운을 상쇄해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풍경을 빚어낸다.

경북 상주와 영동의 경계인 백화산(白華山·933m) 자락에 있는 반야사(般若寺)는 산과 강이 행복하게 만나는 곳에 터를 잡았다. 백화산 산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흐르는 석천이 S자로 크게 휘돌아 만들어진 땅에 사찰을 세웠다. 반야사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일주문, 사찰에 이르는 숲길 옆으로는 금강 지류인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깎아 세운 듯한 절벽 위 봉우리에 달이 머무른다는 월류봉. 한 폭의 그림 같은 월류봉 자락에 작은 정자가 세워져 있다. /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ydw2801@chosun.com
세조가 목욕하고 병 치료한 곳

반야사는 신라 성덕왕 19년(720년) 의상 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인 상원 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백화산 일대는 예로부터 문수보살이 머무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찰에 문수보살을 의미하는 '반야'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 때문이다. 사찰 경내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중턱에 있는 커다란 호랑이 형상이다. 반야사 뒤쪽 백화산 기슭에서 흘러내린 돌무더기가 주변 나무들과 경계를 이루면서 마치 호랑이가 꼬리를 치켜들고 산에서 내려오는 모양이 만들어진 것. 길이 300m, 높이 80m 정도의 규모다.

반야사 경내에선 온몸이 회색 털로 뒤덮인 삽살개가 방문객을 반긴다. 10여년째 이 절을 지키는 '청산이'이다. 대웅전 앞에 있는 삼층석탑(보물 1371호)은 신라 양식을 계승한 고려 초기 석탑으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석탑 옆에는 수령 500년의 배롱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사찰을 지키고 있다.

반야사에서 나와 계곡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널찍한 바위 오른쪽으로 100여m 절벽이 앞을 막는데, 그 꼭대기 위에 작은 정자 '문수전'이 눈에 들어온다. 절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숨을 헐떡이며 오르니 산봉우리 사이로 S자로 굽이도는 계곡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까마득하게 솟은 암봉과 기암절벽을 자애롭게 어루만지듯 감싸 흐르는 석천, 그 위에 사뿐히 들어앉은 문수전이 절경이다.

문수전에는 문수 동자와 조선 세조에 얽힌 전설이 내려온다.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전국 사찰을 다니며 공양을 올리던 세조가 반야사에 머물렀을 때, 문수 동자의 안내로 절 뒤쪽 계곡에서 목욕을 했더니 병이 깨끗이 나았다는 것이다.

반야사의 또 다른 볼거리는 석천 건너 소나무와 대나무 숲길을 지나면 만나는 관세음보살상이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화강암으로 만든 관세음보살상이 연못 한가운데 서서 감로수를 부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곱게 핀 연꽃과 연잎으로 뒤덮인 연못에 산 그림자가 고요히 비치고 있다.

반야사는 '청산(靑山)에 놀자'란 주제로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명상, 차 마시며 이야기하기, 돌탑 쌓기 등으로 이루어진 명상형을 비롯, 휴식형, 자연 체험형 등이 있다. 성제 주지 스님은 "사찰 인근 석천계곡길을 걷는 숲길 걷기와 별빛을 보며 삼층석탑 주위를 도는 탑돌이가 인기"라고 했다.

반야사에서 바라보면 백화산 기슭에서 흘러내린 돌무 더기가 숲과 경계를 이루어 호랑이처럼 보인다.
◇달과 사람의 마음이 머무는 월류봉

반야사에서 나와 8㎞ 정도 달리면 한천팔경 중 하나인 월류봉(月留峰)이 나온다.'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란 뜻의 이름처럼 깎아지른 절벽에 달이라도 뜨면 한폭의 그림이 된다. 병풍같이 깎아지른 월류봉 인근의 경승지 8곳을 한천팔경이라 부르는데, 인근에 있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렀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

월류봉의 첫 번째 봉우리로 이어지는 산양벽, 월류봉 중턱에 있는 자연동굴인 청학굴 등이다. 산 아래로 금강 지류인 초강천이 흐르고, 새하얀 백사장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다. 월류봉 산자락이 초강천으로 머리를 들이민 곳에는 작은 정자가 날렵한 모습으로 들어섰다. 달이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능선에 걸리는 보름 전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여행수첩
-교통 경부고속도로 황간IC에서 면 소재지 방면으로 빠져나와 황간교를 건너 9㎞ 거리에 있다.
-문의 반야사 템플스테이 문의 및 예약
www.banyasa.com, (043)742-7722


영동, 이런 여행은 어떠세요?

 

●와인 체험
폐교를 개·보수해 와인공장으로 만든 와인코리아에서 와인 시음, 숙성창고 토굴(길이 200m) 견학, 와인 만들어보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동화책에 나오는 성처럼 외관을 꾸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와인트레인이 매주 화·수·토·일요일 서울과 영동 구간을 운행한다. 고급 와인바같이 꾸민 객실에서 와인 강좌를 들으며 시음을 할 수

 있다. www.winekr.co.kr, (043)744-3211~5

●국악 체험
영동은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난계 박연(1378~1458) 선생의 고향.박연 선생의 업적과 국악 관련 자료를 모은 난계국악박물관(043-742-8843), 가야금·거문고 등 국악기 제작 방법을 전승하는 국악기제작촌(043-742-7288), 국악기를 체험할 수 있는 난계국악기 체험전수관(043-740-3891) 등에서 국악 체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과 체험전수관은 월요일 휴무. 10월 3~7일 영동체육관 앞 군민운동장 일원에서 제45회 난계국악축제와 제3회 와인축제가 열린다.

●영동군청 문화체육과 (043)740-3201~7 


추석 템플 스테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추석 연휴를 맞아 산사(山寺)에서 가을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추석 템플 스테이를 전국 주요 사찰에서 운영한다. 보름달 소원 빌기, 차례 지내기, 송편 빚기, 달빛 포행, 숲길 걷기, 민속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추석 템플 스테이는 파계사(대구 동구), 화운사·법륜사(경기 용인), 용주사(경기 화성), 봉인사(경기 남양주), 백련사(경기 가평), 용문사(경기 양평), 백담사(강원 인제), 현덕사(강원 강릉), 영평사·석종사·마곡사(충남 공주), 금산사(전북 김제), 내소사(전북 부안), 화엄사(전남 구례), 쌍봉사(전남 화순), 미황사(전남 해남), 골굴사(경북 경주), 대원사(경남 산청) 등에서 열린다. 자세한 정보는
www.templestay.com, (02)2031-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