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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비박산행 가이드 | 양평 백운봉] 기막힌 석간수와 기막힌 비박 터가 한자리에

by 맥가이버 Macgyver 2012. 9. 27.

[수도권 비박산행 가이드 | 양평 백운봉] 기막힌 석간수와 기막힌 비박 터가 한자리에

  • 글·신준범 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
연수리~백운암~형제우물 지나 ‘양평의 마터호른’ 정상

양평 백운봉(941m)은 산다운 산이다. 山이란 한자처럼 홀로 뾰족하게 솟아 등산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자연스레 시선을 빼앗길 정도로 독특한 산세다. 그렇다고 평야에 홀로 솟은 산은 아니다. 양평은 물론 경기도 동부권의 군주라 할 수 있는 용문산(1,157m), 바위가 수려한 함왕봉, 계곡이 좋은 유명산과 중원산 등 미모라면 빠지지 않는 산들이 에워싸고 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건 산세가 워낙 뾰족한 것이 첫 번째고, 용문산 줄기의 남쪽 끄트머리에 솟아 있어 양평읍내와 주요 국도에서 잘 보이는 지리적 위치가 두 번째 이유다. 양평의 마터호른으로 불리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춰 산 좀 탄다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양평을 지나는 길에 ‘언젠가 저 산 꼭대기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매력적인 산이다.


 
▲ 백운봉 정상에서 본 남한강과 양평 일대. 산세가 뾰족한만큼 기막힌 경치가 펼쳐진다.

마터호른을 닮은 백운봉은 수도권 비박산행에 알맞은 산이다. 도시에서 접근이 수월하고 정상 부근에 샘이 있으며 산행 시작 2시간 이내에 비박지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하기 좋은 장소는 형제우물이다. 정상 동쪽 사면 9부 능선 언저리에 있으며 사철 마르지 않고 바위틈에서 신선한 물이 흘러나온다. 샘터 양 옆으로 2~3인용 텐트 5동 정도는 충분히 칠 만한 공터가  있다.


다만 숲에 둘러싸여 경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상은 세로로 길쭉한 형태이며 바위가 많은 경사진 지형이라 막영은 어렵다. 다만 2평 정도의 작은 전망데크가 있어 1~2명 정도는 겨우 누워 비박할 수 있다. 정상은 터는 좁지만 시야가 트여 있고 남한강 야경이 아름다워 솔로 비박 마니아를 위한 훌륭한 장소다.


백운봉이란 이름은 흰 구름이 항상 걸려 있다 하여 유래한다. 백운봉은 양평읍과 용문면, 옥천면 경계에 있다. 산자락에는 유구한 세월을 간직한 산사들이 많다. 옥천면의 사나사와 용문면 백운암, 상원사가 있다. 암자와 사찰은 모두 백운봉 산행의 들머리가 된다. 산이 뾰족하다는 건 등산인들에게 그만큼 산행이 힘들고 동시에 정상 경치가 좋다는 걸 의미한다. 어느 코스로 오르든 숨넘어가는 급경사를 통과해야 한다. 잔잔한 바위가 많지만 전반적으로 육산에 가까워 위험한 곳은 없다.


▲ 천년고찰다운 무게감이 있는 사나사.

정상에서 보는 남한강 야경 아름다워


비박지인 형제우물로 가는 가장 짧은 코스는 연수리 백운암 들머리다. 연수1리 버스 종점에서 약 200m 가면 상원사 갈림길 삼거리가 있다. 여기서 왼쪽 백운암 방향으로 20분 걸으면 백운암이다. 백운암에서 왼쪽 별장 옆 계곡을 따라간다. 20분쯤 가면 두 개의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이 있고 여기서 왼쪽 계곡길을 따라가면 된다.


오름길에는 돌밭길도 있는데 매우 가파르다. 이어 자연석 계단길이 나오는데 백운암 코스에서 가장 가파른 급경사길이다. 오름길이 끝나는 삼거리에 이르면 절벽 아래 작은 우물이 나온다. 석간수가 고이는 샘이 두 개가 있어 형제우물이란 이름이 유래한다. 현재는 오른쪽의 우물은 수량이 적어 왼쪽의 우물을 주로 이용한다. 한여름에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갑고 물이 달아 백운봉을 찾는 등산인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꼽을 수 있다.


▲ 정상 아래의 전망바위에서 본 용문산 줄기. 철탑이 솟은 가장 높은 봉이 용문산이다.

형제우물에서 북쪽 사면 길로 10분 정도 가면 용문산에서 백운봉으로 이어진 주능선에 닿는다. 여기서 10분 걸으면 정상이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하고 있어 길찾기는 수월하다. 다만 형제우물에서 북쪽 사면을 따라가는 길이 약간 희미한 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능선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길에는 데크 계단이 있으며, 전망이 트인 바위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용문산과 장군봉, 함왕봉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남성적인 기운 넘치는 용문산 자락 전체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귀한 전망대다.


정상에는 덩치 큰 정상석과 작은 크기의 통일암이 있다. 통일암은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백두산 천지의 바위를 옮겨와 세운 것이다. 정상에서는 전망데크 아래로 보이는 남쪽 경치가 화려하다. 묵직하게 흐르는 남한강과 백운봉에서 흘러내린 듬직한 초록의 산줄기가 한눈에 든다. 양평의 논밭과 어우러진 양평읍과 옥천면의 풍경도 한 폭의 그림이다. 정상에서의 경치 단 하나만으로도 종일 오르막을 올라온 것이 아깝지 않을 경치다. 뾰족한 산세만큼 최고의 경치를 선사하는 백운봉이다.


하산은 유서 깊은 사나사로 할 수 있다. 정상에서 북쪽 주릉을 따라 가면 구름재에 닿고, 여기서 왼쪽으로 가파른 사면을 내려서면 함왕골에 이른다. 내려갈수록 수량이 풍부해 계곡에 발 담그며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계곡 합수점 삼거리에서 풀이 높은 길을 따라 내려서면 사나사에 닿는다. 백운암~형제우물~백운봉~구름재~사나사 코스는 7km에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 맑은 석간수가 흐르는 형제우물.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구름재에서 주릉을 타고 올라 함왕봉을 넘어 헬기장에서 함왕골로 사나사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양평역에서 가까운 들머리로 용문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양평역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고 버스가 휴양림까지 올라가지 않아 택시를 타는 것이 낫다. 휴양림에서 새수골을 따라 3km, 2시간 정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사나사는 신라 때 창건한 사찰로 크지 않지만 단아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천년고찰답다. 대적광전, 지장전, 산신각, 함씨각, 종각, 경기도유형문화재인 원증국사석종탑과 원증국사석종비 등이 있다.


▲ 백운봉 개념도

교통 연수리는 용문역 앞 용문버스터미널에서 연수리행 7-1번 버스를 타면 된다. 07:15~18:00, 2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사나사에서는 도로 따라 2km를 걸어야 ‘사나사 입구’ 버스정류소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양평버스터미널행 버스가 06:10~21:10,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콜택시의 경우 사나사에서 양평역까지 1만~1만5,000원 받는다. 문의 양평콜택시(031-774-3443), 옥천콜택시(031-774-1282), 용문택시(031-773-4608).


▲ 옥천냉면과 완자, 편육.

숙식(지역번호 031) 백운봉 새수골 입구에 용문산자연휴양림(775-4005)이 있다. 산림휴양관과 숲속의집이 있으며 야영시설은 없다. 숲속의집은 비수기 주말기준 5만~6만 원이며 홈페이지(www.ypforest.com)에서 예약 가능하다.


사나사 입구에는 수운가든민박식당(774-2261), 애니타임펜션카페(772-0770), 훼미리파크민박식당(771-1866) 등이 있다. 양평군 옥천면은 냉면이 유명하다. 냉면(8,000원)과 완자(1만6,000원), 편육(1만6,000원) 등이 별미다. 옥천냉면(772-9693), 옥천고읍냉면(772-5302), 옥천전통냉면(772-56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