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가이버의 '서울역에서 남대문ㆍ남산 팔각정ㆍ국립극장ㆍ버티고개ㆍ배봉산정ㆍ달맞이봉ㆍ옥수역까지 걷기' 이야기
맥가이버의 '서울역에서 남대문ㆍ남산 팔각정ㆍ국립극장ㆍ버티고개ㆍ배봉산정ㆍ달맞이봉ㆍ옥수역까지 걷기' 코스
서울역→남대문(숭례문)→백범광장→안중근의사기념관→남산팔각정/남산N타워→팔각정휴게소→국립극장→반야트리호텔
→성곽마루→버티고개 생태통로→배봉산 배봉산정→매봉소공원→래미안옥수 리버젠아파트→동인샤인빌아파트→달맞이봉공원→옥수역
(아래 코스도의 파란색 줄을 따라 다녀옴)
▼ 17시 07분 - 서울역 4번출입구 밖은 소낙비가 세차게 내리고...'소나기는 피해 가라.'...
비 / 천양희 詩
쏟아지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구에겐가 쏟아지고 싶다.
퍼붓고 싶다.
퍼붓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구에겐가 퍼붓고 싶다.
쏟아지고 싶다.
▼ 17시 20분 - '소나기가 그치지 않을 듯...출발하며 소낙비 내리는 서울역 4번출입구 밖을...
▼ 17시 24분 - 남대문(숭례문)에 도착할 즈음 소낙비가 잦아들고...
▼ 17시 26분 - 남산N타워를 향해...
▼ 서울역 고가공원 공사 중...
▼ 17시 33분 -
▼ 울고 있는 능소화
묵상 8 / 천양희 詩
말하지 말아야 할 것 수없이 말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 수없이 걸어가고
버려선 안 될 것
수없이 버렸습니다
사랑 하나에도 목숨 걸지 못하고
진실 하나에도 깃발 들지 못하고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 세상 원망했습니다
혀끝으로 수없이 맹세하며
혀끝으로 수없이 배반하며
혀끝으로 수없이
거짓을 보탰습니다
들리는 귀 보이는 눈 모두 닫고
비바람 피하며 교묘하게
이렇게 한세상 살았습니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십니까?
▼ 결초보은의 풀 수크령
▼ 남산성곽길을 따라...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 천양희 詩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어떤 날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막무가내 올라간다
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
상상봉에 다다르면
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다
굽은 능선 위로
생각의 실마리들 날아다닌다
뭐였더라, 뭐였더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의 바람소리
생각(生覺)한다는 건
생(生)을 깨닫는다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생(生)은 오리무중이니
생각이 깊을수록 생(生)은 첩첩산중이니
생각대로 쉬운 일은 세상에 없어
생각을 버려야 살 것 같은 날은
마음이 종일 벼랑으로 몰린다
생각을 버리면 안된다는 생각
생각만 하고 살 수 없다는 생각
생각 때문에 밤새우고 생각 때문에 날이 밝는다
생각이 생각을 놓아주지 않는다
지독한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 17시 39분 - 대한민국 초대부통령 이시영박사 상
▼ 백범김구선생 상
세상 읽기 / 천양희 詩
세상을 뜻대로 읽고 싶어
가출을 출가로
불성을 성불로
유수를 수유로 읽어보다가
세상을 거꾸로 읽고 싶어
정부를 부정으로
선생을 생선으로
교육을 육교로 읽어보다가
세상을 마음대로 읽고 싶어
가능을 능가로
입산금지를 지금 산에 들어감으로 바꿔 읽어보다가
세상을 세상대로 읽고 싶어
不二를 이불로
불행을 行不로
유일을 일류로 착각하다가
삶은 삶 외에 더 읽을 것이 없어
나는 나 외에 더 읽을 것이 없어
각자를 자각으로 쓰고 말았네
실상을 상실로 쓰고 말았네
▼ 舊어린이회관
▼ 17시 42분 - 안중근의사기념관
▼ 17시 45분 - N서울타워까지는 1160m
▼ 17시 48분 - 뒤돌아보니 서쪽 하늘엔...
▼ 17시 50분 - 다시 뒤돌아보니...
▼ 17시 53분 - 잠두봉 포토아일랜드에서 잠시 조망하고...
▼ 17시 54분 - N서울타워를 향해..
▼ 18시 00분 - 남산팔각정
▼ 루프테라스
▼ N서울타워
▼ 18시 05분 - 국립극장을 향해...
▼ 18시 10분 -서쪽하늘엔....
운명이라는 것 / 천양희 詩
파도는 하루에 70만번씩 철썩이고
종달새는 하루에 3000번씩 우짖으며 자신을 지킵니다
용설란은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한 꽃대에 3000송이 꽃을 피우는 나무도 있습니다
벌은 1kg의 꿀을 얻기 위해
560만송이의 꽃을 찾아다니고
낙타는 눈이 늘 젖어 있어 따로 울지 않습니다
일생에 단 한번 우는 새도 있고
울대가 없어 울지 못하는 새도 있습니다
운명을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 18시 11분 -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네...
▼ 루드베키아
▼ 18시 12분 - 전에 없던 길이...숙제 하나...
▼ 한양도성 순성길 이정목
▼ 18시 15분 - 전망데크가 보이네...
▼ 18시 18분 - 네 이름은 뭐니?
▼ 18시 23분 - ♡
교감 / 천양희 詩
사랑 때문에 절망하고
절망 때문에 사랑한다고
사람들이 말했을 때
환멸은 길고 매혹은 짧다고
사람들이 말했을 때
그 말에 우린 서로 '그래 맞아'
그렇게 말했었지요.
희망 때문에 절망하고
절망 때문에 희망한다고
사람들이 말했을 때
현실은 길고 환상은 짧다고
사람들이 말했을 때
그 말에 우린 서로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그렇게 말했었지요.
사람의 일 / 천양희 詩
고독 때문에 뼈아프게 살더라도
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고통 때문에 속 아프게 살더라도
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의 일이 사람을 다칩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린 늘 허기지고
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
언제까지 우린 사람의 일과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 만하고
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막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서
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두커니 / 천양희 詩
희망이 필요하다고 얻어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불행이 외면한다고 오지 않는건 아니었습니다.
사랑이 묶는다고 튼튼한 건 아니었습니다.
고통이 깍는다고 깍이는 건 아니었습니다.
마음 한줌 쥐었다 놓는 날이면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되었습니다.
▼ 벌개미취
▼ 18시 27분 - 남측 전망데크에서...
너에게 쓴다 / 천양희 詩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진 자리에 잎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 18시 37분 - 국립극장
▼ 18시 38분 - 반야트리호텔
▼ 18시 41분 - 서울한양도성순성길 따라...
▼ 18시 46분 - 한양도성/성곽마루 갈림길
▼ 18시 47분 - 성곽마루
▼ 18시 52분 - 버티고개 생태통로
▼ 18시 54분 - 남산타운아파트 옆길로...
▼ 19시 03분 - 배봉산 정상에 있는 서울숲ㆍ남산길 안내도
▼ 19시 04분 - 배봉산정
▼ 성수대교 방향...
▼ 아래 5장의 사진은 2014년 2월 14일(금)에 찍은 사진임.
어제를 돌아보다 / 천양희 詩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혼자 울어본 적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본 적 있는가
버림받은 기분에 젖어본 적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얼굴을 묻어본 적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 있는가
인생은 추억을 통해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 있는가
지나간다 / 천양희 詩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 19시 07분 - 달맞이봉을 향해...
▼ 19시 11분 - 배봉산신제단
▼ 19시 14분 - 배봉소공원
▼ 19시 17분 - 레미안옥수리버젠아파트
▼ 19시 21분 -
▼ 19시 23분 -
▼ 19시 26분 - 달맞이봉 정상
▼ 19시 30분 - 조망데크
▼ 성수대교 방향...
▼ 동호대교 방향...
▼ 동호대교와 옥수역 방향...
▼ 아래 7장의 사진은 2014년 2월 14일(금)에 찍은 사진임.
친구 / 천양희 詩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불행한 게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것이 다행한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이나 원망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더러워진 발은 깨끗이 씻을 수 있지만
더러워지면 안될 것은 정신인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투덜대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자기 하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실상의 빛을 가려 버리는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발길질이나 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밖에 없다 / 천양희 詩
나무는 잘라도 나무로 있고
물은 잘라도 잘리지 않습니다.
산을 올라가면 내려가야 하고
물은 거슬러 오르지 않습니다.
길은 끝나는 데서 다시 시작되고
하늘은 넓은 공터가 아닙니다.
시간이 있다고 다시 오겠습니까.
밀물 썰물이 시간을 기다리겠습니까.
인생은 하나밖에 없고
나 또한 하나밖에 없습니다.
시간도 하나밖에 없습니다.
마음의 달 / 천양희 詩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 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
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
한 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
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
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 속에 떴습니다
달빛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설 무렵
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
하루 / 천양희 詩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
나는 잠시 나를 내려놓았다.
어디서 너마저도
너를 내려놓았느냐
그렇게 했느냐.
귀뚜라미처럼 찌르륵 대는 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 하면서
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 19시 36분 - 옥수역 3번 출입구에서 여정을 마침.
☞ 이것으로 맥가이버의 '서울역에서 남대문ㆍ남산 팔각정ㆍ국립극장ㆍ버티고개ㆍ배봉정ㆍ달맞이봉ㆍ옥수역까지 걷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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