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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아름다움…그 섬에 가고싶다 / 보길도, 거제도, 승봉도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7. 9.

 

수줍은 아름다움…그 섬에 가고싶다

세계일보 | 입력 2011.07.09 19:34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2010년 현재 3358개의 섬이 존재하며 이중 무인도가 2876개, 유인도가 482개이다.

교통이 불편하고 취약한 기반시설로 그동안 대중으로부터 외면받던 섬들이

멋진 절경과 휴양지로서의 한적함을 갖춰 여름철 대표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가족, 연인과 함께 그 섬으로 떠나보자.

 


고산 윤선도가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씻는 곳이라고 이름 붙인

세연정에서 관광객들이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보길도
윤선도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섬

전남 완도군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를 떼어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섬이다.

윤선도는 1636년 병자호란 때 의병을 이끌고 강화도로 갔으나

화의를 맺었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도로 향하던 중 보길도의 절경에 매료돼 머물렀다.

윤선도는 자신이 정착한 일대를 '부유동'이라 칭했고 아직도 그의 자취는 그대로 남아있다.
섬에 도착해 윤선도의 자취를 따라 가다 보면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은 세연정이다.

세연정은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씻는 곳이라는 뜻의 정자로

그 앞에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연못 세연지가

주변의 소나무, 동백나무 등의 녹음과 어울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비가 오는 날에 물을 담아두기 위해 설치한 판석보는 세연지에서 넘친 물이 흘러 마치 작은 폭포를 연상케한다.

어부사시사 하사 제2수는 윤선도가 세연정에서 바라본 풍경에 감응해 작성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연잎에 밥을 싸 두고 반찬은 장만하지 마라
닻 올려라 닻 올려라
삿갓은 이미 쓰고 있노라, 도롱이는 가져왔느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갈매기는 내가 저를 쫓는 것인가, 제가 나를 쫓는 것인가

세연정을 지나 격자봉 아래로 가다보면 조그마한 세 채의 기와집이 보인다.

이곳은 '낙서재'로 고산이 주자학을 연구하며 기거했던 곳이다.

낙서재 바로 건너 산 중턱 절벽 바위 위에 위치한 동천석실은

윤선도가 1000여평의 공간에 한 칸 정자와 석문, 석담, 석천, 석폭, 석전을 조성하고 차를 마시며 시를 읊었던 곳이다.

동천이란 산천이 아름답다는 뜻과 신선이 사는 곳 또는 하늘로 통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고산은 이곳을 부용동 제일의 절경으로 꼽았다.

윤선도가 머물렀던 부용동 일대는 현재 명승 제34호 보길도 윤선도 원림으로 조성돼 있다.

보길도 선백도마을 앞 바닷가 암벽에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인 우암 송시열이 바위에 시를 쓴 송시열 글쓴바위가 있다.

우암이 왕세자 책봉문제로 제주 유배길을 가던 중 풍경이 좋은 이곳에서

임금에 대한 서운함과 그리움을 담은 시를 바위에 새겨놓았다.

글쓴바위는 보길도와 소안도 사이 해협으로 해조류가 풍부하고

해식애가 발달해 바다낚시꾼들의 주요 명당으로 손꼽힌다.

보길도의 김양제 고택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특징을 두루 지닌 독특한 건축물로 유명하다.

조선 말 고종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택은 중국과 일본인 목수와 건축자들이 참여해

동양 3국의 특징을 두루 지니고 있어 문화·역사적 가치가 크다.

현재 150여 종류의 아열대수종과 난대수종으로 이루어진 정원은 작은 식물원을 연상케한다.





천연기념물 제40호 예송리 상록수림은 위쪽에 있는 부락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방품림 구실을 하고 있다. 예송리 상록수림 해변에 펼쳐진 예송리 해수욕장은 그 풍경이 뛰어나다.

한편 보길도의 절경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 제40호 예송리 상록수림은

메밀잣밤나무, 구실잣밤나무, 붉가시나무 등 상록수들이 해안가를 따라

길이 740m. 폭 30m, 높이 15-20m 정도로 조성됐으며 반달모양을 띄고 있다.

이 숲은 위쪽에 있는 부락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방풍림의 구실을 하며

어족을 보호하는 어부림의 기능도 발휘해 보길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자원이다.

보길도 보옥리 마을 안쪽에는 청명석이라고 불리는 둥그런 갯돌로 이뤄진 해변이 나온다.

섬사람들은 둥그런 갯돌이 공룡알 같이 생겼다고 해 공룡알 해변으로 부른다.

거제도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 같이 해변을 따라 걸으면 발 지압도 가능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 싶다면 보길도 망끝전망대를 찾아가면 된다.

망끝 전망대는 보길도의 가장 서쪽인 망월봉 끝자락 돌출부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깎아 세운 듯 한 낭떠러지가 펼쳐져 있다.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은 그 어느 곳의 일몰보다 아름답다.

보길도의 여름 별미 중 하나인 서대찜은 봄철 잡힌 서대를 말려서 찜을 하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말린 생선임에도 불구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인기가 좋다.

특히 칼로리가 낮고 고혈압 예방에도 효과가 뛰어나 성장기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좋다.

이외에도 전복을 이용한 전복물회, 전복삼계탕, 해초새코미가 있다.

보길도를 가는 방법에는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에서 배를 타고 가는 방법과 완도에서 배를 타는 방법 2가지가 있다.

보길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해남군 땅끝항-완도군 노화도-완도군 보길도-완도군 넙도를 왕복하며 운항하고 있다.





몽돌이라 불리는 조약돌이 해변가 1.2km에 펄쳐진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에 피서객들이 찾아와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거제도
해안가를 따라 펼쳐진 풍경에 탄성이 절로

경남 거제도하면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

조선업이 발달된 해양 도시, 해저터널로 유명한 거가대교가 놓인 도시를 많은 이들이 연상한다.

하지만 거제도는 생각보다 멋진 풍경과 먹거리를 자랑한다.

거제도하면 우선 떠오르는 풍경은 외도와 내도의 비경이다.

일운면 동쪽 해상에 위치한 내도와 외도는 호수에 떠 있는 돛단배처럼 아름답다.

내도는 구조라에서 해금강으로 가는 뱃길에 있는 작은 섬으로 거북이가 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거북섬'이라고도 한다.

내도는 동백과 후박나무 등 상록군림이 울창하게 우거졌으며, 섬 주위는 바위들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낚시터로 유명하다.

외도는 섬 전체가 천연 동백에 선인장, 병솔,
가자니아
등 3000여종이 어울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이 섬에는 공룡의 발자국도 발견돼 학술적인 가치도 높다.

거제도에는 강원도의 해금강과 동일한 명칭으로 불리는
거제해금강
이 있다.

거제도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 거제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갈도이다.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이 섬은 오랜 시간 파도와 바람에 씻긴 형상이 갖가지 모습을 연출해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돼 남해의 금강산을 뜻하는 거제해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거제해금강은 썰물 때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십자동굴,

사자바위와 함께 환상적인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이 있다.

한편 해금강은 중국 진시황 때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불로장생초를 구하러 왔다하여 '약초섬'으로 불렸다.

거제도에는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있다.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은 몽돌이라 불리는 조약돌이 1.2km에 펼쳐져 그 풍경이 독특하다.

또한 파도가 몽돌에 부딪혀 내는 '자글자글' 소리 또한 독특하며 아름답다.

모래사장이 아닌 몽돌위를 걷다보면 발 지압도 가능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거제를 다녀간 관광객들은 숨겨진 명소로
여차몽돌해변
과 명사해수욕장으로 이어진 여차-홍포 구간 해안도로를 꼽는다.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풍경은 구도를 달리하는 여러 폭의 동양화처럼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이 도로는 아스팔트가 아닌 비포장도로로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지만

바로 옆에 망산 등산로가 있어 산책을 하며 거제의 비경을 살펴보는 것이 더욱 좋다.

끝없이 펼쳐진 한려수도의 장경과 점점이 박힌 섬들 사이로 지는 일몰은 관광객들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이끌어낸다.

거제도의 별미 중 하나인 우럭구이는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별미이다.

많은 이들이 우럭하면 회나 매운탕을 생각하겠지만 우럭은

가시를 바르기가 쉽고 두툼한 살을 간장에 살짝 찍어 맛을 보면 다음부터는 회나 탕으로 먹기가 아쉬울 정도다.
특히 청정해역으로 불리는 거제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우럭은

다른 곳의 우럭보다 크고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어 구이로서 제격이다.

이외에도 멍게·성게 비빔밥이 여름철 별미 중 하나이다.

거제도를 가는 교통 방법은 통영-거제간 거제대교를 통해 가는 방법과 부산-거제간 거가대교를 통해 가는 방법이 있다.

아쉽게도 거제도에 들어가는 뱃길은 이제 이용할 수 없다.

거가대교 개통이후 중단되었던 여객선 운항이 7월1일 여객선사의 폐업신고로

부산과 거제를 오가던 뱃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남대문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승봉도의 남대문 바위.

승봉도
작지만 서해안에서 보석같이 빛나는 섬

인천 연안부두에서 서남쪽으로 34Km, 뱃길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작지만 아름다운 섬 승봉도.
짧은 항해거리로 1박2일 또는 2박3일의 여행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적한 시골풍경과 탁 트인 바다절경이 어우러져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승봉도는 370여년전 신씨와 황씨가 고기를 잡던 중 풍랑을 만나 대피한 곳으로

나중에 가족과 함께 정착해 살았다고 하여 신황도를 불리었다.

이후 이곳 지형이 마치 봉황새의 머리모양 같다며 승봉도로 바꼈다.

승봉도는 특별하게 짜인 관광코스는 없다.

걸어서 섬 한 바퀴를 도는데 3시간이면 충분해 마을 정상에서 해안을 따라

부채바위, 남대문바위, 촛대바위, 부두치까지 승봉도 남동쪽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승봉도의 이일레 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며 수심이 낮고

썰물 때를 이용하면 갯벌체험도 가능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썰물은 하루 보통 2회이며 승봉도 홈페이지( www.myseungbongdo.co.kr )를 참고하면 된다.

배편은 자월도, 이작도를 경유해 승봉도에 도착하며

평소에는 하루 1~2번 왕복운항을 하고 휴가철에는 하루 3번 이상 운항한다.

왕복요금은 어른 3만8500원이며 어린이는 1만9350원이다.

한편 승봉도 여행의 숨겨진 백미는 승봉도 남쪽의 무인도인
사승봉도
를 돌아보는 것이다.

사승봉도는 여객선운항이 안 돼 승봉도에서 어선을 이용해 들어가야 한다.

4km에 달하는 사승봉도의 무공해 은빛사장을 밟아보면 마치 남태평양의 산호섬을 찾아 온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다.

매일 썰물 때 펼쳐지는 은빛 모래천지는 그 모습만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뉴스룸 = 라안일 기자
raani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