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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어느 말 한 마디가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1. 13.

어느 말 한 마디가 / 이해인


      어느 날 내가 네게 주고 싶던
      속 깊은 말 한 마디가
      비로소 하나의 소리로 날아갔을 제
      그 말은 불쌍하게도
      부러진 날개를 달고 되돌아왔다.


      네 가슴속에 뿌리를 내려야 했을
      나의 말 한 마디는
      돌부리에 채이며 곤두박질치며
      피 묻은 얼굴로 되돌아왔다.

      상처받은 그 말을 하얀 붕대로 싸매 주어도
      이제는 미아처럼 갈 곳이 없구나!
      버림받은 고아처럼 보채는 그를
      달랠 길이 없구나!

      쫓기는 시간에 취해 가려진 귀를
      조금 더 열어 주었다면
      네 얼어붙은 가슴을
      조금 더 따뜻하게 열어 주었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니?

      말 한 마디에 이내 금이 가는 우정이란
      얼마나 슬픈 것이겠니?
      지금은 너를 원망해도 시원찮은 마음으로
      또 무슨 말을 하겠니?

      네게 실연 당한 나의 말이
      언젠가 다시 부활하여 너를 찾을 때까지
      나는 당분간 입을 다물어야겠구나!
      네가 나를 받아들일 그 날을 기다려야겠구나!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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