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1. 15.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고,
살아 있는 그 어느 것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남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사랑으로부터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좋아한 나머지 마음이 거기 얽매이게 되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가까이 사귀면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집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행이 있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행이 있으면 유희와 환락이 따른다.
또 그들에 대한 애정은 깊어만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지 말고,
남을 해치려 들지 말고,
무엇이든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금세공이 잘 만들어 낸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와 같이,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리라.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살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어지럽힌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이다.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와 같은 두려움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갈증, 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치 어깨가 떡 벌어진 얼룩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 자유로이 숲속을 거닐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연회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잠시 동안의 해탈에 이를 겨를도 없다.
태양의 후예(부처님)가 한 이 말을 명심하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다투는 철학자들의 논쟁을 초월하여
진정한 깨달음의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 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친구를 멀리 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생각이 깊고 현명한 친구를 가까이 하라.
그것이 이익이 됨을 알고 의심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함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이구나.'
이와 같이 깨닫고, 지혜로운 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불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각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켜라.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에 불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속의 다섯 가지 장애물
(애욕, 성냄, 나태, 번민, 의혹)을 벗어 던지고
온갖 번뇌를 버리고 어느 것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욕망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던져 버리고,
또 쾌락과 근심을 떨쳐 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마음의 안일함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앉아 명상하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근심인지 똑똑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집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과 혐오와 어리석음을 버리고,
속박을 끊고,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보기 드물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타파 중에서 (법정스님 역)

 

위 사진은 2007년 1월 02일(화) 북한산/북악산 연계산행 時

'관봉 정상'에 올라 '백운대'를 쳐다보며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