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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1 / 신경림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6. 25.

◈ 나무 1 / 신경림 ◈

 

  

나무를 길러 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 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 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 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6년 1월 17일(화) 강촌 검봉/봉화산 연계산행 時

'강선봉'을 오르는 도중에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