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태안 여행 - 1,300이 해안절경, 태안반도에 발을 딛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10. 31.

 

26364
 





안면도 여행은 섬 끝인 영목항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충남 대천땅과 뱃길이 닿는 영목항은 20여 척의 소형 어선들이 주낚과 통발을 이용해 우럭, 광어, 놀래미, 농어, 도미 등 각종 횟감들을 잡아낸다. 안면도 들머리인 안면교에서 영목항까지 이어지는 27km의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안면도의 맨 끝, 더 이상 갈 수 없는 영목항에 서면 저 앞으로 섬들이 몇 개 보이는데 가슴이 탁 트인다. 일출과 일몰을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영목항에서 자동차로 20분쯤 올라오면 바다 낭만이 넘실대는 꽃지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웬만한 이들이라면 한번쯤 가보았을 꽃지 해변은 아름답지만 좀 번잡한 게 흠이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백사장과 낮은 수심, 특히 수평선의 낙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꽃지에서 77번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오면 황도 가는 길이 나온다. 1982년 황도교가 놓이면서 안면도와 더욱 가까워진 황도는 이웃한 천수만과 개펄로 이어져 있다. 그냥 보면 평범한 어촌마을이지만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어본 사람들은 우리 나라에 이런 데도 있었네, 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황도 앞 개펄은 온통 바다 생물들의 놀이터. 바지락, 굴, 낙지 등등. 조개껍데기가 단단하고 속살이 찬 바지락은 전국에서도 최고로 쳐준다. 이른 아침, 황도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저 동해의 일출만은 못하지만 아기 볼처럼 예쁜 해가 황도를 붉게 물들이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황도에서 나와 다시 7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이 해안길을 따라가다 보면 경치 수려한 해수욕장이 줄줄이 나타난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백사장해수욕장은 사막을 연상케 할 정도로 모래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해수욕장과 붙어 있는 백사장 포구는 어촌 특유의 정취를 풍긴다. 예전엔 위쪽의 판목나루터와 아래쪽 백사장 나루터를 연결하는 나룻배가 있었으나 1970년 안면도를 잇는 다리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백사장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는 연포와 밧개해수욕장은 오토캠핑장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에게 권할 만한 곳이다. 송림이 우거지고 백사장이 깨끗한 연포는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다모>의 마지막 장면 때 바닷가에서 두 남자 주인공이 결투를 벌였던 곳이다.



이웃한 안흥항은 해산물의 집산지이자 유람선이 떠나는 곳이다.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면 서해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안흥 8경을 둘러 볼 수 있다. A코스, B코스, C코스가 있는데, 이 중에서 A코스는 안흥-죽도-목개도-정족도-가의도-광장각-마도-신진도-안흥으로 돌아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돛대바위, 수정바위, 독립문바위 등은 그 모양이 홍도를 옮겨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요금: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 단체(30인이상)는 1만원. 문의 안흥유람선(041-674-1603, 675-5220). 안흥항과 붙어 있는 신진도는 또 하나의 항구이다. 서해안 시대의 어업전진기지로 꽃게와 갑오징어, 우럭, 돔, 대하 등 다양한 해산물이 나온다. 신진도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섬 마도는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경치가 아름답고 등대와 방파제가 있어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다.



안흥외항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 갈음이해수욕장은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하다. 바다 쪽으로 한참 걸어 나가도 물이 무릎 정도에 머문다.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도 꽤 유명세를 탔는데 <번지 점프를 하다> <용의 눈물> <찬란한 여명> <여인천하>에 그 아름다운 경치가 담겼다. 갈음이 위의 몽산포는 단단한 모래와 4-50년생 소나무가 드리워진 야영장이 큰 자랑거리다. 인근에 연꽃 만발한 청산수목원과 숭의사가 있다. 갈음이에서 몽산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바다 경치의 진수를 보여준다.
작은 돌을 가공해 만든 해옥(海玉)으로 유명한 파도리와 이웃해 있는 어은돌, 통개 해수욕장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들은 비교적 덜 알려져 호젓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어서 나타나는 만리포, 천리포, 학암포, 꾸지나무골 해수욕장도 하나같이 아름답다.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만리포는 ‘똑딱선 기적소리 고운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이란 유행가로 더 잘 알려진 해변으로 4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인파를 피해 좀 더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만리포 북쪽의 천리포를 찾아가면 된다. 천리포항 바로 앞에 보이는 2개의 닭섬은 방파제 역할을 한다. 육지에 붙어있는 섬을 ‘뭍닭섬’이라 하고 바다에 떠 있는 섬을 ‘섬닭섬’이라 부른다. 그중 섬닭섬은 썰물시 뭍과 연결되는 장관을 보여준다. 인근에 온갖 야생화를 볼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이 있다.





천리포에서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영화에서나 봄직한 신두리 모래언덕이 나타난다. 신두리해수욕장 뒤편에 펼쳐진 신두사구는 자잘한 모래 알갱이들이 쌓이고 쌓여 거대한 언덕으로 변한 모습이 이색적이다. 모래밭에는 다양한 식물들도 자라는데 요즘에는 해당화가 지천이다. 바닷바람이라도 불면 모래가 날려 뿌연 잿빛을 연출한다. 신두사구 앞에 펼쳐진 신두해수욕장은 광활하기 그지없다. 바닷물이 쓸고 내려간 모래바닥은 다양한 무늬의 잔주름이 끝없이 나 있고, 발에 와 닿는 모래 감촉이 참으로 좋다.



1만5천여 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신두리 사구는 총 면적이 384만㎡에 이른다. 오랜 세월에 걸쳐 사철 강한 북서풍에 바닷속 모래가 파랑을 타고 바닷가로 밀려들면서 쌓여 지금과 같은 모래 언덕이 생긴 것이다.

신두리 사구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이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다. 다른 데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금개구리를 비롯해 표범장지뱀, 무자치, 맹꽁이, 종달새, 황조롱이, 마도요, 메뚜기, 방아깨비, 도마뱀, 사마귀 등이 척박한 땅에서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또한 해안가의 특성상 강한 바람과 염분, 메마른 토양으로 인해 식물이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독특한 식물군이 자라고 있다. 해안가 모래바닥을 가득 덮고 있는 갯그렁을 위시해 띠, 통보리사초, 좀보리사초, 해당화, 순비기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해당화 군락은 6월-8월 사이에 꽃을 피우는데, 동해안의 그것보다 한결 새초롬하다. 이곳에 퍼져 있는 해당화 무리는 전국에서 가장 넓다. 해변은 물론 인근 학암포 해수욕장 주변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해당화는 바다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낸다.


신두리에서 15분 거리에는 학이 노닌다는 학암포 해변이 있다. 태안읍에서 가려면 원북, 이원 방향으로 약 10km 가다 학암포와 이원 방향 삼거리에서 좌회전, 20여분쯤 달리면 나온다. 요즘 학암포 앞바다는 때 늦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제법 붐빈다. 넓고 고운 백사장은 젊음과 낭만이 넘실대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면 풍덩 뛰어들고 싶다. 학암포 가까이에 있는 안뫼마을은 낙조 포인트로 안성맞춤이다.



시간이 있다면 태안반도 끝인 꾸지나무골과 만대포구까지 가보는 것도 좋다. 이름부터 이색적인 꾸지나무골은 해안 정경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해변을 둘러싼 해송은 그윽하기 이를 데 없고 고운 모래와 낮은 수심은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에게 좋은 쉼터 구실을 한다. 꾸지나무골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만대포구는 갯마을 특유의 질펀함이 풍기는데 나른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만대포구 옆 마을 언덕에서 바라보는 낙조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한편, 학암포와 신두리에서 가까운 이원면 볏가리마을은 농촌, 어촌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은 바다와 개펄을 끼고 있어 얼핏 보면 어촌마을 같지만 벼 이삭이 익어가고 밭작물이 튼실하게 자라는 반농 반어촌 마을이다. 마을 한쪽에는 전통 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염전이 남아 있어 직접 고무래로 소금을 모으거나 수차로 염전에 물을 퍼 올리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마을에서 오솔길을 따라 나가면 기름진 개펄이 펼쳐진다. 물 빠진 개펄밭에 들어가 낙지, 해삼, 맛조개, 고동, 개불, 굴 등을 잡다보면 하루해가 금방 저문다.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바닷가를 따라 더 아래로 내려가면 둥그런 바위 절벽과 그 바위에 구멍이 뚫린 구멍바위가 나타난다.





볼수록 신비한 이 구멍바위에 소원을 빌면 원하는 바가 이뤄진다고 한다. 당일과 1박2일 체험 프로그램이 있으며, 볏가리마을 홈페이지(
www.byutgari.go2vil.org, 041-672-7913, 011-9635-9356)에 신청하면 된다. 당일 체험 은 4인 가족 기준으로 4만원(체험 및 점심 식사 포함), 1박2일 체험은 4인 가족 12만원(체험 및 1박3식 포함)을 받는다. 참가자들이 원하면 짚풀 공예, 전통 먹거리 만들기(두부, 인절미 등), 솟대 만들기, 농작물 수확 등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