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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 도보후기☞/☆ 인천 섬의 산&길

[20090412]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변-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1부

by 맥가이버 Macgyver 2009.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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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4월 12일 일요일

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여행을 다녀오다.


거잠포 연육도로-잠진도선착장-큰무리선착장-당산-실미해수욕장-목새-실미도 영화촬영지-목새-실미유원지-실미농원 입구

-국사봉 등산로 표시 따라가다가-국사봉 등산로 갈림길에서 길따라-갈림길에서 소나무가 서 있는 방향으로 묵은 임도길  따라

-해안을 내려서서 작은하나개해수욕장-하나개해수욕장-'천국의 계단'과 '칼잡이 오수정'의 촬영세트장-'환상의 길'을 따라서

-광명항선착장/호룡곡산 정상 갈림길-호룡곡산 계곡길/능선길 갈림길-능선 갈림길-부처바위-'현위치 무의-2' 능선삼거리

-전망바위-호룡곡산 정상(245.56m)-국사봉 방향으로 하산-조망대 쉼터-호룡곡산 산림욕장 입구-재빼기고개 구름다리

-국사봉 방향으로-전망 소나무-정상 가는 갈림길-국사봉 정상(230m) 조망 데크-큰무리마을(선착장)방향으로 하산

-조망데크-갈림길-은행나무-큰무리마을-해안도로-무의도 큰무리선착장-잠진도선착장-거잠포 연육도로

  

오늘은 지난 1월 08일(목) 다녀온 '실미도+무의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답사여행' 코스를  따라서

좋은 님들과 '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여행'을 다녀왔는데...

코스는 지난 1월 답사여행때와 비슷하게 진행하였으며 소요시간 또한 비슷하였다.

 

▼ 2009년 4월 12일(일)에 다녀온 '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여행' 코스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 아래 무의도ㆍ호룡곡산 개념도를 클릭하면 지난 2009년 1월 08일(목)에 다녀온 

'실미도+무의도(하나개해수욕장-호룡곡산-국사봉) 답사여행'의 여정을 볼 수 있음.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무의도 여섯가지 이야기
 

<옷을 휘날리며 춤추는 섬이란 뜻의 무의도(舞衣島)에서는 갯벌과 바다 모두 즐길 수 있다>


본격적 휴가철이다.

살갗마저 태울 기세로 내리쬐는 태양과 온 몸을 끈적이게 하는 습도를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묘안이 없을까.

결론은 바다다. 섬에서 즐기는 바다라면 더욱 좋겠다 싶다. 게다가 바다와 산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그래서 낙점된 곳이 무의도다. 갯벌체험은 보너스 선물정도로 해두자.

 

서울에서 두시간, 인천에서 한시간이면 산과 바다, 섬과 육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무의도에 도착한다.

영화 "실미도" 를 통해 톡톡히 유명세를 치른 섬, 실미도 역시 무의도에 온 이상 둘러볼 만하다.

부산 해운대 같은 화려함보다, 강원도 산골짜기 계곡을 닮은 무의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 무의도 의 매력 ‘6’ 을 하나하나 꼽아봤다.
 

대무의도, 소무의도, 팔미도가 무의도의 식구들

무의도.

무의도(舞衣島). 한자 그대로 풀이 하면 춤출 무(舞), 옷 의(衣), 섬 도(島)를 쓴다. 인천 앞바다 작은 섬에 어떻게 이런 예쁜 이름이 붙었을까.

전해져 오는 얘기로는 “밤새 바다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안개 낀 바다에서 이 섬을 바라보니 말탄 장수가 옷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과 닮아 "무의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무의도는 보통 "무의도" 라고 부르는 대무의도와 호룡곡산 정상에 올라서면 보이는 소무의도, 사람이 살지않는 무인등대가 있는 팔미도로 구성돼 있다.



 
하나- 소쿠리 가득 꼬물꼬물 해산물 갯벌체험

        <무의도는 갯벌천지다. 사진은 실미도 갯벌과, 하나개해수욕장 갯벌, 큰무리 선착장의 어촌체험마을>

일단 섬이라고 생각하면 해수욕이 떠오르지만, 무의도를 한번 다녀온 사람이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무의도는 도착한 시간대에 따라 갯벌을 만날수도 바다를 만날수도 있기 때문. 간조시간을 잘 맞춰 갯벌 체험을 하는 것은 무의도의 큰 매력 중 하나다.

무의도는 주변 바다 거의가 갯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갯벌을 지날때면 온도가 바짝 오른 기름에 튀김을 넣었을 때 나는 '뽀글뽀글' 하는 소리가 쉼없이 들린다. 갯벌의 거대한 심장소리인 셈이다.

“마음만 먹으면 해변가 어디서나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도 주변 거의가 갯벌로 이뤄져 있다. 갯벌체험에 필요한 도구들은 무의도입구 가게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숙박업소에 문의해도 상세히 알려준다. 유념할 것은 갯벌이 해산물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어민들의 생활터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물때 시간은 인천 중구청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둘-그림이 좋아 쉬게 되는 호룡곡산 & 국사봉

<호룡곡산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바다. 해녀도, 사렴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을 위해서는 일단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

인구 400여명이 조금 넘는 섬이다 보니 마을버스 외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등산로는 샘꾸미와 실미도 인근에 두군대에 출발지점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등산코스는 월드컵 스타 김남일의 고향이기도 한 샘꾸미마을에서 호룡곡산, 환상의 길을 거쳐 하나개해수욕장에 도착하는 길이다.

반대로 큰무리 입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로 국사봉을 지나는 등산로도 있다.

호룡곡산과 국사봉 등산에는 각각 두시간 가량 소요된다. 등산은 정상에 오르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곳 무의도 호룡곡산 등산에서는 반드시 한번씩 뒤를 돌아보아야 한다. 문득 돌아보면 그곳에 조금씩 다른 그림이 해풍을 안고 병풍처럼 펼쳐진다.

소무의도를 비롯해 해녀도, 사렴도 등을 비롯해 인천항과 공항까지 보일때도 있다. 무의도 한 식당 아주머니 말을 빌자면 “날씨 좋은 날은 북한산, 관악산, 남산타워도 한눈에 보인다” 고 한다.

호룡곡산과 국사봉은 힘들어서 발걸음을 멈추는 게 아니라 인천바다의 그림이 좋아 문득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된는 곳이다.


셋- 작은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무인도 실미도 & 실미유원지

실미도에도 모세의 기적이 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면 한시간이 걸리는 곳이지만, 무의도에서 물때를 잘 맞춰 가면 100m가량 되는 거리를 건너 무의도에 도착할 수 있다.

여덟 시간에 한번씩 물이 빠지는데 이때는 조개, 고동, 소라 등이 언뜻 보아도 눈에 숱하게 밟힐 정도로 많다. 무의도에서 실미도로 연결되는 돌다리 위에도 ‘꼬물꼬물’ 소라와 고동의 느릿한 이동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실미도에서 특별한 시설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무인도다 보니 낮은 구릉과 갯벌, 바다와 노송만이 실미도의 진짜 주민들이다.

발에 차이는 조개껍질과 멀리 보이는 영흥도, 승봉도, 자월도 등 인천 앞바다의 크고 작은 섬들을 조용히 감상하기에 좋다. 실미도에서는 해병대체험객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실미도가 눈앞에 보이는 실미해수욕장은 텐트 야영장과 오토캠프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실미도 유원지 인근에는 주말농장도 운영되고 있으니 참고하자.

 

넷-바다에서 할 수 있는 A TO Z 하나개해수욕장

      <갯벌과 해수욕과 수상레저스포츠 대부분을 즐길 수 있는 하나개해수욕장. 가족단위 이용객이 많다.>

해수욕을 위해서는 실미도해수욕장보다는 하나개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많은 편.

여름 성수기에는 모래사장 위에 지어진 방갈로가 인기가 많다. 여타의 숙박시설과 텐트야영장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하나 개해수욕장 역시 간조와 만조에 따라 해수욕장과 갯벌을 넘나드는 곳. 덕분에 조개도 잡고 물고기도 잡고 해수욕도 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나나보트, 모터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저스포츠는 기본이다. 한겨울 눈 밟는 소리와 닮아 있는 해수욕장의 모래 밟는 소리와 귀밑까지 불어 들어오는 해풍에 스트레스를 날리고나면 낭만이 한줌 들어찬다.


 
다섯-드라마 천국의 계단 & 영화 실미도 촬영지
 

모래 언덕과 노송으로 이뤄진 황량한 실미도

무인도였던 실미도가 삽시간에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순전히 영화 ‘실미도’ 때문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전까지는 실미도 갯벌에서 조개류를 양식 채취하던 어민들의 생활터전이었던 곳.

그러던 곳이 북파를 목적으로 한 비운의 684부대를 영화화 한 실미도가 소위 "대박"을 내면서 관광지로 각광을 받게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미도에는 영화촬영 당시 쓰였던 세트장은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나즈막한 구릉같은 산과, 모래, 조개껍질 등이 전부다.

다만 무인도라는 점 과 물 때를 맞추지 못하면 섬에 고립된다는 사실 등이 긴장감을 조성해 준다. 날씨가 좋은 날엔 산자락 너머 백령도와 북한땅까지 보인다.

하나개해수욕장 우측의 천국의계단 세트장

“사랑은 돌아오는거야” 네 젊은이들의 사랑과 야망에 대한 로망을 그린 드라마 "천국의 계단" 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대사다.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모래 둔덕에는 천국의 계단 세트장이 남아 있다.

별장 세트장과 피아노가 마치 동화 속 장난감처럼 시원한 해변과 함께 펼쳐진다. 별도의 요금을 지불하면 세트장 내부를 살펴 볼 수 있다.

세트장 왼쪽으로 내려가면 사자바위 등 파도와 바람이 만든 기암괴석과 수직절벽이 이어진다.

자연분재 서식지라 할 만큼 소나무군락지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 다.


여섯-무의도 여행은 웰빙여행…바지락 한가득 칼국수, 산림욕장

              <호룡곡산에서 등산로로 이어지는 1.1km의 산림욕장에는 자연생태 탐방로가 펼쳐진다.>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들어가기 전 왼쪽에 호룡곡산 산림욕장표지가 있다. 이곳은 등산로와 자연생태탐방로가 겹쳐 있다. 산림욕장 입구부터 소나무 숲을 비롯해 졸참나무 등 각종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뿜어 내고 있다.

호룡곡산 정상으로 향한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중 1.1km 되는 길이가 자연생태 탐방로다. 수풀이 많이 우거진 호룡곡산 등산로에 비해 자연생태탐방로는 비교적 걷기 수월한 편. 가족과 동반이라면 자연학습 코스로 둘러볼만 하다.
 

바지락으로 시원한 국물을 낸 바지락 칼국수

무의도에서 꼭 한가지 맛보기를 권하는 음식은 바지락 칼국수.

무의도에 있는 음식점 대부분 바지락 칼국수를 판매한다. 갯벌이 지천이다보니 조개도 그만큼 많다.

덕분에 신선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거짓말 좀 보태면 "면 반, 조개 반" 이라 할만큼 바지락조개 양도 풍성. 들어간 재료라고는 호박, 당근, 파, 청량고추가 전부지만 신선한 조개가 우려낸 국물은 절로“시원~~~하다" 는 감탄사가 나온다.

가족나들이라면 매운탕이나 해물탕도 먹을만하다.

바지락칼국수는 5천원, 매운탕, 해물탕 가격은 3~4만원 선.

 

 


<<여행정보>>

무의도 가는 길


◎ 자가운전 영종도 → 잠진나루(잠진도) 올림픽대로에서 김포공항방면 → 방화대교 즈음에서 인천국제공항이 표시된 이정표 → 영종대교에 진입 (방화대교를 지난후 17분 21㎞ 가량소요) → 영종대교 건너 계속직진 "화물터미널" "공항신도시" 이정표 나온 뒤 → 용유, 무의라고 적힌 이정표(영종 대교 건넌후 10분 10㎞가량 소요) 우회전 → 해안고속도로에 진입 → 해안고속도로를 타고 6분 가량 → 무의도 4.4㎞, 무의도 1.4㎞라는 안내판 나온 뒤 → 무의도, 잠진도가 적힌 이정표 좌회전 한 후 → 연육도로를 타면 잠진도 선착장.
※ 잠진도 선착장에서 차를 배에 싣고 "아주 잠깐" 이동하면 무의도에 도착한다. 승선비는 운전자 포함 왕복 2만원이다.


◎ 대중교통 : 인천국제공항까지 간 후 무의도행 연계버스를 타면 된다.

3층 2호에서 301번 버스와 306번 버스가 짐진도행. 생각 외로거리가 짧으므로 초행일 경우 행선지를 밝혀두는 게 좋다.

306번 버스를 이용하면 잠진나루까지 걷는 거리가 짧지 않다. 20분가량은 걸어야 하지만 주변 풍광이 좋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걸을 수 있다. 비용은 1400원.

인천국제공항에서 잠진도 선착장까지는 5분여.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눈앞에 무의도가 보인다. 하지만 바다가 가로 막고 있어 무의도행 배를 타야 한다. 비용은 2,000원. 5분정도면 큰무리선착장(무의도)에 도착한다.

 

◎ 현지교통 : 혹여라도 무의도 현지에서 택시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애초에 생각을 접자. 무의도에서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마을버스다. 초행일 경우 일단 "걷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낭패보기 십상이다. 그나마 가까운 실미도유원지까지 걷는데만도 못해도 20분 가량은 걸어야 하기 때문.

목적지를 결정했다면 고민하지 말고 일단 마을버스에 오르자. 버스기사 아저씨는 승객이 많을 경우 무의도에 관한 방송을 해주시기도 한다. 일종의 현지가이드인 셈.

또 한가지 독특한 것은 배차간격이 일정치 않은 장소에서는 "콜택시"를 부르듯 버스기사께 전화를 걸어 버스를 부르기도 한다. 정류장에 기사아저씨의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곳이라면 일단 전화를 걸고 기다리는 게 좋다.

차비는 단돈 천원. 
 

◎ 숙박 : 잠진도 선착장 인근(무의도 들어가기 전) 숙박시설과 민박이 많다.

 무의도에서는 무의아일랜드훼밀리펜션이 시설이 좋은 편. 무의도 전체에 크고 작은 민박들이 많다.

 큰무리선착장에서 실미도유원지로 넘어 가는 언덕에 민박과 숙박시설이 집중돼 있다.

 

 무의아일랜드 ☏1566-4466, 사계절민박 ☏032) 751-5757, 중앙펜션 ☏032) 752-8836

 하나개 번영회 ☏032)751-8833(하나개 해수욕장 인근의 숙박은 대부분 이곳에서 관리한다.)

 >>무의도 자세히 보기

 >>무의도 어촌체험 자세히 보기

 >>실미도 촬영지 자세히 보기

 >>하나개 해수욕장 자세히 보기

◎ 문의 : 무의해운 ☏032-751-3354~6, 실미해수욕장 ☏032)752-4466 하나개해수욕장 ☏032)751-8833

 큰무리마을 어촌체험 인천광역시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취재기자 김수진(pen7355@naver.com)

   

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여행의 자세한 이야기는 맥가이버의 블로그 사진후기로 대신한다.

 

   

 

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여행 - 1부를 시작하며...

 

 

여행자를 위한 서시 /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바다 / 이성부

  

바다는 자랑하지 않는다.
이미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
넘치는 힘 몇번이나 참고
몇번이나 숨긴다.

쓰러지면 오히려 싱싱한 마음
맨 처음으로 태어난 마음
붉은 울음 뒤에 두고 달려오며
바다는 먼저 말하지 않는다.
먼저 사랑하지 않는다.

바다는 죽는다.
무덤으로 가는 것이 더 아름다워
바다는 그 가슴에
서슬 푸른 칼을 꽂는다.

 

 

 

 

 

 

 

 봄이 오면 나는/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아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길 / 정용철


몸이 가는 길이 있고
마음이 가는 길이 있습니다.
몸이 가는 길은 걸을수록 지치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멈출 때 지칩니다.


몸이 가는 길은 앞으로만 나 있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돌아가는 길도 있습니다.
몸이 가는 길은 비가 오면 젖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비가 오면 더 깨끗해집니다.


몸이 가는 길은 바람이 불면 흔들리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바람이 불면 사랑합니다.
오늘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길을 나섭니다.


몸이 가는 길이 있고
마음이 가는 길이 있습니다.
몸이 가는 길은 걸을수록 지치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멈출 때 지칩니다.


몸이 가는 길은 앞으로만 나 있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돌아가는 길도 있습니다.
몸이 가는 길은 비가 오면 젖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비가 오면 더 깨끗해집니다.


몸이 가는 길은 바람이 불면 흔들리지만
마음이 가는 길은 바람이 불면 사랑합니다.
오늘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길을 나섭니다.

 

 

진달래 / 이해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 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들꽃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싶다 / 이효녕


누군가 보아주지 않지만
혼자서 마음의 향기를 내며
들꽃처럼 기다릴 줄 아는 사람
스케치북에 마음의 그림을 그려
만남의 시간을 추억의 칸으로 메워가며
언제나 행복해 하는 그런 사람
인생의 세월을 같이 가면서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고 싶다

 

언제나 자유로이 만나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그런 사람
잠시 떨어져도 그리워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싶다

 

초록이 넘실거리는 길섶에 피어난
들꽃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비바람이 불어도
언제나 은은한 꽃향기 주는
들꽃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비가 내리면 우산이 되어주고
눈 내리면 같이 길을 걸어주는
아름다운 마음이 씨앗이 되어
들꽃으로 피어나는 사람 만나
가슴을 내어줄 사랑을 하고 싶다

 

들꽃 향기에 취해
하늘에 별과 더불어 밤을 지새우며
사랑하는 마음에 진정한 입맞춤을 하면서
모든 걸 아낌없이 주는 사람
과거의 모두를 잊고 만남을 행복해하는 사람
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며 사는 사람
그런 사람 만나 사랑하고 싶다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 송해월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 맞춰 갈 필요 있나

제 보폭대로 제 호흡대로 가자
늦다고 제촉할 이, 저 자신말고 누가 있었던가

눈치보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가자
사는 일이 욕심부린다고 뜻대로 살아지나

다양한 삶이 제대로 공존하며 다양성이 존중될 때만이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고

이 땅 위에서 너와 내가 아름다운 동행인으로
함께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쪽에 네가 있으므로 이 쪽에 내 선 자리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서로 귀한 사람
너는 너대로 가고, 나는 나대로 가자

네가 놓치고 간 것들 뒤에서 거두고 추슬러 주며 가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

가끔은 쪼그리고 앉아 애기똥풀이나 코딱지나물이나
나싱개꽃을 들여다 보는 사소한 기쁨도

특혜를 누리는 사람처럼 감사하며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맞추고 너를 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다

불안해 하지 말고 웃자라는 욕심을 타이르면서
천천히 가자.

 

 

 

 

 

 

 

 

 

 

 

 

 

 

 

바닷가에서 / 타고르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가없는 하늘 그림같이 고요한 데
물결은 쉴 새 없이 남실거립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소리치며 뜀뛰며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모래성 쌓는 아이,
조개 껍데기 줍는 아이,
마른 나뭇잎으로 배를 접어
웃으면서 한 바다로 보내는 아이,
모두 바닷가에서 재미나게 놉니다.


그들은 모릅니다.
헤엄칠 줄도, 고기잡이할 줄도.
진주를 캐는 이는 진주 캐러 물로 들고
상인들은 돈 벌러 오가는데,
아이들은 조약돌을 모으고 또 던집니다.
그들은 남모르는 보물도 바라지 않고
그물 던져 고기잡이할 줄도 모릅니다.


바다는 깔깔거리고 소스라쳐 바서지고,
기슭은 흰 이를 드러내어 웃습니다.
사람과 배 송두리째 삼키는 파도도
아가 달래는 엄마처럼,
예쁜 노래를 불러 들려줍니다.
                         
바다는 아이들과 재미나게 놉니다.
기슭은 흰 이를 드러내며 웃습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길 없는 하늘에 바람이 일고 흔적 없는 물 위에
배는 엎어져 죽음이 배 위에 있고 아이들은 놉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는 아이들의 큰 놀이텁니다.

 

 

 

 

 

 

 

 

 

 

 

 

 

행복한 들꽃의 고독을 배우고 싶다 / 묵연 스님

들꽃은 누군가의 손에
꺾이지 않을 때 행복하다.
인간은 누군가의 손길에
인도될 때 행복하다

인간은 서로의 이름을 부를때
사랑의 꽃을 피우고
들꽃은 이름없이 살다가 갈때
씨를 흘린다

인간은 사랑하면서도
고독이라는 병을앓지만
들꽃은 고독하면서도
대자연의 사랑속에서 산다

 

인간은 일생을
외로움에 시달리지만
들꽃은 제철 서늘한
바람을 즐긴다

인간은 들꽃의 고독을 모르고
들꽃은 인간의 슬픔을 모른다
들꽃은 스스로의 행복조차 모르고
인간은 스스로 불행을 한탄한다

들꽃의 고독을 배우고 싶다
누군가의 손에 꺾이지
않을 때 씨를 흘리며
이름없이 살다 가도
행복한 들꽃의
고독을 배우고 싶다

 

 

 

 

 

 

 

 

 

 

 

 

 

 

 

 

 

 

 

 

 

 

 

 

 

 

 

들꽃 편지 / 박우복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단다
내가 이렇게 보고 있는데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망설일 필요도 없단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스치는 눈빛을 받기 보다는
한 사람의 진솔한 눈빛이
너의 가슴을 채워 줄 것인데

 

욕심을 더 부린다고
세상이 달라지겠니
그만큼 마음만 무거워지지..

 

너의 모습 하나만으로
나의 가슴도 채울 수 있으니
그대로 피어 내 마음도 받아주렴

 

 

 

 

 

 

 

 

 

 

동행  /  용혜원

인생 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힘들 때 서로 기댈 수 있고
아플 때 곁에 있어 줄 수 있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니
서로 위로가 될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도 홀로면 고독할 터인데
서로의 눈 맞추어 웃으며
동행하는 이 있으니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사랑은 홀로는 할 수가 없고
맛있는 음식도 홀로는 맛없고
멋진 영화도 홀로는 재미없고
아름다운 옷도 보아줄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독백이 되고 맙니다.
 
인생 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깊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 인하여
오늘도 내일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 여기서 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여행 - 1부를 마치고...

 

 
2009년 04월 12일 일요일
[무의도(당산-실미도-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호룡곡산-국사봉) 여행을 다녀오다]

 

-▥☞ 1부[잠진도선착장-큰무리선착장-당산-실미해수욕장-목새-실미도 영화촬영지-목새-실미해수욕장]를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 2부[실미해수욕장-실미농원입구-묵은 임도-작은하나개해수욕장-하나개해수욕장-환상의길-갈림길]를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 3부[호룡곡산 갈림길-계곡길-부처바위-능선 갈림길-호룡곡산 정상-조망대-구름다리-국사봉 정상]를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 4부[국사봉 정상데크-조망대-큰무리마을-해안도로-큰무리선착장-잠진도선착장-거잠포 연육도로]를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