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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아버지의 무게 / 강미연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1. 18.

 

 

 

 

아버지의 무게 / 강미연


아버지의 걸음은 느릴 수 밖에 없었지.

들판의 풀을 죄다 베신 듯 바지게 보다 더 높이 쌓였으니까~


꼿꼿이 서지도 못하고 어깨를 약간 수그려 무게를 잡으셨어.

똑바로 섰다간 바지게의 무게에 뒤로 벌렁 나자빠질 수 있었거든.


집으로 오는 길.

어깨에 무게가 짓눌려 아프고 힘들면 잠시 지게를 내려놓으시고

푸른 들판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셨지.

올 농사도 풍년이어야 할 텐데~ 하셨을 거야.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에 많은 식구 입도 굶길 수가 없었으니

아버지의 자리는 고뇌와 책임감으로 뭉쳐져

가슴 한쪽이 무게로 짓눌러 있었을 거야.


가끔 무거운 짐 내려놓듯

 친구 분들이랑 막걸리 한사발 하시는 날엔

자식들 입에 넣어줄 달콤한 사탕과

들일 하시다 힘들면 흥얼거리셨던

천둥산 박달재를~ 구성지게 부르시며

붉어진 얼굴로 활짝 웃으셨지.


살다가 힘들고 지쳐 아버지 그리운 날엔

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천둥산 박달재를~’ 따라 부르며

자식 뒷바라지에 힘드셨을 아버지의 삶의 무게를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