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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길 위에서 / 이정하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12. 9.

 

 

 

길 위에서 / 이정하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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