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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금대봉·대덕산] 백두대간 푸른 숲에 소복이 핀 눈빛승마 '여름 雪景'

by 맥가이버 Macgyver 2013. 6. 20.

태백 금대봉·대덕산 태백 금대봉·대덕산 태백 금대봉·대덕산

백두대간 푸른 숲에 소복이 핀 눈빛승마 '여름 雪景'

  • 한필석 월간 山 기자 
  • 입력 : 2013.06.20 04:00

태백 금대봉·대덕산

 
눈꽃처럼 아름답게 꽃을 피운 전호 군락. 6월 중순 지는 야생화다. 금대봉 북릉상의 동산 같은 언덕배기. / 정정현 영상미디어 기자

강원도 태백 금대봉(金臺峰·1418.1m)과 대덕산(大德山·1307.1m)이 여름 꽃으로 단장하기 시작했다. 금대봉에서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산릉 동쪽 일원은 환경부가 1993년 4월 26일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 관리하는 지역으로 1000종류에 가까운 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곳이 여름에 접어들면서 천상화원으로 변하고 있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개울 건너 굴골로 들어서는 순간 뻐꾸기 울음소리가 청랑하게 들려온다. 태백 산악인 김부래(72·숲해설사)씨는 "나 여기 있다"며 짝을 찾는 소리란다. 지금 서울은 영상 32도. 폭염에 가까운 날씨다. 그러나 백두대간 기슭의 숲은 대기의 뜨거운 기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여름이 다가오는데도 선선한 봄을 고수하려는가 보다.

"저기 눈빛승마가 피어 있네요. 활짝 피면 눈꽃송이 같아요. 한여름 설경(雪景)처럼 진풍경을 이루죠. 어라, 저기 수정난도 있네. 보기 힘든 식물인데…."


	태백 금대봉·대덕산 위치도
막 꽃봉오리가 피어난 노랑물봉선을 보며 슬며시 미소 짓고, 벌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초록색 잎이 분홍빛으로 변하고 진한 향기를 내다가 잎에 가린 작은 꽃이 수정을 끝내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쥐다래 얘기를 듣노라니 어느 새 쑤아밭령(1120m), 백두대간이다.

대간에 올라서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울어대는 벙어리뻐꾸기 소리는 산세를 더욱 깊게 꾸며주고, 금대봉 쪽으로 오를수록 숲 또한 점점 짙어진다. 심연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그러다 아늑한 숲의 분위기에 홀려 엉뚱한 곳으로 내려서다 일행을 만나 방향을 잡은 속초 등산인 부부와 함께 금대봉 정상에 올라서자 울긋불긋한 등산객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야생화 천국 금대봉에서만큼은 등산객도 한 명 한 명 야생화나 다름없다.

"쉿~, 조용히 걸으세요. 나비가 날아가요. 이제부터 천상화원이에요."

김부래씨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금대봉은 꽃단장한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정선 일원의 고봉준령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상에서 짙은 숲길로 들어서는 순간 소영도리나무는 빨간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고, 산림도로로 내려서자 큰앵초가 예쁜 꽃을 활짝 피우고, 범꼬리는 이름처럼 범 꼬리 모양의 꽃을 막 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부래씨의 손에 이끌려 임도(林道)를 벗어나 둥그스름한 동산에 올라선다. 달덩이처럼 부드러운 동산 위에는 전호가 하얀 꽃밭을 이루고 산 밖에는 층층나무 꽃이 푸른 숲을 한층 아름답고 곱게 꾸며주고 있는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자, 이제부터 우리 모두 모시나비가 되는 거예요. 이 꽃에도 앉아보고 저 나뭇잎에도 슬쩍 올라보고. 그렇게 훨훨 날아 분주령 거쳐 대덕산 정상에 올라서노라면 우린 아마 들꽃이 돼 있을 거예요."

입담 좋은 김부래씨 얘기를 듣는 사이 겨드랑이가 가려워진다. 나비처럼 날개가 돋아나려나보다.


	쥐오줌풀에 모시나비가 앉아 있다
 
쥐오줌풀. 뿌리를 캐서 말리면 쥐 오줌처럼 역한 냄새가 난다지만, 꽃이 아름답고 향이 좋아 모시나비가 넋을 잃고 앉아 있다. 대덕산 기슭.

■여행 수첩

■검룡소주차장~쑤아밭령~금대봉~대덕산~검룡소 주차장을 잇는 원점 회귀 산행은 약 14.5㎞로 5시간 이상 걸린다. 야생화를 충분히 감상하면서 산행하려면 2시간 정도는 더 잡아야 한다.

차로 접근이 가능한 두문동재(싸리재·1268m)를 기점으로 잡으면 2시간 정도 짧아진다. 금대봉~분주령~대덕산~검룡소주차장 코스는 9.4㎞ 약 4시간. 주차장 500m 위쪽 갈림목에서 개울 건너 골짜기 안에 위치한 검룡소(儉龍沼)도 꼭 들르도록 한다. 한강 발원지로서 하루 2000t의 물이 샘솟는다.

금대봉 정상 북쪽 임도에서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동쪽 일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으로서 5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방하며, 태백시에 입산 신청을 해야 산행이 가능하다. 1일 제한인원 300명. 태백관광 홈페이지(
tour.taebaek.go.kr)→‘사전예약제 클릭하기’→‘신청하기’ 순으로 클릭. 매달 20일부터 다음 달 예약 가능. 예약이 안 될 경우 쑤아밭령~금대봉~두문동재(싸리재) 백두대간 종주 코스를 따르도록 한다. 금대봉 정상에서 북쪽 길을 따르다 산림도로에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야생화를 감상하며 두문동재로 갈 수 있다.

■검룡소행은 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6시 30분 1회, 검룡소에서 태백행은 오후 7시 1회 출발한다. 두문동재행 노선버스는 없으므로 택시를 이용한다. 태백시내에서 검룡소 혹은 두문동재(싸리재)까지는 약 2만원, 검룡소에서 두문동재까지는 약 3만3000원. 태백합동콜택시 (033)552-4747.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
www.ti21.co.kr), 부산 동부버스터미널(1688-9969), 대구 북부시외버스정류장(1666-1851), 대전 동부시외버스터미널(1577-2259) 등지에서 태백행 노선버스가 다닌다. 또는 1일 7회 운행하는 청량리발 태백선 열차(3시간 30분~4시간) 이용. 승용차로 두문동재에 오르려면 정선 방향에서 두문동재터널 직전 갈림목에서 오른쪽 찻길로 올라서도록 한다.

■(지역번호 033) 해발 700m 고지에 조성된 태백고원자연휴양림(582-7440,
forest.taebaek.go.kr)과 태백산도립공원 당골 개울가에 위치한 태백산민박촌(553-7460, minbak.taebaek.go.kr)은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쾌적한 휴양지다. 검룡소 입구에도 작은 민박집이 몇 곳 있다. 전통테마마을 검룡소민박(4인 가족용 6월 비수기 5만원, 여름 성수기 10만원) 010-8872-7451.

■(지역번호 033) 태백 한우는 고원준령 초원에서 약초를 먹고 자라 육질이 뛰어나다는 게 태백시민들의 자랑. 갈비살, 육회, 육사시미 200g당 각 2만5000원. 태성실비 552-5287. 돼지고기 훈제꼬치(8000원) 전문점인 공룡갈비(553-9229)와 태백닭갈비(553-8119)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