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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능소화 / 오세영

by 맥가이버 Macgyver 2014. 8. 6.

능소화 / 오세영

 


배신의 상처가 얼마나 컸으면

이다지도 아름답더냐.

체념의 슬픔보다 고통의 쾌락을 선택한

꽃뱀이여,

네게 있어 관능은

사랑의 덫이다.

네 부드러운 몸둥이

다리에서 허벅지로, 허벅지에서 가슴으로,

칭칭 감아 올라

마침내

낼룽거리는 혀로

내 입술을 감쌀 때

아아, 숨막히는 죽음의 희열이여,

배신이란 왜 이다지도

징그럽게 아름답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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