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獅子)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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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시인 라 퐁테느(Jean de La Fontaine)의 "사자(獅子)의 정의"라는 우화다.
흑사병이 유행하여 짐승들 세상이 벌컥 뒤집혔다.
사자왕은 짐승들을 긴급소집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 불행은 하늘이 우리들의 죄를 벌주기 위해 내리신 것이리라.
그렇다면 우리들 중에서도 가장 죄 많은 자가 하늘의 노여움의 화살을 받아서 희생되어야 한다.
지금은 각자가 저지른 죄를 참회 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사자는 자기가 죄도 없는 염소를 잡아먹고,
그뿐 아니라 염소몰이까지 잡아먹었다고 참회했다.
그러자 여우가 사자의 비위를 맞추듯 이렇게 말했다.
"폐하! 그것은 너무나도 양심적인 말씀입니다.
그 미천하고도 어리석은 염소는 폐하가 잡수셨다는 것부터가 분에 넘치는 영예였을 것입니다.
또 염소몰이는 평소에 짐승들을 멸시하고 제멋대로 권력을 휘둘렀던 무리와 한패였습니다."
그의 뒤를 이어 호랑이, 곰, 표범 등 사자의 측근들이
적당히 가벼운 죄들만을 참회하고 그 자리를 넘겼다.
마지막에 노새 차례가 왔다.
"언젠가 저는 남의 땅을 지나가다가 허기를 참지 못해 그만 몰래 풀을 뜯어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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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백을 듣자마자 짐승들은 입을 모아 "유죄!"라고 소리쳤다.
검찰 노릇을 맡고 있던 늑대가 이 노새를 희생물로 바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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