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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우리 모두의 인생에 대한 우화

by 맥가이버 Macgyver 2017. 6. 26.

   우리 모두의 인생에 대한 우화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는 러시아 고등법원 판사였다.

유능하고, 쾌활하고, 친절하며, 성실한 사람이었다.

동료들보다 앞서 승진하고, 멋진 집을 장만하고,

최고급 사교 모임에도 가입하였다.

안락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45세 되었을 때 위의 통증이 시작되어 석 달이 지나자

용변도 혼자 볼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다.


친하던 동료들은 그의 상태를 모른 체하며 형식적인 안부만 묻고,

아내도 딸의 결혼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봐 그를 불편해했다.

시골뜨기 하인 한 사람만 그의 고통을 이해하고 위로할 뿐이었다.


그는 극도의 외로움과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생전 처음,

자신이 제대로 살아왔는지의심하기 시작했다.


그가 살아온 인생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좋다고 여기는 것에 대하여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희미하게 감지한 것이다.

그가 즉시 억눌러 왔던,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 충동이 진실이었고

나머지는 거짓이었다는 생각이 그를 스쳤다.


자신의 일과 삶의 방식, 가족, 사교계의 직장의 모든 이해관계가

다 거짓일지도 모른다.

그는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자신을 변호하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그가 변호하고 있었던 것들이 너무나 허약함을 깨달았다.

 

소설이 제기하는 근본 문제는 이반 일리이치의 삶의 방식에 있다.

그는 외적으로는 선량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지만 내면은 전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세우려 하지 않았고,

오직 자기가 선망하는

상류층 사람들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만을 기준을 따라 살았다.


상관의 의견에 반대한 적도 없고,

옳고 그름에 대하여 불편한 의심을 가져보지 않았다.

재판에서도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사실 위주로 매끄럽게

처리하는 효율적인 기술을 갖고 있었다.


후에 톨스토이는 이반에 대하여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원만하게 어울려서 좋은 평을 듣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지,

삶의 의미나 사람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반성과 회의, 두려움과 희망이라는 성찰을 하는 인격이 없어서

내면이 텅 비어 있었다.


정신과 의사 어빈 얄롬은

이 소설이 우리 모두의 인생에 대한 우화라고 말한다.

 

 

☞ 월간잡지 <좋은생각>에 실린 변호사 윤재윤의 글

 이반 일리치의 죽음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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