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왜가리는 왜 몸이 가벼운가 / 이나명 詩

by 맥가이버 Macgyver 2020. 12. 27.

왜가리는 왜 몸이 가벼운가 / 이나명

 

왜가리가 물 속에 두 다리를 담그고 멍청히 서 있다

냇물이 두 다리를 뎅강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빤히 두 눈을 물 속에 꽂는다

냇물이 두 눈알을 몽창 빼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첨벙 냇물 속에 긴 주둥이를 박는다

냇물이 주둥이를 썩둑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두 다리가 잘리고 두 눈알이 빠지고 긴 주둥이가 잘린

왜가리가 놀라 퍼드득 날갯짓을 하며

하늘 높이 떠오른다

 

아주 가볍게 떠올라 하늘 깊이

온 몸을 던져 넣는다

냇물도 놀라 퍼드득 하늘로 솟구치다

다시 흘러간다

 

 

'▣감동과 깨달음☞ > ♡ 좋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 / 정진규 詩  (0) 2020.12.30
송년의 기도 / 정연복  (1) 2020.12.29
청둥오리 / 이정록 詩  (0) 2020.12.27
왜가리 / 이홍섭 詩  (0) 2020.12.27
있는 힘을 다해 / 이상국 詩  (0) 202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