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종 때 소론(少論)의 거두였던 조지겸의 우언시(寓言詩)다.
동물의 행태를 통해 인간사를 말하려는 의중이 행간에 드러난다.
평소에는 친한 듯 지내다가도 뼈다귀만 발견하면 목숨 걸고 싸워 차지하려고 드는 개들의 모습에는 이익이 나타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낚아채 가려는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이 덧씌워져 있다.
그야말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영상이다.
그러나 그 싸움에서 승자는 없고 모두가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
스무 살 전후의 젊고 패기 찬 선비의 눈으로 보니 정계의 진흙탕에서는 개싸움이 다반사였다.
훗날 당쟁의 일선에 섰던 그도 한때는 구름 위 높이 누운 전설의 짐승 '추우(騶虞)'처럼 살리라 다짐했으리라.
[가슴으로 읽는 한시] 안대회·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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