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意(고의) - 삼봉 정도전 지음
해묵은 솔이 한길 가에 우뚝이 서니 / 蒼松生道傍
나무꾼의 괴롭힘을 어이 면하리 / 未免斤斧傷
아직도 굳고 곧은 바탕을 지녀 / 尙將堅貞質
훨훨 타는 불빛을 도와주네 / 助此爝火光
어쩌면 병 없이 조용히 있어 / 安得無恙在
낙락장신 하늘 높이 솟아올라 / 直榦凌雲長
때가 와서 큰 집을 지을 적이면 / 時來竪廊廟
우람한 저 대들보에 충당할 건가 / 屹立充棟樑
그 뉘라서 이 뜻을 미리 알아 / 夫誰知此意
최고봉에 옮기어 심어 줄 건가 / 移種最高岡
또[又]
태고의 거문고를 내 지녔으니 / 我有太古琴
오동도 아니요 실도 아닐세 / 非絲亦非桐
시름겨울 때 한 번 퉁기면 / 愁來方一彈
선들바람 자리에 가득하다오 / 冷然滿座風
쓸데없이 생긴 물건 전혀 없지만 / 物固各有遇
이르고 늦을 때가 있는 걸 / 時也獨不同
풍성의 두 자루 신기로운 칼 / 豊城兩神劒
갑 속에서 몇 해를 묵어 있더니 / 經年在匣中
하늘을 솟구치는 기운이 있어 / 有氣干牛斗
하루아침에 뇌공을 만났더라오 / 一朝遇雷公
오늘날 백아(伯牙)는 어디 있는지 / 伯牙今何在
온 누리에 지음이 비었군 그래 / 知音四海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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