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464> 충북 괴산 희양산

- 하얗게 빛나는 바위 정상 백미
- 정작 오르내리는 도중엔 못 봐
- 최치원은 ‘구름 속 봉황’ 칭송
- 그늘 짙지만 곳곳 직벽 바윗길
- 전망대선 충북의 명산 한눈에
- 문경쪽 봉암사 방면 출입통제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은 특출나게 생긴 하얀 암봉으로 백두대간의 사리(舍利)로 불리면서,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을 경계 짓는 희양산(曦陽山·997.3m)을 소개한다.
코끼리 등을 타고는 전체 코끼리 모습을 알 수 없듯, 희양산의 진면목도 그와 비슷하다.
은티마을에서 지름티재를 경유하면 닿게 되는 희양산 고스락 등지에서는 전체가 통으로 바위로 된 희양산의 참모습을 볼 수 없다.
인접한 구왕봉(879.4m)과 이만봉(986.6m) 능선에서 희양산의 서쪽과 동쪽의 일부 암벽을 볼 수 있는데, 이번에 취재팀은 정상에서 드론을 띄워 문경 봉암사 방면에서 보는 하얀 암봉의 희양산을 사진에 담았다.
▮하얀 빛의 거대한 통바위 산

희양산이라는 이름에는 ‘햇빛이 비치면 하얗게 빛나는 산’이라는 뜻이 담겼다.
실제로 문경 봉암사 입구에서 바라보면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하얀 암벽이며 빛이 난다.
암벽을 두고는 ‘갑옷 입은 장수가 말을 타고 앞으로 나오는 모습’이라고 말들 한다.
한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지은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국보)’에는 지증대사가 희양산이 앉은 주위 산세를 보고 “봉황의 날개가 구름 속에 치켜 올라가는 듯하고, 계곡물이 백 겹으로 띠처럼 두른 것을 보니 용이 허리를 돌에 대고 누운 거 같다”고 감탄하며 “승려의 거처가 되지 않는다면 도적의 소굴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봉암용곡(鳳巖龍谷)’에 봉암사 터를 잡았다고 한다.
봉암사는 879년 신라 헌강왕 5년에 세워졌다. 스님들의 특별 수행처로서 엄격히 통제되는 봉암사 쪽에서는 산을 탈 수 없다.
봉암사는 1년에하루 ‘부처님 오신 날’만 산문을 개방한다.
하산 길에 만나는 희양산성은 신라와 후백제의 접전지로 929년 신라 경순왕 때 쌓았다.
높이 1~4m로, 현재 130m쯤 남아 있다.
경로는 다음과 같다.
은티마을 주차장~은티주막집~희양산·마분봉 갈림길~사과 조형물 갈림길~시루봉·구왕봉 갈림길~희양산·구왕봉 삼거리~삼거리(지름티재·산성)~지름티재~미로바위~직벽 로프구간~시루봉·희양산 갈림길~희양산 정상~시루봉·희양산 갈림길~산성 갈림길~희양폭포~삼거리(지름티재·산성)~은티마을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거리는 약 9.5㎞이며, 4시간30분 안팎 걸린다.

희양산 마분봉 구왕봉 악휘봉의 들머리인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주차장을 나와 오른쪽 도로를 간다.
이내 은티마을 버스정류장 주위에 마을 유래비와 보호수인 수령 400년이 넘는 16그루 아름드리 소나무가 늘어서 있다.
마을 입구에는 백두대간 종주 산꾼의 베이스캠프인 은티 주막집이 있고 맞은편에는 남근석을 세워 놓았다.
은티마을은 풍수로 보면 여자의 자궁인 ‘여궁혈(女宮血)’에 해당해 남근석을 마을 입구에 세워 드센 음기를 누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개울에 놓인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갈림길에서 왼쪽 희양산(4.4㎞)으로 간다.
오른쪽은 마분봉 방향.
이내 괴산 특산품인 사과 조형물이 서 있는 삼거리에서도 희양산은 왼쪽이다.
2, 3분이면 이정표 갈림길이다.
구왕봉(3.3㎞)으로 직진한다.
왼쪽은 시루봉 방향. 정면에 백두대간 능선의 구왕봉이 우뚝하다.
왼쪽 바위 절벽이 도드라져 보이는 암봉이 가야 할 희양산이다.
두 봉우리 사이에 푹 꺼진 V자 안부가 먼저 올라야 할 지름티재다.
원래 이 길은 연풍면에서 봉암사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로 ‘지름티’란 지명이 여기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직벽 로프 구간 주의해야

백두대간 은티산장을 지나 갈림길에서 희양산은 직진형 왼쪽이며, 은티펜션 입구를 거친다.
오른쪽 건너편에 보이는 동그란 봉분 같은 봉우리가 말똥을 닮았다는 마분봉이다.
왼쪽 날 선 상어 지느러미 같은 암봉인 희양산을 보며 마지막 민가를 지나면 차량은 출입할 수 없고 흙길 임도로 바뀐다.
주차장에서 약 30분이면 희양산 표지석과 국가지점번호 ‘희양산 1지점’ 노란 안내판이 반기는 삼거리에 선다.
취재팀은 왼쪽 희양산(3.6㎞)으로 튼다.
오른쪽은 구왕봉(호리골재·3.0㎞) 방향으로, 희양산과 연결해 산행을 많이 한다.
숲길을 따라 5분쯤 가면 아무 표시가 없는 갈림길이 나온다.
산행 리본이 많이 달린 오른쪽이 지름티재로 가는 길이다.
왼쪽은 희양산 정상에서 산성을 거쳐 오는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단풍·신갈·굴참·물푸레나무 등이 만든 숲 그늘 길을 타고 10분 남짓이면 쉼터다.
이번에는 이정표가 있는 산성 갈림길이 또 나온다.
지름티재(1.0㎞)는 직진한다.
왼쪽으로 계곡이 흘러내리지만 물소리가 전혀 안 들린다.
그만큼 비가 오지 않았나 보다.
살짝 오르막인 산죽길을 치고 올라 약 25분이면 백두대간 길인 지름티재에 닿는다.
‘희양산 3지점’이며, 왼쪽 희양산으로 꺾는다.
오른쪽은 구왕봉에서 오는 길.
정면 문경 가인읍 봉암사 방향은 목책 울타리로 막아놓았다.
특별 수행 공간인 봉암사가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막는 데다, 희귀식물 자생지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지정돼 있어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된다.
대간 종주나 산림청 100대 명산 탐방을 위해 오는 많은 등산객이 지름티재에서 희양산으로 향한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자.
희양산 어깨인 시루봉 갈림길까지 약 1㎞ 거리가 코가 땅에 닿을 만큼 된비알인 데다 직벽의 로프 구간이 길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널찍한 바위가 앞으로 넘어질세라 막대기로 받쳐 놓았다.
10분쯤이면 구왕봉이 정면에 보이는 바위전망대를 거쳐 바위가 맞닿아 만든 틈새가 ‘미로’를 연상시킨다는 미로바위에 닿아 일찍 찾아온 무더위를 핑계로 한숨 돌린다.
갑자기 어린이 여러 명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났다. 잠시 뒤 초등학생들이 올라왔다.
궁금해서 인솔자에게 물어 보니 경기도 성남시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의 ‘백두’ 동아리라고 했다.
2년 계획으로 백두대간을 종주 중이며,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해 1년 만에 희양산 구간을 통과한다고 했다.
이번에 참가한 학생은 7명이며 학부모와 교직원을 포함해 26명이 함께 왔다고, 어린 학생들이라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 어른들보다 더 잘 걷는다며 대견해했다.
로프가 묶인 곳으로 올라가면 희양산 최고 하이라이트인 200 여m 길이 직벽 로프 구간이 또 기다린다.
여기서 이우학교 대간 종주팀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한 명씩 로프를 잡고 올라가고 있었다.
필자도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미로바위에서 40여 분이나 걸려 희양산과 시루봉이 갈라지는 능선 갈림길에 올라 섰다.
정상은 오른쪽이다.
능선이 완만한 데다 조망이 열리는 암반 전망대가 잇따라 나온다.
멀리 울퉁불퉁한 능선인 속리산이 보이고 왼쪽 둔덕산에서 시계 방향으로 원통봉 백악산 애기암봉 대야산 낙영산 장성봉이 섰고, 구왕봉 뒤로 남군자산 칠보산 군자산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남쪽 발 아래 천년고찰 봉암사도 확인된다.
시루봉 갈림길에서 15분 정도면 정상에 선다.
큰 정상석이 있다.
동쪽 목책 울타리 너머 조망이 열린다.
왼쪽은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이며, 골짜기 건너편은 이만봉 백화산 뇌암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가 시루봉(3.0㎞)으로 직진한다.
10분이면 석성인 희양산성 흔적이 나오며 안부 갈림길에서 왼쪽 은티마을(3.2㎞)로 틀어 능선을 벗어난다.
직진하면 시루봉과 백두대간 능선인 이만봉 백화산을 거쳐 이화령으로 간다.
하산 길은 가파르게 떨어져 35분이면 희양폭포가 나온다.
높이 2m쯤 되는 한일(一)자 폭포인데 가물어 바짝 말랐다.
두 계곡을 건너 20분이면 앞서 아무런 표지가 없던 지름티재·산성 삼거리에 닿고, 왔던 길을 되짚어 25분이면 주막집을 통과해 은티마을 주차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대중교통은 서너 차례 환승
- 원점회귀라 차량 이용 편리
거리가 멀어 대중교통은 당일 산행이 쉽지 않다.
승용차 이용 때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은티중리길 258 ‘은티마을농산물직판장휴게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간다.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비 소형 5000원. 대형 1만 원.
대중교통은 열차와 우등고속버스가 있다.
열차는 부산역에서 오전 5시19분 KTX를 타고 오송역에서 오전 7시28분 충주행 무궁화호로 환승한다.
충주역에서 오전 9시28분 KTX이음을 타고 연풍역에 내린다.
역 앞에서 은티마을 주차장까지 연풍개인택시를 이용한다.
우등버스를 탔다면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오전 8시 10시 오후 12시30분 등)에서 충주로 이동한 뒤 충주역(오전 9시28분 오후 1시37분 등)에서 열차로 연풍역으로 간다.
산행 뒤 택시로 연풍역(오후 7시2분 KTX)에 간 뒤 충주역(오후 7시45분 무궁화호), 대전역(밤 9시54분 KTX)을 거쳐 부산역으로 돌아온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일부러 찾아가 먹고 온 괴산 연풍면 새재로 1854 ‘조령산묵밥’이 괜찮다.
과거길인 영남대로 문경새재 괴산 쪽 입구에 있다.
괴산 연풍에 오면 맛볼 음식이 묵밥(사진)과 청국장이다.
묵은 이 집에서 직접 만든다.
청국장은 2인 이상.
문의=문화체육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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