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의 커버)
학생들은 자신이 학생이기를 결정하기 이전에 이미 학생의 길을 걸어가게 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에 발벗고 나서 학생들이 스스로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에서 학생 대백과 사전을 펴내게
되었다.
(서문 中 발췌)
주요 단어 설명
가치전도 현상- 개념을 익히려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개념을 익히는 현상. 생각하며 다시 읽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강제노동- 학교에서 인건비를 절약하는 일.
개교기념일- 1년에 한번 학교가 학생들을
기쁘게 해주는 날.
Note 자신의 학교가 정말로 사악하다면 쉬지 않을 수도 있다.
남고생- 남자인 고등학생이 아니고, 남자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뜻한다.
언뜻 보기에 이상하지만, 남녀공학에 다니는 남학생을 남고생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감이 나쁘고 부정적인 어감을 내포하고 있어서 자주 쓰이지 않는다.
용례 길동이가 남고생이 되더니 여자만 밝혀!
참 여고생
담임- 월급 조금 더 받고 마흔 명의 아이들을 인솔해야 하는 불쌍한 존재.
까닭에 괜히 종례를 길게 끌거나 신경질을 부리는 등의 정신 질환을 보이기도.
참 종례
대걸레- 힘든 일은 빗자루에 떠넘기고 자신은 유유자적하며 바닥을 활보하는 물체.
물을 매우 좋아하여 날마다 물을 먹지만 그 때문에 몸이 더러워지고 탈모 증상이 생겨 결국 죽게 된다.
죽어서는 몽둥이를 남긴다.
반장- 학기 초마다 뽑는다. 주로 피자나
햄버거를 쏘는 업무를 담당하며 가끔씩 선생님의 심부름을 하곤 한다.
"생각해 보겠다"- ‘거절’과 같은 말.
사례 교장이 상위권 학생들과 면담한 일이 있었다.
교장: 그래. 이야기는 잘 들었다. 이제, 뭐 건의할 게 있으면 말해보게.
학생: 이제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단축수업을 실시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장: 생각해보겠네.
이 대화는 수능 한 달 전쯤에 있었지만 결국 단축수업은 단 며칠만 하고 수능을 보았다.
동 검토해보겠다.
삼위일체 가설- “내신-모의고사-수능
성적은 하나이다.”는 가설. 내신이 부족하여 수능대박을 꿈꾸는 이들에겐 좌절을 주는 가설이다.
참 모의고사, 내신
생활기록부- 학생들의 온갖 단점들이
장점으로 바뀌어 미사여구로 수식되는 문서를 말한다. 대학에 보여주기 위한 대외용 문서이다.
예
- 잠이 많다 → 과묵함.
- 문제아 → 창의성이 뛰어남. 활발하고 교우 관계가 좋음.
- 자폐아 → 성실하고 말이 없음.
Note 생활기록부 사본을 발급받는데 수수료가 몇 백원 든다.
선거 4원칙- 학생회장 선거할 때의 행동 수칙.
수능 난이도- 수능의 어려운 정도.
언론에서는 수능이 쉬우면 상위권이 변별력이 없다고 하며, 어려우면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언제나 수능은 어렵거나 쉽기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다.
먼저 2001년에 실시한 2002학년도 대입 수능에 대한 기사이다.
"난이도 조절실패 죄송"
두번째로, 2004년에 실시한 2005학년도 대입 수능에 대한 기고
글이다.
[기고] 修能난이도 혼란 "죄송"
언제나 죄송으로 통한다.
종례- 담임의 기분에 따라 엿가락처럼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는 공허한 시간.
탄핵(안)- 반장이 피자를 쏘지 않을 경우 아이들이 반장을 다굴하는 현상을 가리킴
피자- 반장의 존재를 대변해주는 말.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반장은 자신이 학기중에 피자를 몇 번이나 쐈는지 반성해 보는 것이 좋다.
班長班長 (반장반장)
피자現也 (피자현야)
若不現也 (약불현야)
燔灼而喫也 (번작이끽야)
반장아 반장아
피자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참 이 노래의 심화된 이해와 감상은 시편의 구지가를 참고하라.
학교 운영체제- 당의 3성 6부제를
모방했으나 명나라 때의 황제 중심으로 운영되던 체제와 유사하게 변형되어 있다 - 견제기관이 별로 없다.
- 교무회의는 교감이 주관하는 회의이다.
- 학생회는 이 사전의 ‘학생회’를 참고하기 바란다.
- 학부모회는 독특한 견제 기관이다. 두발규제 문제에는 언제나 학교의 입장을 따르며 대학 입시에 관련된 사항은 최대한 학생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한다. 물론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것은 학생이 편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학생들을 고된 스파르타식 합숙’ 시키는
것에 찬성할 지도 모른다.
- 전교조는 교장과 교육부를 주로 견제하는 기관이다. 전교조의 목적에 상충되는 것을 단호하게 견제한다. 이에 대해서는 본 사전의
‘교육혁명’을 참고하기 바란다.
- 행정부는 행정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생활지도부는 그 아래에 선도부를 하위 조직으로 두고 있다.
Note 6부는 꼭 6개가 아닐 수 있다. 학교에 따라서 자유롭게 부를 만들고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도표에 나온 6개의 부는 거의 있을 것이다.
학생회- 자유주의 원칙에 따라 학교에서 세운 어용단체.
- 두발자유화를 하겠다.
- 급식을 개선하겠다.
- 학생회를 적극 운영하겠다.
- 매점을 더욱 업그레이드 하겠다.
- (남학교의 경우) 여학교와 교류를 증대하겠다.
화분- 환경미화 때 사게 되는 그릇.
그릇 안에 담긴 식물은 죽게 된다.
○○이- 학생들이 선생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
단, 이 호칭을 선생들 앞에서 쓰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있을 수 있다.
예 영훈이, 영만이,
용환이, 돌팔이, 지연이 등
○○○- 학생들이 선생을 격식 있게 부르는
말. 선생에 따라 이것을 용인하고 용인하지 않고 여부가 다르므로 조심해야 한다.
예 박영훈, 김영만,
이용환, 홍길동, 구지연 등
○○○ 선생님- 학생이 선생을 최대한의 격식을 갖추어 부르는 말. 이것은 선생들 앞에서 써도 큰 문제가 없다.
○선생- 학생들끼리, 또는 선생들끼리 쓰는
호칭. 서로 다른 계급끼리는 쓸 수 없다. 학생들 끼리 쓸 때는 두 가지 용법이 있다.
1) 위험한 인물을 부르는 말.
2)
거리를 둘 때 쓰는 호칭.
예 홍선생
유 ‘그’, 홍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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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에서 흥미있는 기사로 다뤄지고 있는 학교 대사전을 드디어 나도 읽었다. 다 복사해오기에는 그 양이 조금 많은 것
같아 어느 정도만 발췌한다.
수험생- 고3, 재수생, 삼수생, 장수생, 40대 중년의 아저씨, 반수생, 제대병 등 여러 사회 계층의
인물 군상을 통틀어 표현할 수 있는 함축성이 뛰어난 단어이다. 보통 고3, 재수생 등을 가리키는 좁은 의미로 사용된다. (주)소성학원에서 배포한
‘수험생의 특징’에는 수험생의 특징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독서량이 엄청나게 증가한다: 평소 읽지 않던 소설부터 시작해서 평소 읽던
만화, 판타지, 무협지까지 너무도 재미있게 보이게 되어 독서량이 급증.
효성이 지극해진다: 엄청나게 발단한 감각 ‘눈치’를 사용하여
부모님의 잔소리를 막는다. 더 나아가 ‘쇼잉(showing)’과 ‘텔링(telling)’의 기술까지 구사하여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즐겁게
한다.
인격이 훌륭해진다: 대수능이 가까워짐에 따라 해탈하여 속세의 더러움에서 벗어난다. 사람됨이 매우 느긋해진다.
우정이
돈독해진다: 전날 몇 시에 자고 어느 정도 공부했다는 대화를 나눈다. 진심에서 우러난 대화도 있지만 아닌 것들도 종종 존재한다. 대수능이
가까워짐에 따라 불안심리에 빠져 ‘다음 한 해’를 ‘함께’할 친구를 찾으려 접근하는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상 (주) 소성학원
자료에서 발췌
바이오 리듬- 일부 수험생들이 재수론의 근거로 삼는 황당한 이론. 자신의 바이오 리듬 곡선이 대수능 날 크게 하락하는
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시험을 망친 것이지 결코 실력이 없어서라고 말하지 않는다.
박수- 딴청피면서 괜히 교장 훈화를 듣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한 수단. 우리에게는 누가 조회 시간에 나와 상을 받느냐 보다 박수를 몇 번 칠 것인가가 더 관심거리다.
반감기- 교실에서 수업을 집중해서 듣고있는 학생 수가 원래의 반으로 줄어드는데 소요되는 시간. 지루한 과목일수록 반감기가
짧다.
반란- 분노가 가득 축적된 학생이 교사에게 반기를 들고 대드는 현상. 교권 신수설에 전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재빠른 무력진압으로 아직까지 민중봉기로 번진적은 없으며 실패시 반란 주동자는 무력으로 제압되거나 학교 밖으로 탈출한다.
반장- 학기 초마다 뽑는다. 주로 피자나 햄버거를 쏘는 업무를 담당하며 가끔씩 선생님의 심부름을 하곤 한다.
방송반- 학교의 온갖 잡다한 방송을 도맡아 하는 반. 어떤 기준으로 방송반이 되는지는 베일에 싸여있다. 가끔씩 방송을 하다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여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자 한다. 조회 때 애국가나 국기에 대한 경례 등을 뜸들이며 틀어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방학- 크게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으로 나눌 수 있다. 여름에는 냉방비, 겨울에는 난방비가 크게 요구되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만들어진 제도로 보인다. 방학 숙제로는 초등학교 때는 주로 이비에스를 진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비에스 관련 숙제를 내주었으나 중,고등학교로
학년이 점차 올라가면서 분량 등에서 그 위력이 점차 감소하게 된다.
백정- 반에서 한두명씩은 존재한다. 벌이나 기타 인간이 아닌
생물체가 등장했을 때 용맹하게 이들을 주로 때려잡는 인물들이다. 신문지말이, 교과서 등등을 활용한다.
부장·부원- 반장이 네임
밸류에 비해 그다지 특별한 일을 하지 않자 학생들이 불만을 품고 봉기할 것에 대비하여 한 사람에 하나씩 나누어준 감투를
뜻한다.
분필1- 흔히 교사들은 비유하기를, 교과서와 필기구는 군인의 무기와 같아서 이것들을 챙겨오지 않는 것은 전쟁터에 군인이
총을 들고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사들은 왜 직접 분필을 챙기지 않는 것일까? 대령의 무거운 총은 졸병이 대신
챙기고 다닌다, 뭐 이런 것일까?
분필2- 학교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재래식 무기. 선생들 중에는 이 무기의 사용에 대한 탁월한
비법을 익혀 메이저 리그 투수급의 우수한 명중률을 자랑하는 이들이 꼭 한명씩 있다.
나비효과- 야간자율학습시간 혹은 수업시간에
사소해 보이는 일이 교실 전체의 전멸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예 :
수업시간에 맨 앞에서 자는 녀석이 발각되지 않음 =>
모두 자게 됨
평소 떠들던 녀석들이 졸려함 => 모두 자게 됨
선생님의 목소리가 작음 => 모두 자게 됨
그
날따라 수업이 너무 지루함 => 모두 자게 됨
전 시간에 수면제가 투여되었음 => 모두 자게 됨
전 시간에 격렬한
운동을 하였음 => 모두 자게 됨
연필- 90년대까지만 해도 학교를 주름잡고 있었던 종족을 이른다. 이들은 언제나 네모난
곽이나 주머니 모양의 천에 담겨 학교를 출입했으며 이 때문에 인간들이 자신을 경외한다고 여겼다.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이 영원할 것으로 믿고
자기계발을 게을리 한 탓에 그 권력을 잃고 말았다. 이제는 거의 멸종위기에 빠져 미술 시간에나 간신히 볼 수 있다.
'▣감동과 깨달음☞ > ◐ 휴식과 여유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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