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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가을 욕심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9. 8.

 

 

 

 가을 욕심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 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 같은 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좋겠네요.
나의 좋은 점, 나의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가을이 내 고향 들녘을 지나가면 좋겠네요.
이렇게 맑은 가을 햇살이 내 고향 들판에 쏟아질 때
모든 곡식들이 알알이 익어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
이제는 내가 나서야겠네요.
내가 먼저 전화하고, 편지 보내고, 선물을 준비하고,
음악을 띄워야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
나도 좋아지겠지요.
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


- 정용철의 '마음이 쉬는 의자'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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