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릅니다 가지 많은 느티나무 지나 떡갈 나무 밑입니다 햇살 먼저 드는 쪽이 붉습니다 이제 막 크레용을 쥐어준 듯 붉은 색 푸른색 사이로 등산객이 지나갑니다 나도 그 뒤를 따라 갑니다 기억 없는 낮꿈처럼 앞서 간 사람이 나무로 보입니다 나무를 올려다 봅니다 그 나무 그늘에 잠겨 몸을 기울입니다 기울인 꿈이 떨어집니다 나는 한참이나 떨어진 나뭇잎처럼 물둘어가는 가을 밖 혼자 남겨질 때도 있는 걸 알겠습니다 혼자 남겨져 저 혼자 넓어진 물소릴 하날 안고 있는 것을 이끼처럼 큰 바위 아래부터 더듬어 온 어둠을 등 마른 어머니처럼 품고 있는 줄을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