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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안다

by 맥가이버 Macgyver 2006. 11. 26.

 

 

 

 

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안다 / 배은미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쳤을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하도 서러워
      꼬박 며칠 밤을 가슴 쓸어내리며 울어야 했을 때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살고 싶었을 때
      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

      짚시처럼
      허공에 발을 내딛은 지난 몇 달 동안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사람이 없었으며
      사랑받고 싶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필요했으며
      필요한 누군가가 나의 사랑이어야 했다

      그립다는 것이
      그래서 아프다는 것이
      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을
      혼자가 되고부터 알았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그 모질게 내 뱉은 말조차 이제는 자신이 없다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그나마 사랑했기에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마저 없었을 땐
      숨을 쉬는 고통조차 내 것이 아닌
      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