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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정말 좋은 사람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1. 20.

 
 

정말 좋은 사람 / 박노해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거나  
탐스러운 과일이 달린 나무 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 이치로  
아름답고 향기나는 사람에게
사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상대를 위해 아량을 베푸는 너그러운 사람.  
그래서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함께 있고 싶어집니다.

그 향기가 온전히
내 몸과 마음을 적시어 질 수 있도록,  
그리하여
나 또한 그 향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스치듯 찾아와서 떠나지 않고
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고.
소란피우며 요란하게 다가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훌쩍 떠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소리없이, 조용히, 믿음직스럽게  
그러나 가끔 입에 쓴 약처럼 듣기는 거북해도  
도움이 되는 충고를 해 주는 친구들이 있고  
귓가에 듣기 좋은 소리만 늘어놓다가  
중요한 순간에는
고개를 돌려버리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어떤 사람들이 머물러 있습니까?  
있을 땐 잘 몰라도 없으면 표가 나는 사람들,  
순간 아찔하게
사람을 매혹시키거나 하지는 않지만  
늘 언제봐도 좋은 얼굴,
넉넉한 웃음을 가진 친구들,  
그렇게 편안하고 믿을만한 친구들을
몇이나 곁에 두고 계십니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가깝고 편안한 존재인지  
그러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싶습니다.  

두드러지는 존재,
으뜸인 존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오래 보아도 물리지 않는 느낌,  
늘 친근하고 스스럼 없는 상대,  
그런 친구들을 곁에 둘 수 있었으면,  
그리고 나 또한  남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위 사진은 2007년 1월 02일(화) 북한산/북악산 연계산행 時

'관봉 정상'에 올라 '백운대'를 쳐다보며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