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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비워가며 닦는 마음 / 지학스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1. 27.

 
 
  비워가며 닦는 마음 / 지학스님…─━★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비워가며 닦는 마음이다.


비워 내지도 않고 담으려 하는 욕심,
내 안엔 그 욕심이 너무 많아 이리 고생이다.


언제면 내 가슴 속에
이웃에게 열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수수한 마음이 들어와 앉아 둥지를 틀고
바싹 마른 참깨를 거꾸로 들고 털 때
소소소소 쏟아지는 그런 소리 같은 가벼움이
자릴 잡아 평화로울까.


늘 내 강물엔 파문이 일고
눈자국엔 물기 어린 축축함으로
풀잎에 빗물 떨어지듯 초라하니
그 위에  바스러지는 가녀린 상념은
지져대는 산새의 목청으로도

어루만지고 달래주질 못하니
한입 베어 먹었을 때

소리 맑고 단맛 깊은 한겨울 무,
그 아삭거림 같은 맑음이 너무도 그립다.


한 맺히게 울어대는 뻐꾸기 목청처럼
피 맺히게 토해내는 내 언어들은
죽은 에미의 젖꼭지를 물고 빨아내는
철없는 어린 것의 울음을 닮았다.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곧 나다.


육체 속에, 영혼 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것도 역시 나다.


나를 다스리는 주인도,
나를 구박하는 하인도,
변함없는 나다.


심금을 울리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외침, 외침들
그것도 역시 나다.


나를 채찍질 하는 것도 나요,
나를 헹구어 주는 것도 나다.

 


위 사진은 2007년 1월 18일(목) 원주 치악산 산행 時

'비로봉'을 오르다가 '상고대' 터널을 지나며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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