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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비 오는 날의 일기 / 이정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3. 4.

 

 

 비 오는 날의 일기 / 이정하   

 

      그대가 날 부르지 않았나요.

      하루 종일 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이런 날 내 마음은

      어느 후미진 찻집의 의자를 닮지요.

      비로소 그대를 떠나

      나를 사랑할 수 있지요.

       

      안녕 그대여,

      난 지금 그대에게

      이별을 고하려는 게 아닙니다.

      모든 것의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지요.

      당신을 만난 그날 비가 내렸고,

      당신과 헤어진 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으니

       

      안녕, 그대여.

      비만 오면,

      소나기라도 뿌리는 이런 밤이면

      그 축축한 냄새로 내 기억은 한없이 흐려집니다.

      그럴수록 난 당신이 그리웁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안녕 그대여,

      그대가 날 부르지 않았나요.

      비가 오면 왠지 그대가 꼭 나를 불러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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