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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산 / 김용택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6. 20.

♣ 산 / 김용택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 색 구절초 꽃 곁을 지날 때 구절초 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 지는 꽃이야
너도 이렇게 꽃 피어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너도 뿌리를 내려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밑을 지날 때 구름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아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네
산은 말이 없었네
산은, 지금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네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7년 6월 06일(수) '북한산성 16성문 순례' 時

의상능선 증취봉에서 용출봉 위로 지는 낙조를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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