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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울음소리 / 도종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6. 26.

♣ 울음소리 / 도종환

 

  


지금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울고 있습니다.


아무도 메꾸어 줄 수 없고
누구에 의해서도 채워질 수 없는
가슴 빈 자리 때문에

홀로 울고 있는 이가 있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고통에 낯설지 않는 것이라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은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그의 울음이 너무 커서 지금은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쓰러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바꾸어 설 수 없고
누구도 대신 갈 수 없는 길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묻고
뜨거운 돌자갈 길을 걸어오며

가슴을 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픔을 이기는 길은

아픔까지 사랑하는 것이라고
절망을 이기는 길은

 절망 끝까지 싸워 나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도
지금 그들에게는 이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금 서로 손잡아 주어야 할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먼저 눈물 흘린 사람과
지금 눈물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7년 6월 06일(수) '북한산성 16성문 순례' 時

의상능선 증취봉에서 용출봉 위로 지는 낙조를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