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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산을 오를 땐

by 맥가이버 Macgyver 2007. 6. 29.

맥가이버 산을 오를 땐 / 김택근 맥가이버

 

  



오름길이 느리다고 재촉하지 마십시오.


가을 산행은 목표를 잡고 힘써 오르기보다는
시간을 정해놓고 천천히 그리고 사색하며 오를 일입니다.


숨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산새들 소리,
어쩜 나무와 바위들의 속삼임까지도 들어볼 일입니다.
그 소리들이 들릴 때 산과 나는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야호"를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그래요,
이 맛에 산을 오른다 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산꾼들의 예의는 아니거든요.


고함소리에 놀란 새들은 품고 있던 알을 버리고 떠나며
동물들은 서식지를 등지고 종적을 감춘다는 사실입니다.
내 집에 하루 종일 손님들이 찾아와
떠들고 고함치면 집안의 가족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을 오를 땐
필요 이상의 말을 자제하고
꼭 해야 할 말은 작은 소리로 속삭여 보세요.
조용히 산과의 교감을 느끼면서 말이죠.


정상에 서서 저 아래 세상을 바라보고
그리고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세요.
무엇을 느끼셨나요?


산에 올라온 성취감을 소리로 발산하기 보다는
이 넓은 세상에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확인했다면
왜 겸손해야 하는지,
왜 조용히 산을 올라야 하는지
느끼셨을 테니까요.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7년 6월 06일(수) '북한산성 16성문 순례' 時

의상능선 증취봉에서 용출봉 위로 지는 낙조를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