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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빈 산 / 김지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2. 23.

 
 
 
    빈 산 / 김지하   

 

 

  

빈 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저 빈 산

해와 바람이

부딪쳐 우는 외로운 벌거숭이 산

아아 빈 산

이제는 우리가 죽어

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아득한 산

빈 산

 

나무 길어라

대낮 몸부림이 저 흙 속에

저 침묵한 산맥 속에

숨어 타는 숯이야 내일은 아무도

불꽃일 줄도 몰라라

 

한줌 흙을 쥐고 울부짖는 사람아

네가 죽을 저 산에 죽어

끝없이 죽어

산에

저 빈 산에 아아

 

불꽃일 줄도 몰라라

내일은 한 그루 새푸른

솔일 줄도 몰라라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8년 2월 14일(화)

경기도 포천/동두천의 '왕방산/국사봉/소요산 연계산행'을 다녀오면서

'소요산 정상 의상대(587m)에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며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