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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山과길의 글·시

산山 위에서 / 도종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2. 27.

 
 
 
    산山 위에서 / 도종환   

 

 


山꼭대기에 서서 보아도 山의 안 보이는 곳이 있다.

웅혼하게 뻗어 있는

밀려오고 밀려간 山자락의 내력과

육중함을 평범함으로 바꾼 그 깊은 뜻도 알겠고

영원하다는 것은 바로 그 평범하다는 데 있는 것도 알겠는데


山이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올라서서 보아도

다 못 보는 구석이 있다.


山 아래 살면서 내 집 창으로 山을 보거나

일터를 오가는 길에 서쪽 벼랑에서 늘 보아오던 모습으로

언제나 그 山을 잘 아는 것처럼 말해왔는데


잘 안다는 그 짧음 한쪽에서만 보아온 그 치우침을

오늘 山 위에서 비로소 깨닫는다.


가까이 있는 山 하나도 제대로 못 보는데,

하물며 사람의 삶에 대해서는 어떠했을까.


꼭대기에 오르기는커녕

말 한마디 깊이 나누어보지 못하고도

얼마나 많은 편견을 사람들에게 쏟아부었던가


山꼭대기에 올라서서 보아도 다 못 보는 구석이 있는 것을.

 

늘 언제나 항상 변함없이

  

위 사진은 2008년 2월 14일(화)

경기도 포천/동두천의 '왕방산/국사봉/소요산 연계산행'을 다녀오면서

'소요산 정상 의상대(587m)에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며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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