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영산 지리산에 ‘길’이 열렸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둘레 800리(300여 km)를 한 바퀴 도는 ‘지리산길’은 국내 첫 장거리 도보 트레일(trail)이다.
경남 함양 산청 하동군,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등 3개 시도, 5개 시군 100여 개 마을을 잇는다.
지리산생명연대 부설 사단법인 ‘숲길’(이사장 도법 스님)이 지난해 4월 산림청 녹색자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전체 예산은 100억 원.
지리산 일대의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병행해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을 둥글게 연결한다.
2011년 완공 예정.
전체 트레일 노선의 고도는 구례군 토지면이 50m로 가장 낮고 하동군 악양면 형제봉이 1100m로 제일 높다.
‘숲길’과 산림청은 지리산길 시범구간인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매동마을과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세동마을 구간 20.78km를 완공하고 최근 개통식을 가졌다.
이 길은 남원과 함양을 잇는 옛 고갯길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고 주변에는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11개의 산촌마을, 절 등이 있다.
숲길 측은 시범구간을 ‘다랭이길’(10.68km)과 ‘산사람길’(10.1km)로 나눴다.
다랭이길은 마을과 다랑논 사이를 걸어가도록 돼 있고, 산사람길은 빨치산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숲길이다.
숲길 기획팀 조회은 홍보담당은 “지리산길 사업은 새로운 개발이 아니라 기존의 가치를 다시 찾고, 우리 조상들이 걸었던 옛길을 조금씩 손질해 이용하는 형식”이라며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는 데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 주민이 함께 참여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지리산길은 도시와 농촌, 자연과 사람을 잇고 수직의 문화를 수평의 문화로, 빠름의 문화를 느림의 문화로 바꾸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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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측은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에 ‘지리산길 안내센터’를 설치했으며 탐방객에게 지리산길의 의미와 내용,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길동무도 해준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리산길은 한국형 트레일의 원형이자 지리산문화권에서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생태벨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내센터 063-635-0850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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