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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지리산 트레일

[창간특집]도법 스님·김용택 시인 지리산 숲길 대담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6. 7.

[창간특집]도법 스님·김용택 시인 지리산 숲길 대담

2008 06/10   뉴스메이커 778호

지리산을 걷다


“걷는 것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과의 대화입니다”


도법 스님과 김용택 시인이 만나 대담을 나눈 5월 27일은 아침부터 장대비가 쏟아졌다. 빗줄기는 굵었지만 하늘은 이상하게도 환했다. 김용택 시인은 “날이 참 맑고 좋다”고 말했다. 비 오는 날을 ‘맑은 날’로 표현하는 시인의 미세한 감각이 역시 예사롭지 않다.

운무가 하얗게 지리산을 에워쌌다. 좀처럼 길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길이 보이지 않는 그 곳에서 길에 대한 질문과 강설이 아름답게 이어졌다. 분노와 한탄, 그리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도법 스님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논리는 단호했다. 김 시인은 투박한 화법으로 참석자를 웃겼지만 실상 그의 이야기 속에 배어 있는 페이소스는 눈물겹다.

도법 스님은 실상사에 머물던 1998년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생태계 파괴 현상을 현대 문명의 위기로 진단, 대안 문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불교의 연기적 세계관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자연과 지역, 농촌,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한 사업을 전개했으니 그것이 이른바 ‘인드라망생명공동체’다.

처음에는 귀농운동으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지리산 마을공동체운동인 (사)한생명, 중·고등학교 대안학교인 실상사 작은학교, 불교계 생활협동조합운동인 불교생협연합체, 회원과 서울 시민을 위한 인드라망생협, 명상 중심의 수련원 귀정사, 귀농학교 교육장인 인드라망교육센터 등 다방면으로 갈래를 치며 발전했다. 이 운동에 참여하는 ‘개미군단’(회원)은 1000여 명, 활동가는 60여 명에 이른다. 지리산 숲길 사업은 2003년부터 시작한 스님의 전국 탁발 순례가 그 아이디어의 단초가 됐다. 그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활동과 그 이념이 이 숲길 사업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담은 5월 27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전북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에서 이뤄졌다.

도법 지리산 숲길은 굴곡이 많은 길이지만 초등학교 3학년 정도면 갈 수 있는 길이에요. 총 연장이 300㎞에 달할 것이므로 중간 중간 숙박할 수 있는 곳도 구상하고 있어요. 이 길은 탐방객들의 도보 여행지기도 하고 지리산 일대 주민들의 생태 자립 마을 공동체를 가꿔내는 장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옛날에는 길이 만남과 소통의 장이었지만 현대의 길은 속도와 생산성만 추구하지요. 생태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만남의 길이 될 수 없어요.

지리산 숲길은 오직 걷기만 하는 길입니다. 지리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리산을 지킬 수 없어요. 자연생태적 가치와 공동체 가치를 중심에 두고 지리산 지역 섬진강과 경호강 안의 자연공동체, 이웃공동체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죠. 원래 안보다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지리산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는 산 기슭에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기 때문에 농촌공동체 문화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숲길입니다. 그 길은 얼핏 원시적인 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굉장히 걷기 편하고 과학적인 길이지요.


도법 20세기에 추진했던 개발과 성장 중심의 사회 발전 형태는 대재앙이에요. 생명·평화·공동체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미래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자는 것이 바로 지리산 숲길 만들기의 취지입니다. 2003년 3월 지리산 노고단에서 시작한 탁발 순례가 지리산 길 구상의 단초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찰의 삶과 문화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생명을 지키는 일을 수행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있었어요. 원래의 안은 섬진강, 경호강 순례길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다소 축소되었습니다.

산을 오르는 것과 산 주변을 걷는 것 사이에는 가치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산을 즐기는 두 가지 방식에는 삶에 대한 입장과 태도가 개입돼 있다고 봅니다.


도법 등산문화는 정상을 향해 몰려드는 것이지요. 산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행태입니다. ‘산을 정복한다’는 만족감은 사실 부질없는 환상일 뿐입니다. 도대체 산을 어떻게 정복한다는 말인가요. 먹고 놀자 식의 관광문화도 문제입니다. 이래 가지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갈 수 없죠. 자기 성찰과 걷는 문화를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지리산을 순례하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 마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 친구와 친구, 아이들과 지역 주민이 만나는 장이 숲길 순례입니다. 아주 풍부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저절로 터득하게 돼 있어요.

아름다운 길이 사라지고 있어요. 길에는 자동차만 가득하죠. 아름다운 석양이나 무지개, 흐드러지게 핀 꽃과 같은, 우리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길의 친구들이 사라졌습니다.

도법 우리나라 도로 정책은 국도 4차선 정책이에요. 4차선 공사하면서 많은 아름다운 길이 사라졌습니다. 구례 하동간 섬진강 꽃길이 대표적이지요. 지자체와 지역 주민은 4차선 공사를 지지하지요. 새만금은 전국적인 반대 여론에 부딪혔지만 지역 주민들은 찬성했잖아요. 그것과 같은 이치로 아름다운 2차선 길을 폐지하자는 겁니다. 안목과 철학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어요. 지리산 길은 어디를 가기 위한 길이 아닙니다. 걷기 위해 만든 길이죠. 걷는 것이 목적입니다. 현대인은 걸음을 잃어버렸어요. 걸음을 통한 성찰의 기회도 상실했죠.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누구나 오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숲길 순례는 걸음 자체를 즐기면서 이 길 위의 모든 것을 만끽하게 합니다. 길 위, 길 주변의 자연, 문화, 사람, 문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요. 시를 외고,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걷는 것은 보는 것입니다. 시골길을 걸으면 대상이 눈에 나타납니다. 상대가 있는 것이죠. 자아만이 아닌… 상대를 바라보는 여유가 생기는 겁니다. 자기 발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게 곧 성찰의 단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대단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사람들은 바라보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을 상실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TV에서 본 것만 그리려고 하지요. 걷는 것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과 대화하는 일입니다. 지리산에는 마을이 있지요. 그 마을의 삶의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리산 숲길은 마을 문화를 복원, 생성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죠.

저는 논두렁 길 걷는 것을 좋아해요. 거기엔 온갖 생물이 있지요. 마을 하나를 자세히 보는 것도 가능해요. 아주 설득력이 있는 사업입니다. 도법 스님 혼자 걸으면 재미 없지요. 모든 사람을 위한 길이 생긴다는 것은 너무나 가슴 벅찬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길을 상업적 욕심으로 망칠까봐 두렵습니다.

도법 이 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또 하나의 목적은 도시 문명을 구제하자는 겁니다. 농촌공동체가 살아야 도시가 살아요. 농촌공동체를 되살리는 길… 어떻게 가능할까요. 도시인들로 하여금 이 길을 통해 직접 몸으로 자연생태를 만나고 경험하게 하는 겁니다. 건강하고 책임 있는 소비자가 되게 하자는 것이지요. 이 길을 통해 도시인의 각성을 호소해야 합니다.

지역 주민들은 자연과 마을공동체에 대해 의외로 무지해요. 이들로 하여금 지역의 문화적·생태학적 가치에 눈뜨게 하자는 취지도 있습니다. 농부로서 자기가 선택한 삶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게 만드는 길이 바로 이 현장입니다.

농촌공동체를 살리는 길은 상당히 절망적이에요. 농촌에는 사람이 없죠. 일하고 먹고 노는 공동체가 사라졌습니다. 지리산 길의 문화지리학적 가치는 그 공동체를 살리는 일인데 마을과 마을을 이어갈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길입니다. 그런 네트워크가 도시인들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봐요.

도법 자연생태적 가치, 이웃의 가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상대의 존재가치를 무시한 이기성이 횡행하지요. 이 길을 통해 만나야 하는 문화는 이웃 사촌과 품앗이 정신입니다. 숲길을 걸으면 역사 속에서 마을과 마을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통적 의미의 길은 이웃과 이웃, 집과 생산 현장을 연결하는 길이지요. 그 길을 통해 우리 문명사의 모든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온갖 이야기가 거기에 서려 있습니다. 고향처럼 그리워할 수 있는 따뜻한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어요. 그런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순례 문화 정착이 필요합니다.

요즘엔 시골에도 골목길, 돌담길이 사라졌어요. 그러나 지리산 주변에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마을에 살아 있는 구체적인 역사와 문화를 복원해야 해요. 엄청난 지리산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가 사라지게 해서는 안돼죠.

도법 곧 실상사 중창 사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실상사를 복원하기 위해 이 근방의 생태지도를 정확히 그려야 한다고 해요. 당산나무와 정자나무, 부잣집 터, 동네 처녀 총각 연애하던 곳 등등 인간이 살면서 생긴 애환들을 읽을 수 있는 생태지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야 실상사를 제대로 복원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제가 연작으로 쓰고 있는 책 ‘진메마을 이야기’가 그런 생태지도예요. 저는 물 길 속 바위 모습까지 다 기억하고 있거든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책에 그림을 보태 진짜 생태지도를 그리자고 생각했어요.

도법 성대 건축과 대학원 교수와 학생들이 보름간 머물면서 실상사 주변의 생태지도를 그린다고 합니다. 실상사 역시 이곳 자연과 문화의 일부분이니까요. 생태지도는 주민들의 참여가 바람직합니다. 생태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지역을 사랑하고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리산 길은 빨치산 길이기도 합니다. 제 고향에는 6·25 당시 남로당 전북도당 본부가 있던 회문산이 있어요. 그 산을 중심으로 숱한 살육이 벌어졌지요. 아직도 빨치산 위령제를 지냈다고 감옥에 간 교사가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좌와 우의 문제도 이젠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도법 저는 좌우 합동 위령제를 지내고 있으니 잡혀갈 염려는 없습니다(웃음). 좌와 우의 문제는 아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봐야 해요. 강대국에 의한 이념 대립에 희생된 사람들입니다. 좌익도 우익도 다 희생자라는 것이죠. 어느 한 쪽만 옳다고 보는 것은 객관적인 시각이 아닙니다.

지리산은 산을 중심으로 문화를 형성한 유일한 곳입니다. 산이 순하기 때문이죠. 이곳 사람들은 다 산업이 비슷하니까. 도(道)가 달라도 친구처럼 지내지요. 걱정스러운 일은 지리산 숲길에 사람들이 모여들면 구석구석에 식당 여관 민박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도법 숙박시설을 만든다고 해도 마을의 집을 활용하자는 것이죠. 트레일 주변 경관을 헤치는 상업시설을 막기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가 있어야 해요.

전국의 아름다운 강, 산, 바위, 나무, 길을 지키는 운동이 필요해요. 당산나무와 정자나무에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를 보존해야 합니다. 그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산문시, 한 마당 판소리예요.

도법 지리산 주변엔 마을마다 오래된 나무가 있어요. 마을 회관이지요. 언론 기관 역할도 해요.

마을 뒤 느티나무가 당산나무죠. 그 나무는 마을의 나이와 비슷해요. 그걸 심어놓고 마을을 만든 거죠. 정자나무는 느티나무도 있지만 팽나무·소나무·참나무를 심기도 해요. 우리 동네는 강가에 심어놨어요. 아이들이 물가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나 노인들이 감시하기 위해서죠. 정자나무는 여론 수렴 기관입니다. 돼지 한 마리를 잡아도 한 달은 걸리죠. 풍성한 논의가 이뤄지는 현장입니다. 마을의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곳이죠.

도법 지리산 길은 아직 평안하지만 세상은 어지럽기 그지 없습니다. 대통령을 아무래도 잘 못 뽑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 시장 5년 한 그분을 서울 시민들이 많이 지지했어요. 이해가 되지 않아요. 이 사회의 지식인과 종교인의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 여론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문제입니다. 대중들을 한국 사회의 지식인들이 곡학아세한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 정치세력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 사회 지식인과 종교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책임 있는 대답을 내놔야 합니다. 철학의 빈곤, 가치의식의 부재… 이 대통령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 지식인들이 있나요? 이명박 정권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가 된 사람들이 관직을 출세의 길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인사의 난맥상이 정치·철학의 빈곤과 함께 집권 불과 100일 만에 훤하게 드러났어요.

도법 운하를 왜 만들려는 걸까요. 좋은 나라 만들자는 건데… 그것으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것인데요. 반대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대답해요. 결국은 가치의식의 문제입니다. 더 많이 갖고 더 편리하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사회라는 신념… 반대로 자연과 이웃과 함께, 친구·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상반된 가치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는 이웃이 무너지든 말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지리산 숲길을 만든 사람들의 문제의식과 전혀 다른 거죠. “미국산 쇠고기 안 사먹으면 된다”는 발언은 자신이 대통령 자격 없다고 고백한 것과 같아요.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지요. 한반도 운하는 민족사 전체에 걸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올해는 ‘생명평화의 눈으로 본 한반도 운하 문제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탁발 순례’를 기획하고 있어요. 서울·경기를 200일에 걸쳐 그 화두를 갖고 도보 순례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도법 스님은 한국 불교 개혁과 생명평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는 제주에서 4·3사건 희생자의 유복자로 태어났다. 18세에 전북 김제 금산사로 출가했고 봉암사와 송광사 등에서 10년 이상 수행했다.

1990년 수경 스님, 현응 스님 등과 함께 수행단체인 ‘선우도량’을 발족시켰으며, 1994년 조계종 개혁불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998년 조계종 분규 당시 산에서 불려나와 총무원장 권한대행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사태를 정리한 뒤 홀연히 선방으로 돌아갔다.

1995년 전북 남원 지리산 자락에 있는 실상사 주지로 부임, 귀농학교 등을 설립하며 생명공동체 운동에 나섰다. 2000년 2월 시작한 ‘지리산 좌우대립 희생자를 위한 1000일 기도’를 통해 생명평화라는 화두를 얻었다. 2004년 3월 실상사 주지의 소임을 내려놓고 5년째 전국을 걸으며 ‘생명평화 탁발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가 비인간화와 생명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순례에 나섰다. 현재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지리산 생명평화결사’ 탁발순례단장, 사단법인 ‘숲길’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김용택 시인은 1948년 전북 임실에서 출생했다. 섬진강을 무대로 한 아름다운 시를 많이 써 한국시의 중요한 전통을 잇고 있는 시인이다. 대중적인 호응도 열렬해 수많은 독자가 그와 그의 시를 따른다. 1968년 순창농림고를 졸업하고 1970년부터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올해로 38년째 교편을 잡은 그는 그 세월 중 20여 년이나 2학년 ‘꼬맹이’들의 담임을 맡아 함께 뒹굴었다. 평소 2학년을 “깨끗한 영혼, 이슬을 단 풀잎”이라며 무척 아꼈다. 그는 ‘영원한 2학년’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섬진강 상류지역, 전북 임실군 덕치면 덕치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 시인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교직을 그만둔다. 6·25 혼란 중에 실제 나이보다 세 살 적게 호적에 올려져 법적으로는 1951년생이다. 정년까지 4, 5년은 더 남은 셈이지만 평소 계획대로 예순이 되는 해에 교직을 떠나기로 했다. 주요 작품과 저서로는 ‘콩 너는 죽었다’(동시집), ‘풍경일기’(산문집)와 시집 ‘섬진강’ ‘맑은날, 꽃산가는 길’ ‘누이야 날이 저문다’ ‘그리운 꽃편지’ ‘그 여자네집’ ‘강같은 세월’ 외 다수가 있다.

<글·한기홍 편집위원 glutton4@naver.com>
<사진·유성문 편집위원 rotack@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