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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글 모음

비에 관한 명상 수첩/우리말로 알아본 비의 종류/비와 함께 듣는 노래

by 맥가이버 Macgyver 2008. 6. 12.
 
 

비에 관한 명상 수첩 / 글 : 이외수

 

  

1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된다.

매몰되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나지막히 울고 있다.

잠결에도 들린다.

 

2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된다.

비는 서랍 속의 해묵은 일기장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무리 간절한 그리움으로 되돌아 보아도

소급되지 않는다. 시간의 맹점이다.

일체의 교신이 두절되고 재회는 무산된다.

나는 일기장을 태운다. 그러나

일기장을 태워도 그리움까지 소각되지는 않는다.

 

3

비는 뼈 속을 적신다.

뼈저린 그리움 때문에 죽어간 영혼들은 새가 된다.

비가 내리는 날은 새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날 새들은 어디에서 날개를 접고

뼈저린 그리움을 달래고 있을까.

 

4

비 속에서는 시간이 정체된다.

나는 도시를 방황한다.

어디에도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도시는 범람하는 통곡 속에서 해체된다.

폐점시간이 임박한 목로주점.

홀로 마시는 술은 독약처럼 내 영혼을 질식시킨다.

집으로 돌아와 바하의 우울한 첼로를 듣는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날이 새지 않는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목이 메인다.

 

5

우리가 못다한 말들이 비가 되어 내린다.

결별 끝에는 언제나 침묵이 남는다.

아무리 간절하게 소망해도 돌아갈 수 없는 전생.

나는 누구를 사랑했던가.

유배당한 영혼으로 떠도는 세속의 거리에는

예술이 암장되고 신화가 은폐된다.

물안개 자욱한 윤회의 강변 어디쯤에서 아직도

그대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가.

나는 쓰라린 기억의 편린들을 간직한 채

그대로부터 더욱 멀리 떠나야 한다.

세속의 시간은 언제나 사랑의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말로 알아본 의 종류 

 

* 안개비 - 안개처럼 눈에 보이지 않게 내리는 비.

* 는개비 - 안개보다 조금 굵은 비.

* 이슬비 - 는개보다 조금 굵게 내리는 비.

* 보슬비 - 알갱이가 보슬보슬 끊어지며 내리는 비.

* 부슬비 - 보슬비보다 조금 굵게 내리는 비.

* 가루비 -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 잔비 - 가늘고 잘게 내리는 비.

* 실비 - 실처럼 가늘게, 길게 금을 그으며 내리는 비.

* 가랑비 - 보슬비와 이슬비.

* 싸락비 - 싸래기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 날비 - 놋날(돗자리를 칠 때 날실로 쓰는 노끈)처럼 가늘게 비끼며 내리는 비.

* 발비 - 빗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비.

* 작달비 - 굵고 세차게 퍼붓는 비.

* 장대비 - 장대처럼 굵은 빗줄기로 세차게 쏟아지는 비.

* 주룩비 - 주룩주룩 장대처럼 쏟아지는 비.

* 달구비 - 달구(땅 다지는데 쓰이는 쇳덩이나 둥근 나무토막)로 짓누르듯 거세게 내리는 비.

* 채찍비 - 굵고 세차게 내리치는 비.

* 여우비 - 맑은 날에 잠깐 뿌리는 비.

* 지나가는비 - 소나기.

* 소나기 - 갑자기 세차게 내리다가 곧 그치는 비.

* 먼지잼 - 먼지나 잠재울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비.

* 개부심 - 장마로 홍수가 진 후에 한동안 멎었다가 다시 내려, 진흙을 씻어 내는 비.

* 바람비 -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비.

* 도둑비 - 예기치 않게 밤에 몰래 살짝 내린 비.

* 누리 - 우박.

* 궂은비 - 오래 오래 오는 비.

* 보름치 - 음력 보름 무렵에 내리는 비나 눈.

* 그믐치 - 음력 그믐께에 내리는 비나 눈.

* 찬비 - 차가운 비.

* 밤비 - 밤에 내리는 비.

* 악수 -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 억수 -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 웃비 - 비가 다 그치지는 않고, 한창 내리다가 잠시 그친 비.

* 해비 - 한쪽에서 해가 비치면서 내리는 비.

* 꿀비 - 농사짓기에 적합하게 내리는 비.

* 단비 - 꼭 필요할 때에 알맞게 내리는 비.

* 목비 -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비.

* 못비 - 모를 다 낼 만큼 흡족하게 오는 비.

* 약비 - 요긴한 때에 내리는 비.

* 복비 - 복된 비.

* 바람비 -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비.

* 모다깃비 - 뭇매를 치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 우레비 - 우레가 치면서 내리는 비.

* 이른비 - 철 이르게 내리는 비.

* 늦은비 - 철 늦게 내리는 비.

* 마른비 - 땅에 닿기도 전에 증발되어 버리는 비.

* 봄비 - 봄에 내리는 비.

* 여름비 - 여름에 내리는 비.

* 가을비 - 가을에 내리는 비.

* 겨울비 - 겨울에 내리는 비.

* 큰비 - 홍수를 일으킬 만큼 많이 내리는 비.

* 오란비 - 장마의 옛말.

* 건들장마 - 초가을에 비가 내리다가 개고, 또 내리다가 개곤 하는 장마.

* 일비 - 봄비. 봄에는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비가 와도 일을 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

* 잠비 - 여름비. 여름에는 바쁜 일이 없어 비가 오면 낮잠을 자기 좋다는 뜻으로 쓰는 말.

* 떡비 - 가을비. 가을걷이가 끝나 떡을 해 먹으면서 여유 있게 쉴 수 있다는 뜻으로 쓰는 말.

* 술비 - 겨울비. 농한기라 술을 마시면서 놀기 좋다는 뜻으로 쓰는 말.

* 비꽃 - 비 한 방울 한 방울. 비가 시작될 때 몇 방울 떨어지는 비.

 

   

 

 
 비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01. 세모와네모 - 안개비
02. 햇빛촌 - 유리창엔 비
03. 바람꽃 - 비와 외로움
04. 김범용 - 겨울비는 내리고
05. 버블껌 - 비야비야
06. 채은옥 - 빗물
07. 산이슬 - 밤비야
08. 우순실 - 잃어버린 우산
09. 이은하 - 봄비
10. 도원경 - 이 비가 그치면
11. 조용필 - 내 가슴에 내리는 비
12. 버블껌 - 연가
13. 김세환 - 비
14. 배따라기 - 그댄 봄비를 무척좋아 하나요
15. 이연실 - 소낙비
16. 배따라기 - 비와 찻잔 사이
17. 강인원 - 비오는 날의 수채화
18. 김범수 - 비가 와
19. 최헌 - 가을비 우산속에
20. 윤형주 - 어제내린 비
21. 김범수 - 비처럼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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