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면산(牛眠山)에 대하여...
1. 명칭과 연혁
우면산은 서초구 서초동·방배동·우면동·양재동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산모양이 소가 졸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면산의 부분 이름으로 갓바위가 있는 산이라 하여 ‘관암산(冠岩山)’,
산이 도마와 같이 생겨서 붙여진 ‘도마산’, 옛날에 활을 쏘던 사정이 있던 곳으로 ‘사정산(射亭山)’,
수정이 채굴되었다 하여 ‘수정봉(水晶峰)’ 등이 있다.
또 졸고 있는 소의 낭심에 해당하는 곳이라 하여 ‘알봉’이라 하는데,
이는 우면동 큰말과 밤애에 각각 하나씩 있다.
또 조선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태를 묻은 산이라 하여 '태봉(胎峰)'이 있다.
우면산의 남쪽 기슭은 청동기시대 유적인 지석묘가 있어
이 지역이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의 삶의 터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남쪽 갓배(대한교원복지회관 앞 언덕)에는 전형적인 탁자식 지석묘가 있었다.
이 부근은 속칭 ‘고름장바위’라고 부르며, 지석 바로 위에는 병풍 같은 바위가 둘려 있다.
이 곳은 인근 양재동·원지동의 지석묘와 관련된 일군의 문화유적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1958·1959년에 조사된 양재동 6기와 우면동 1기의 고인돌은 정식 발굴·조사 한번 거치지 못하고,
서울시에 편입되면서부터 도시계획에 의하여 밀려나서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다.
우면산 북쪽 기슭 서초동 산 140-2호에 위치한 대성사는
침류왕 원년(384) 백제에 처음 불교를 전파한 동진(東晋)의 고승 마라난타가 주석한 대성초당 터로 알려져 우리나라 불교 전래의 성지로 주목된다.
조선시대에 들어서 우면산 기슭에는 구전되는 개국공신 정도전의 묘터와
명종 때의 노덕대신(老德大臣) 상진(尙震)의 묘역이 마련되었고, 문화 유씨 4정문이 세워지기도 하였으며,
월산대군의 태가 묻혀 왕실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우면산 동쪽 기슭으로는 삼남대로로 연결되는 양재역이 설치되어
말죽거리·역삼동·양재동 등의 지명이 생겨났다.
우면산의 서쪽으로는 관악산과의 사이에 여우고개(남태령)가 있어
정조가 화성(수원)과 장조(사도세자)의 융릉에 행차하는 길목이 되기도 하였다.
근대에 이르러 우면산은 대성사가 독립운동의 거점이 됨에 따라 일제 경찰에 의해 소실되기도 하였고,
6·25전쟁의 피해를 입기도 하였다.
그후 산 정상에는 미군기지가 설치되기도 하였다.
우면산 일대는 1963년 서울시에 편입된 이래 1970년대말과 1980년대의 강남지역 개발에 따라 고층아파트를 비롯한 각종 도시시설과 정부기관들이 주변을 에워싸면서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각광를 받고 있으며, 따라서 각종 운동시설과 편익시설 등을 설치하여 공원 기능을 하고 있다.
2. 자연생태
우면산 식생분포도
안성 칠현산에서 서북으로 뻗은 한남정맥이 수원 광교산에 이르러 서해안쪽으로 흐르는 산줄기와,
북쪽으로 과천과 서울 강남으로 뻗는 산줄기로 갈라진다.
이 산줄기를 따라 관악산이 우뚝 솟고 그 동쪽에 우면산이 위치하였다.
즉, 남태령고개 동쪽에 있는 산이 표고 293m의 우면산이다.
관악산에서 동쪽으로 뻗은 능선상에 솟아 있는 우면산은
남태령고개길이 넓게 확장되면서 관악산과 완전히 분리되었고,
동쪽의 구룡산·대모산과도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도시개발이 되면서 분리되어 독립된 산이 되었다.
우면산을 에워싼 서초구 일대는 대부분의 기반암이 선캠브리아기에 속한 경기편마암 콤플렉스(편암과 편마암)와 제4기에 속하는 홍적층과 충적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넓은 지역의 편마암은 대체적으로 광역변성작용에 의한 편마암 생성시기를 거쳐, 2차적으로 쥬라기 말기의 대보화강암의 관입 이전의 열변성작용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20m의 기복량이 적은 지역의 편마암류로 구성된 구릉지는 화학적 풍화작용이 진전되어 적갈색 풍화산물의 토양이 형성되었으며 두께는 5m 이하이다.
우면산은 산경이 잘려 도시 속에 고립되어 있지만, 산 속의 여러 계곡에는 옹달샘이 끊임없이 솟아 나와 인근 주민들에게 좋은 약수가 되고 있다.
서초약수를 비롯해서 산골·태극·우면산·장수·덕우·우상·유점·범바위·우암·성불암·성산·성촌약수 등 이름있는 약수터만도 20여곳이 넘는다.
그리고 우면산 남쪽 기슭에는 갓바위·고래장바위·범바위·생여바위·소반바위·얹힌바위·장사바위 등의 바위 이름과 뱀골·능골·마뉘골·범복골·사장(射場)굴·석물터·소반바위골 등의 골짜기 이름이 많이 남아 있다.
암산마을 남서쪽의 깊은 골짜기를 궁골 또는 바람받골이라고 하는데 절터가 있다.
서울의 남쪽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우면산의 북쪽 자락으로 예술의 전당이 있으며 남동쪽으로는 양재 시민의 숲이 이어져 있다.
남쪽으로는 과천으로 이어지는 매우 중요한 녹지로, 우면산의 낮은 지대에는 아까시나무·현사시나무·상수리나무·잣나무 등 주로 인공적으로 심은 나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높은 지역에서는 신갈나무와 물박달나무 등 자연식생이 많이 분포한다.
그리고 우면산 남쪽 기슭의 우면동 595번지 식유촌에 있는 우면동 돌배나무는 높이 18m, 둘레 170cm, 수관직경 9m의 수령 200년 된 나무로서, 돌배나무로는 유일하게 서울특별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도심에서 멀지 않은 우면산에는 유난히 고추잠자리가 많아 어린이들의 자연공부 대상으로 인기가 높다.
숲과 계곡이 보존된 산길을 걷자면 5∼6가지 고추잠자리를 만날 수 있지만 그 중 고추좀잠자리가 제일 많다.
3. 명소와 사적
1) 대성사(大成寺)
대성사는 우면산 산 중턱 서초동 산 140번지 2호에 있다.
대성사가 위치한 우면산은 소년 소녀의 형국을 지어, 이 생기에서 약수가 흘러 나와 두 줄기의 생명수를 이루었다.
백제 침류왕 원년(384) 불교를 전해 준 동진(東晋)의 승려 마라난타가 전도하던 끝에 수토병(水土病)을 얻어 고생하다가, 이 곳에 대성초당을 세우고 이 약수를 마셔 병을 고쳤다고 한다.
그리고 통일신라 때 원효대사가 이 절에 머물렀고,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과 무학대사 등이 약수를 마셔 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조선 명종 때는 보우대사가 이 곳에서 불교중흥을 구상했다고 한다.
또한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계 대표 백용성(白龍城) 스님이 옥고를 치른 후 이 곳에 머물러 독립운동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였다.
6·25전쟁 때 소실되어 1954년 8월에 중건하였다.
절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재 사찰의 총 임야면적은 15,584평이고, 법당 1동과 요사 2동 및 8개 동의 창고가 있다.
대웅전 대신 대각성전(大覺聖殿)이란 현판을 달고 있다.
절 동쪽의 약수터 아랫쪽에는 절이 있던 터가 있다.
2) 전(傳) 정도전(鄭道傳) 묘
서초동 산 23-1 지하철 3호선 양재역에서 서남쪽으로 300m 정도 떨어진 우면산 끝자락에는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묘소로 알려진 묘와 여러 기의 묘가 주위에 있다.
이 곳이 정도전의 묘로 추정되는 근거로는 『동국여지지』 과천현편에 정도전묘 재현동시오리’라는 기록이 있으며, 봉화정씨 족보에도 ‘정도전묘 광주사리현’이라고 되어 있어 두 기록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또 사도감 마을이있던 이 일대에서 예전부터 정도전의 묘로 구전되고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1990년 한양대학교 박물관 발굴조사단도 두터운 회벽에 신체 일부만 있는 피장자 시신의 상태 등으로 보아 정도전의 묘일 가능성이 많다는 보고를 해왔다.
3) 태 봉(胎峰)
태봉은 우면동 291번지 형촌마을 옆에 있는 낮으막한 봉우리로 조선시대 월산대군의 태를 묻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큰 돌항아리에 태를 담은 백자항아리를 넣어 두었으나, 일제 때 일인들이 백자항아리를 일본으로 반출했고, 현재는 돌항아리만 남아 있다는 내용이 일본의 미술 관련 잡지에 실린 적이 있다.
그 잡지에 ‘이 항아리는 2개 밖에 없는 희귀한 항아리인데, 시흥군 신동면 우면리에서 갖고 왔다’고 게재되어 있어 당시의 지명과 일치하고, 태봉의 유래와 백자의 존재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일대는 소가 잠자는 모양이라는 우면산에 둘러싸여 있는 지형으로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4) 이존오(李存吾) 사당
우면산 남쪽 기슭 교육방송국 동편의 우면지구 아파트단지 뒷편 우면동 50-7번지에 석탄 이존오(1341∼1371)의 사당이 있다.
이존오는 고려 공민왕 때 언관(言官)으로, 당시 신돈(辛旽)이 국정을 그르치고 있어도 그의 권세에 눌려 아무도 성토하는 이가 없자, 왕에게 신돈을 몰아내고 국정을 바로 잡자는 상소를 올렸다가 좌천되었다.
그뒤 공주 석탄(石灘)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울분 속에 지내다가 죽었다.
이 사당에는 석탄선생의 아들 경절공도 모시고 있다.
사당 인근의 우면동 27-11호에는 효자문(홍살문)이 있다.
이는 경주 이씨 석탄선생의 11대손인 당령공에게 그 생전에 영조가 내린 것이다.
당령공은 모친이 열병에 걸려 위독하게 되자 모친의 변을 맛보아 병세를 판단하는 등 세인이 흉내내지 못할 효심으로 일관된 일생을 살아 조정으로부터 효자문을 받게 된 것이다.
5) 예술의 전당
예술의 전당은 우면산 북쪽 기슭 서초동 700번지에 위치한 복합예술센터이다.
예술의 전당 건립계획은 1982년 1월에 발의되었으며, 1984년 5월에 국제 지명 공모를 통하여 김석철을 주 건축가로 선정하였다.
같은 해 11월 기공식을 가진 후 1993년 2월 완공되었다.
예술의 전당은 부지면적 71,026평, 연건평 36,407평으로 국악당·축제극장·서울음악당·서울서예관·한가람미술관·서울예술자료전시관 등 6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옥외에는 전통 한국정원·장터·놀이마당·연못·만남의 광장 등이 있어 창작의 장소는 물론,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은행·예술상가 등 부대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4. 등산로
우면산은 약수터와 약수터간을 연결하는 산책로와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우면산 능선을 종주하는 데는 남태령에서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한 곳까지 거리 약 6㎞로 2시간∼2시간 30분이 걸린다.
종주 코스로는 사당지하철역에서 우성아파트 출구로 나와 남태령쪽으로 100여m 올라와 우성아파트 108동과 109동 사이길로 올라가면 우면산 능선 오솔길로 들어서게 된다.
소나무숲 능선길을 따라 오르면 시야가 트이는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고 서쪽으로 관악산이 바라다 보인다.
좌측 능선으로 다시 오솔길을 가면 능선 중턱에서 정상쪽으로 가는 길과 성산약수터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데, 좌측 성산약수터 산중턱 길로 돌아가야 한다.(정상쪽은 통제)
이 곳부터 산중턱과 계곡에 있는 약수터를 잇는 산책로가 있다.
산중턱 길을 따라 작은 계곡과 고개를 넘어가면 덕우산악회 약수터가 있는데, 이 곳에서 올라가면 동서남북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게 된다.
이 곳에는 잔돌로 쌓아 놓은 소망탑이 있다.
이 전망대에 서면 북쪽으로 바로 아래 산기슭에는 예술의 전당이, 그 앞으로 반포대교를 건너 남산쪽으로 뻗은 대로의 양쪽으로 강남과 강북의 시가지와 한강, 그리고 북한산·수락산·불암산·아차산이 넓게 펼쳐져 보인다.
서쪽과 남쪽으로는 관악산과 청계산이, 동쪽으로는 대모산과 구룡산이 둘러서 있다.
전망대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서초약수터나 공무원교육원 태극약수터를 거쳐서 양재동으로 하산할 수 있다.
서초구청에서는 1989년도부터 매월 첫째주 일요일에 우면산 등산로 코스(범바위입구 출발, 공무원교육원 하산)에서 '구민걷기의 날'을 운영하여 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면산의 중턱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는 4개가 있지만, 서초구에서 추천하는 길은 남부순환로변의 경남·임광아파트 맞은 편으로 뚫린 숲길에서 시작하는 코스다.
산책로가 시작되는 입구는 키작은 소나무·잣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으며 숲길 군데군데에 나무의자가 있다.
군데군데 약수터가 많으며, 각종 운동기구를 갖춘 체력단련장도 요소요소에 설치되어 있어 쉬면서 산책할 수 있어 더욱 좋다.
범바위에서 왼쪽 길을 택하면 잠깐 내리막길로 이어지다 넓은 숲터를 만날 수 있는데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걸을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경부고속도로 입구 주변의 서울시공무원교육원 옆길로 빠지는 전 코스 4㎞를 돌면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중간 중간 산밑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어 체력에 맞게 코스를 조정할 수 있다.
산책로 정상에 서면 앞쪽으로는 강남 일원이, 뒤쪽으로는 과천 경마장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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