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악마가 사람들을 유혹하는 데 사용해왔던 도구를 팔려고 시장에 내놓았다. 도구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악마가 사용하는 도구답게 흉악하고 괴상망측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진열된 도구들 한쪽에 값을 매기지 않은 작은 쐐기 하나가 놓여 있었다. “저건 뭐죠? 왜 값을 매기지 않았어요?” 물건을 사러 온 다른 악마가 궁금증을 참다못해 물었습니다. “응, 그건 절망이라는 도구인데, 파는 게 아니야. 난 저걸로 틈을 벌려 강하다고 하는 그 어떤 사람도 쓰러뜨려. 그래서 다른 건 다 팔아도 저것만은 팔 생각이 없어. 내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것이거든” 절망하지 말라. 설혹 너의 형편이 절망하지 않을 수 없더라도 그래도 절망은 하지 말라. 이미 끝장이 난 듯 싶어도 결국은 또 새로운 힘이 생겨나는 것이다. 최후에 모든 것이 정말로 끝장이 났을 때는 절망할 여유도 없지 않겠는가.
-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위 사진은 2008년 1월 2일(수) 호암산/삼성산/관악산의 11개 국기봉 순례(태극기 휘날리며~) 時 '팔봉 정상 국기봉'에서 깃대없는 받침대를 잡고 찍은 것임. |
'▣감동과 깨달음☞ > ♡ 좋은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친구는 세 종류가 있다 / J.E. 딩거 (0) | 2009.11.12 |
---|---|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2) | 2009.10.18 |
모름의 미학 / 발타자르 그라시안 (0) | 2009.10.14 |
갈림길에 섰을 때 (0) | 2009.10.14 |
인연과 악연 (0) | 2009.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