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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 도보후기☞/☆ 강화도의 산&길

제주 올레처럼 … ‘강화 둘레길’ 만든다 [중앙일보]

by 맥가이버 Macgyver 2009. 10. 19.

제주 올레처럼 … ‘강화 둘레길’ 만든다 [중앙일보]

생태·역사유적지 탐방로 2012년까지 55㎞ 조성

1906년 봄 강화도의 한 선비가 행장을 차려 길을 떠났다.

과거에 급제했으나 나라를 잃자 호국의 발자취가 역력한 고향 강화섬 일주에 나선 것이다.

1년여에 걸쳐 400㎞를 걸어 100여 개 마을을 돌아보고는 256수의 칠언절구 시집 ‘심도기행’을 남겼다.

심도(沁島)는 강화의 또 다른 이름이다.

강화도는 문화 유적이 많은 노천 박물관이다.

강화산성에서 해안가의 53개 돈대를 잇는 탐방로 등 55㎞가 정비된다. [강화군 제공]

한 세기 전 화남(華南) 고재형(1846∼1916) 선생이 답파한 이 길은 이후 ‘화남길’로 불리며 강화도 여정의 길잡이가 돼 왔다.

이 길이 생태·문화 여행 붐을 타고 100여 년 만에 ‘강화 둘레길(가칭)’로 되살아난다.

강화도는 곳곳에 역사·문화 유적이 널려 있어 ‘노천 박물관’으로 불린다.

인천 강화군은 다음 달부터 3년간 37억원을 들여 이 길을 가꾸는 사업을 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업 대상은 강화산성에서 해안의 국방 유적인 53개 돈대 등을 잇는 역사 탐방로와 고려왕릉이 있는 진강산 둘레길 등 모두 55㎞ 구간이다.

1구간 ‘역사문화 길’은 용흥궁에서 출발해 고려궁지·강화산성 북문·연미정을 거쳐 해안을 따라 강화역사관까지 이어진다.

 

2구간 ‘호국돈대 길’은 강화 해협을 따라 용당돈대·화도돈대·오두돈대·광성보·초지진 등을 거쳐 온수사거리까지 구간이다. 광성보에서 온수사거리까지 6.2㎞ 구간에는 강화 해안 자전거 도로까지 나 있어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겸할 수 있다.

 

3구간 ‘능묘 가는 길’은 삼랑성에서 시작해 전등사와 이규보 묘·곤릉·석릉·가릉·정제두 묘까지다. 몽골군 침입 당시 고려의 수도가 옮겨왔던 강화도에는 고려 왕릉 4기가 남아 있으며 특히 3기의 왕릉이 모셔져 있는 양도면에는 강화학파의 거두로 꼽히는 이건창·정제두 선생의 묘까지 더해 ‘하늘 가는 길’로 불린다.

 

4구간 ‘해가 지는 마을’은 건평나루·건평돈대·새우젓시장·망양돈대·외포선착장 등으로 이어지는 강화 서해안의 절경 코스다. 멀리 석모도를 바라보며 걸어가다 맞는 이 길의 노을은 강화 8경의 하나로도 꼽힌다.

변애숙 강화군 관광개발 담당은 “강화도에는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가며 5개의 진(鎭)과 7개의 보(堡), 53개의 돈대(墩臺)를 비롯한 유적 외에도 생태 갯벌이 있어 수도권 최고의 도보 여행지”라고 말했다.

인천=정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