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시 32분 - 이제 진덕사를 향해...
▼ 님들이 보고있는 것은...
▼ 현호색
꽃 피는 시절 / 이성복
멀리 있어도 나는 당신을 압니다.
귀먹고 눈먼 당신은 추운 땅 속을 헤매다
누군가의 입가에서 잔잔한 웃음이 되려 하셨지요.
부르지 않아도 당신은 옵니다.
생각지 않아도, 꿈꾸지 않아도 당신은 옵니다.
당신이 올 때면 먼발치 마른 흙더미도 고개를 듭니다.
당신은 지금 내 안에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알지 못하고
나를 벗고 싶어 몸부림하지만
내게서 당신이 떠나갈 때면
내 목은 갈라지고 실핏줄 터지고
내 눈, 내 귀, 거덜 난 몸뚱이 갈가리 찢어지고
나는 울고 싶고, 토하고 싶고
벌컥벌컥 물사발 들이키고 싶고 길길이 날뛰며
절편보다 희고 고운 당신을 잎잎이, 뱉아낼 테지만
부서지고 무너지며 당신을 보낼 일이 아득합니다.
굳은 살가죽에 불 댕길 일 막막합니다.
불탄 살가죽 뚫고 다시 태어날 일 꿈같습니다.
지금 당신은 내 안에 있지만
나는 당신을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막만한 손으로 뻣센 내 가슴 쥐어뜯으며 발 구르는 당신
- 시집 <그 여름의 끝>(1990) -
해마다 봄이 되면 /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뚝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 <어머니>(1973) -
▼ 11시 39분 - 88번 송전탑을 지나고...
▼ 군자봉과 영각사가 보이네...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11시 46분 - 저기는...
▼ 군자봉 산왕대신 제단...
▼ 외곽순환도로와 39번 국도가 교차...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진달래꽃>(1924)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11시 48분 - 39번도로상의 SK주유소가 보이네...
▼ '☜ 빨간 버튼을 누르고 잠시만 기다리면 보행자신호가 들어옵니다.'
▼ 횡단보도를 건너 SK주유소 화장실을 잠시 이용하고...
▼ 11시 58분 - 진덕사를 향해...
▼ 목백합나무 - 목백합은 인천시의 시화(市花)이기도...
▼ 12시 09분 - 진덕사
▼ 진덕사 대웅전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 진덕사 대웅전 옆으로...
▼ 12시 18분 -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 12시 26분 - 가래울마을 안내문
▼ 12시 35분 - 능곡가구공단 옆을 지나...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12시 42분 - 시흥시와 안산시 경계...
▼ 잣나무숲으로...
▼ 12시 51분 - 물한모금 마시고...
▼ 12시 52분 - 바로 출발...
▼ 12시 57분 - 산현동 갈림길
▼ 12시 57분 - 바로 출발...
☞ 여기서 '봄나들이-시흥늠내길 제1코스 늠내숲길 걷기' -2부를 마치고...
-▥☞ 1부[시흥시청→늠내숲길 출발점→옥녀봉→작고개→사색의숲→군자봉 정상(196m)→만남의 숲]는 여기를 클릭.☜▥-
-▥☞ 2부[만남의 숲→39번 도로/SK주유소→진덕사→가래울마을→능곡가구공단→잣나무숲→산현동 갈림길]는 여기를 클릭.☜▥-
-▥☞ 3부[산현동 갈림길→수압봉→사티골고개→평상쉼터→선사유적공원→능곡고→연성중앙교회→장현천→시흥시청]는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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