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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마지막 장미 / 김남조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6. 5.


 

마지막 장미 / 김남조 

 

지순한 정에 넘치고

에오라지 잘 되기를 비는

연한 새순 같은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주겠는가

 

 

반생을 지운 삶의 산마루에서

불현듯 느껴오는 보랏빛 광망의

달밤 같은 그리움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순은 벌어 잎새 무성하고

머잖아 눈부신 꽃숭어리를 펴 바칠

기찬 동경과 바라움으로

검은 살눈썹이 젖어든다면...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생명의 잔을 비우고 돌아가는 길은

우모인 양 내려 쌓이는

하얀 눈벌일지도 모르는데

숙연하여 몸서리칠 그때

마지막 누구의 이름을

부르겠는가

 

 

여인이여

도금한 금붙이의 값싼 자랑이나

지난날의 사치스런 욕망들을 흘려버리고

씻은 구슬 같은 마음 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깃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한 송이의 뜨거운 장미,

마지막인 장미를

가진다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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