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고사목 / 성은경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7. 20.

  

 

 

 

 

 

 

 

 

 

 

 

 

 

 

 

 

 

 

 

 

 

 

 

 

 

 

고사목 / 성은경

 


천 만 년 세월
흙바람을 마시고
두 팔 벌려 우주를 안았다

 

아린상처 가지마다 덧나도
맨살 숨기지도 못하고
하늘의 뜻을 지켰어도
누더기 하나 얻지 못했네

 

여분의 죄값이 던가
생전에 지은 죄 삭히고 삭혀도
선 자리 주저 앉지도 못하는
안타까움이여

 

세상일 다 알아도
입 다물고 살아가고
씨앗 잉태하여
잎가지로 피어지는
작은사랑 하나를
천 년을 기도하건만


오늘도 바람이 분다
푸른 꿈 앗아간
천 년 전의 그 모래 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