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 김재진

by 맥가이버 Macgyver 2010. 7. 21.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 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나로 인해 상처받은 누군가를 향해

미안하단 말 한마디 건넬 수 있으리.


기쁨 뒤엔 슬픔이 슬픔 뒤엔

또 기쁨이 기다리는 순환의 원리를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너에게 말해 주리.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렇게 쉬 너를 보내지 않으리.

밤새 썼다 찢어버린 그 편지를

찢지 않고 우체통에 넣으리.

사랑이 가도 남은 마음의 흔적을

상처라 부르지 않으리.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망설이기만하다 포기하고 만

금지된 길들 찾아가보리.

사랑에는 결코 금지될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일깨워주리.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내 마음 흔들어 놓던

너의 그 눈빛이 일러주는 길을 따라

돈에도 이름에도 그 아무것에도 매이지 않으리.


너를 위해 다시 한 번 살아볼 수 있다면

지키지 못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으리.

한 톨의 씨앗 속에 나무가 숨어 있듯

절망 속에 숨어 있는 희망을 보여 주리.


다시 한 번 너를 위해 살아볼 수 있다면

물방울 같은 네 손톱에 물들기 위해

해마다 봉숭아를 내 가슴에 심으리.


한 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널 기다리며 서성대던 영화관 앞을

만날 사람 없더라도 서 있어보리.

영화가 끝나면 밀려나오는 사람들 속에

얼굴 찾아보며 가슴 두근거리리.


한 번쯤 다시 살아 볼 수 있다면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리.


때로는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모든 것 다 바쳐 너를 사랑하리.

 

김재진의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중에서 


'▣감동과 깨달음☞ > ♡ 좋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포(瀑布) / 김수영  (0) 2010.08.01
폭포(瀑布) / 김수영  (0) 2010.08.01
지리산 고사목枯死木 / 최복현   (0) 2010.07.20
고사목枯死木 / 문효치   (0) 2010.07.20
고사목 / 성은경  (0) 201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