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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깨달음☞/♡ 좋은 시 모음

사는 일이 쓸쓸할 때 / 박소향

by 맥가이버 Macgyver 2011. 7. 22.

사는 일이 쓸쓸할 때 / 박소향

 

 

사람 없이 혼자로도 행복하고 싶을 때

오후가 밀려드는 강가에 가 보라

거기 무수한 혈흔의 그리움이 숨어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지나가는 쓸쓸한 행복

조금 보일지도 모른다

   

사랑 없이 혼자로도

충만하고 싶을 때

빛살 한 가득 화려한 저녁 바다로 가보라

   

거기 끊을 수 없는 절망까지 노을에 타는

눈부신 허무가 표 안나게 쏟아져

씁쓸한 소망 하나 수줍음도 없이

내가 던진 무수한 말에 물들어 갈 것이다

   

이제는 가슴 다 닳아버린 너처럼

미칠 듯 갑갑한 열정이 발갛게 터져

벌어진 틈새로 사랑은 졸고

 

어느 날 문득

사람 없이

사랑 없이

행복할 수 있는 걸 익히게 되는

사는 일이 쓸쓸하게 될 때

 

나는

농익은 나이가 들고

이별을 하고

바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