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臥死步生)'고 했다.
맥가이버는 '산 따라 강 따라 길 따라' 걷는 것을 죽고사는 차원이 아닌 즐기는 차원에서 걷는다.
즉, 좋은 길을 걷다가 새로운 환경이나 상황, 사람을 만나면서 알게 되고, 느끼고, 감동 받고, 깨닫는 것을 즐긴다.
맥가이버의 낭만도보 - '한강 낙조와 야경 감상을 위한 밤나들이' 코스
당산역 4번 출구→당산철교 남단→양화대교 남단→선유교→선유도공원→양화대교 도강→양화대교 북단→당산철교 북단→절두산 순교성지 →상수나들목→서강대교 북단→현석나들목→마포나루터→마포대교 북단→마포종점나들목→舊용산수위관측소→원효대교 북단→원효대교 도강 →원효대교 남단→여의도기점 0km(피아노물길 시점부)→마포대교 남단→물빛광장→서강대교 남단→여의샛강 하류1교→당산역 4번 출입구
▲ 위 코스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오늘은 한강으로 밤나들이를 나간다.
태풍의 영향인지 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분다.
선선함을 느끼면서 당산역에서 선유도공원방향으로 한강야간도보를 시작한다.
준비해간 삼각대가 고장이 나서 사진에 흔들림이 많다.
☞ 낭만도보 - '한강 낙조와 야경 감상을 위한 밤나들이'의 자세한 이야기는 맥가이버의 블로그 사진후기로 대신한다.
▼ 18시 36분 - 당산역 4번출구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연육교를 따라...
▼ 18시 43분 - 당산철교 아래에서 복장정리 및 준비운동을 마치고 '선유도공원' 방향으로...
▼ 당산철교
▼ 양화대교
▼ 18시 48분 - 양화대교 아래를 지나..
▼ 선유교 교각을 타고 자라는 능소화 꽃이 아직도 피어있네...
능소화 연가 / 이해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나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능소화 - 김영남
오해로 돌아선 이
그예 그리움으로
담을 타는 여인
아래 벗겨진 신발
모두 매미 소리에 잠들어 있구려
내 아직 늦지 않았니?
▼ 18시 56분 - 선유교로 가기 위해 연육교 계단을 오르고...
▼ 선유교를 건너...
▼ 성산대교 남단 좌측으로 해가 지고 있는데...
저녁 무렵 / 도종환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 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 19시 00분 - 선유교 전망데크에서...
▼ 19시 01분 - 간식을 먹고...
▼ 주변을 들러보고...
한강에 어둠이 내릴 때 / 신달자
한강의 물빛도 하늘빛도 이 세상
모두 남빛 어둠으로 가득한
겨울 저녁 7시
뛰어들어라 뛰어들어라
저 깊고 현란한 어둠속으로 몸을 던져라
虛空 속에도 수심 깊은
청빛바다가 있다는 것을 虛空의
푸른 영혼을 본 사람은 안다.
천만송이에 장미가 피어오르는
나른한 유록빛 한밤이 철썩이는
한강의 젊음이 두근거리며 열리는
밤.
▼ 19시 13분 - 다시 출발...
▼ 선유도공원 안내도
▼ 시간의 정원을 지나...
▼ 수생식물원을 지나고...
▼ 19시 22분 - 양화대교 도강을 위해...
▼ 19시 24분 - 선유교 도강을 시작하고...
▼ 당산철교
▼ 당산철교 북단 아래 강변북로에는...
▼ 밀리는 차량들의 불빛으로...
▼ 양화대교를 거너면서 뒤돌아보니...
눈썹달 / 신달자
어느 한(恨) 많은 여자의 눈썹 하나
다시 무슨 일로 흰 기러기로 떠오르나
육신은 허물어져 물로 흘러
어느 뿌리로 스며들어 완연 흔적 없을 때
일생 눈물 가깝던 눈썹 하나
영영 썩지 못하고 저렇듯 날카롭게
겨울 하늘에 걸리는가
서릿발 묻은 장도(粧刀) 같구나
한이 진하면 죽음을 넘어
눈썹 하나로도 세상을 내려다보며
그 누구도 못 풀 물음표 하나를
하늘 높이에서 떨구고 마는
내 어머니 짜디짠 눈물 그림자
▼ 19시 30분 - 양화대교에서 한강산책로로 내려서고...
▼ 강변을 따라 마포대교 방향으로...
▼ 양화대교 위에 눈썹달/초승달이...
초승달 / 정영희
오늘밤
깊어가는 어둠속으로
내내 당신이
내 마음에 걸려 있습니다.
내 마음에 당신이
차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대하는 내가
내 마음에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 19시 34분 - 당산철교 북단 아래를 지나...
푸른밤 /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 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초승달 / 이기철
초승달을 바라보면서도
글썽이지 않는 사람은
인생을 모르는 사람이다
초승달의 여린 눈썹을
제 눈썹에 갖다 대보지 않은 사람은
슬픔을 모르는 사람이다
새 날아간 저녁 하늘에 언뜻
쉼표 몇 개가 떠 있다
아마도 누구에겐가로 가서
그의 가슴을 비수로 찌르고야 말
초승달
초승달을 바라보면서도
마음 죄지 않는 사람은
인생을 수놓아보지 않은 사람이다
건드리면 깨진 종소리가 날 것 같은
초승달
초승달을 바라보면서도
눈시울 뜨거워지지 않는 사람은
기다림으로 하루를
수놓아 보지 않은 사람이다
▼ 서강대교와 여의도 야경 - 삼각대 고장으로 인해 흔들림을 제어하지 못해서...
▼ 19시 53분 - 상수나들목을 지나...
▼ 19시 56분 - 서강대교 북단 아래를 지나...
▼ 20시 01분 - 현석나들목을 지나...
▼ 여의도 야경 - 숨을 고르고 찍었지만 흔들려서...
▼ 20시 11분 - 마포나루터를 지나...
▼ 20시 12분 - 마포나루터 끝자락에서 잠시 휴식...
▼ 마포대교 북단
▼ 20시 20분 - 출발...
▼ 20시 24분 - 마포종점 나들목을 지나...
▼ 원효대교와 63빌딩 야경
밤의 이야기 / 조병화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20시 33분 - 원효대교 북단 아래에서 잠시 휴식...
▼ 20시 37분 - 원효대교를 도강하기 위해...
▼ 20시 39분 - 원효대교 도강...
▼ 강변북로는...
▼ 유람선이 지나가네...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치고 환환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람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 원효대교를 도강하여 남단에서...
▼ 20시 56분 - 여의도 산책로를 따라...
▼ 쥐불놀이?
▼ 21시 03분 - 여의나루역 부근 한강미니어쳐 시점부에서...
▼ 탁족하며...
▼ 미리하는 뒤풀이를 하고...
▼ 21시 54분 - 탁족과 뒤풀이를 마치고 남은 여정을 마치기 위해...
▼ 21시 58분 - 마포대교 아래를 지나...
▼ 쌍둥이빌딩
▼ 물빛광장
▼ 마포대교
▼ 22시 03분 - 플로팅 스테이지에서는...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 김현태
언제부턴가 혼자라는 사실이
괜히 서글프게 느껴진다면
그건 때가 온 것이다
사랑을 할 때가 온 것이다
꽃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고
바다가 바다보다 더 외롭게 보이고
모든 사람이 아픈 그리움으로 보일 때
사랑은 밀물처럼
마음을 적시며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다
사랑을 하려면
먼저, 자연을 향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물속에 핀 어린 나무의 그림자를 사랑해야 하고
하늘을 들었다, 놨다 하는 새들을 사랑해야 한다
파도를 일으키는 구름들을 사랑해야 한다
홀로 선 소나무는 외롭다
그러나 둘이 되면 그리운 법이다
이젠 두려워 마라
언젠가 찾아와 줄지도 모르는
그런 사랑을 위해
마음을 조금씩 내어주면 되는 것이다
▼ 22시 09분 - 서강대교 아래를 지나...
▼ 서강대교
▼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 22시 24분 - 굴다리를 통과하여...
▼ 당산철교
▼ 22시 33분 - 당산철교 아래에서...
▼ 22시 34분 - 마무리 체조를 하고...
▼ 22시 36분 - 당산역 4번 출구 연육교에 4시간만에 원점회귀하여...
☞ 이것으로 낭만도보 - '한강 낙조와 야경 감상을 위한 밤나들이'를 다녀오다.를 마친다.
'▣서울 도보여행 후기☞ > ☆ 한강&지천따라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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