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리고 깊게, 단풍빛에 빠져드는 동그라미 여행
봉평~장곡현~생곡~구목령~봉평 원점회귀 MTB
영영 가을이 오지 않을 듯 추석 때가 되어서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자연의 섭리는 어김없이 우리를 가을 속으로 데려다 놓았다. 이 가을.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단풍속으로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떠났다.
강원도 흥정산에 나 있는 임도 코스는 구목령, 장곡현, 불발현~운두동 코스가 있는데, 원점회귀도 쉽고 단풍도 그만인 코스는 장곡현과 구목령 코스로 잡았다. 이 코스는 봉평에서 접근하여 장곡현을 서석쪽으로 넘었다가 다시 봉평쪽으로 구목령을 넘는다.
라이딩 출발은 폐교된 봉평초교 무이분교에서 한다. 학교 앞 소나무숲에 약간의 공터가 있어서 두어 대 정도의 차량은 주차할 수 있다. 출발점은 삼거리인데, 오른쪽이 장곡현이고 왼쪽이 구목령이어서 한쪽으로 올라가서 다른 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강원도의 단풍은 어느덧 마을까지 내려와 있어서 라이딩하기도 전에 흥정계곡의 단풍구경에 시간을 빼앗겼다. 학교를 출발하여 곧은골을 따라 장곡현을 올라가는 길의 가을 단풍은 점입가경으로 우리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계곡 옆이나 산중의 단풍나무는 불이라도 난 것처럼 빨갛기 그지없다. 갈색으로 물든 신갈나무, 노란색을 띠는 싸리나무와 느티나무, 검붉은 옻나무 등등이 저마다의 가을 옷을 갈아입었다. 단풍이 들지 않는 소나무와 전나무 같은 상록수의 초록도 여기에서는 단풍의 한 가지 빛깔로 여겨질 뿐이다.
길은 외길로 곧은골을 지나 화명동으로 이어진다. 곧은골을 지날 무렵, 일행 중 한 사람의 자전거 펑크가 났다. 덕분에(?) 수리하는 동안 시원한 계류와 어우러진 단풍을 실컷 구경할 수 있다. 사실, 시간 때문에 마냥 해찰을 부리면서 라이딩할 수는 없기에 자전거에 올라 탄 채로 단풍구경을 하기는 하지만, 왠지 수박 겉핥기식의 단풍구경인 것 같은 찜찜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여느 때보다도 더 천천히 가면서 자주 자전거에서 내려 주변 풍광을 음미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단풍을 보려면 속도를 줄이자
학교에서 출발하여 7km를 1시간이 넘게 단풍구경에 힘든 줄 모르고 업힐하니 장곡현 삼거리에 다다른다. 서석면 곡죽동으로 넘어가는 길은 왼쪽 길이고, 오른쪽 길로 2km를 올라가면 불발현 삼거리에 이른다. 보통 운두골에서 라이딩을 시작하는 경우는 불발현까지 와서는 지석동으로 내려가게 되고, 또 지금처럼 장곡현을 넘는 경우는 구목령을 넘는 것이 도로를 덜 타게 되므로 장곡현~불발현 구간은 좀처럼 라이딩하게 되지 않는다.
취재팀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불발현까지 왕복해 보기로 한다. 잘 자란 낙엽송숲을 지나 불발현에 오르니 자운리쪽의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불발현은 고도가 1,013m라 그런지 벌써 단풍이 지고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불발현에서는 지석동(10km)과 운두골(32km)로 연결된다.
다시 장곡현 삼거리로 돌아온 취재팀은 조금 더 업힐하여 장곡현 정상에 이른다. 신갈나무들이 즐비한 장곡현 정상은 삼거리로 되어 있는데,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100m를 가면 끝나게 된다. 장곡현에 있는 임도 안내도의 그림은 조금 잘못 그려져 있다.
가을빛에 취해 힘든지 모르고 업힐
장곡현에서 생곡리로 내리닫는 다운힐은 알록달록한 이불 위로 장난스럽게 뛰어드는 철부지 아이처럼 저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달려 내려가 그 품에 안기는 기분이 들게 한다. 여름동안 녹색 일색이던 산하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이렇게도 아름답게 물든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비로워, 학창시절에 배운 생물지식을 떠올리기 전에 시라도 한 수 읊고 싶게 만든다. 1,000m가 넘는 고산준령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 옷을 입고 눈앞에 보여주는 모습은 장엄하기 그지없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녹색이 점점 많아지더니 생곡리에 이른다. 생곡리에서 56번 국도를 만나면 서석쪽으로 좌회전하여 2~3km 정도 국도를 따라 삼생초교까지 간다. 생곡수퍼매점 앞에서 좌회전하여 마을길로 들어선다. 농가 한쪽에 쌓아둔 노란 옥수수자루가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임을 일깨워 준다.
생곡저수지를 지나 구목령으로 오르는 초입은 오히려 단풍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조금 전에 경험한 장곡현의 단풍이 거짓말 같다. 그러나 점점 고도를 높이면서 구목령 단풍의 진가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리 일행은 또다시 감탄사를 연발하느라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커다란 단풍나무가 빠알갛게 물든 모습은 압권이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주는 자연이지만, 구목령의 업힐은 녹녹치 않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이리저리 구불거리면 지리하게 오르는 구목령은 아름다운 단풍이 없었다면 그냥 힘든 업힐 코스로만 기억될 뻔했다. 구목령을 거의 다 내려와서 양지동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길 양 옆으로 하얀 억새가 가을 라이딩의 정취를 한껏 돋운다.
코스 정보
미가연(033-335-8805, http://www.migayoun.com) 메밀 하면 막국수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 집은 특이하게 메밀을 콩나물처럼 기른 메밀싹이 들어간 메밀싹나물 비빔밥, 메밀싹 묵무침, 메밀묵탕, 메밀막국수와 같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메밀쌀을 갈아서 만든 메밀전병과 메밀전도 별미다(메밀싹나물 비빔밥 6,000원).
봉평~장곡현~생곡~구목령~봉평 원점회귀 MTB
영영 가을이 오지 않을 듯 추석 때가 되어서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자연의 섭리는 어김없이 우리를 가을 속으로 데려다 놓았다. 이 가을.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단풍속으로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떠났다.
강원도 흥정산에 나 있는 임도 코스는 구목령, 장곡현, 불발현~운두동 코스가 있는데, 원점회귀도 쉽고 단풍도 그만인 코스는 장곡현과 구목령 코스로 잡았다. 이 코스는 봉평에서 접근하여 장곡현을 서석쪽으로 넘었다가 다시 봉평쪽으로 구목령을 넘는다.
라이딩 출발은 폐교된 봉평초교 무이분교에서 한다. 학교 앞 소나무숲에 약간의 공터가 있어서 두어 대 정도의 차량은 주차할 수 있다. 출발점은 삼거리인데, 오른쪽이 장곡현이고 왼쪽이 구목령이어서 한쪽으로 올라가서 다른 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강원도의 단풍은 어느덧 마을까지 내려와 있어서 라이딩하기도 전에 흥정계곡의 단풍구경에 시간을 빼앗겼다. 학교를 출발하여 곧은골을 따라 장곡현을 올라가는 길의 가을 단풍은 점입가경으로 우리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계곡 옆이나 산중의 단풍나무는 불이라도 난 것처럼 빨갛기 그지없다. 갈색으로 물든 신갈나무, 노란색을 띠는 싸리나무와 느티나무, 검붉은 옻나무 등등이 저마다의 가을 옷을 갈아입었다. 단풍이 들지 않는 소나무와 전나무 같은 상록수의 초록도 여기에서는 단풍의 한 가지 빛깔로 여겨질 뿐이다.
길은 외길로 곧은골을 지나 화명동으로 이어진다. 곧은골을 지날 무렵, 일행 중 한 사람의 자전거 펑크가 났다. 덕분에(?) 수리하는 동안 시원한 계류와 어우러진 단풍을 실컷 구경할 수 있다. 사실, 시간 때문에 마냥 해찰을 부리면서 라이딩할 수는 없기에 자전거에 올라 탄 채로 단풍구경을 하기는 하지만, 왠지 수박 겉핥기식의 단풍구경인 것 같은 찜찜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여느 때보다도 더 천천히 가면서 자주 자전거에서 내려 주변 풍광을 음미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단풍을 보려면 속도를 줄이자
학교에서 출발하여 7km를 1시간이 넘게 단풍구경에 힘든 줄 모르고 업힐하니 장곡현 삼거리에 다다른다. 서석면 곡죽동으로 넘어가는 길은 왼쪽 길이고, 오른쪽 길로 2km를 올라가면 불발현 삼거리에 이른다. 보통 운두골에서 라이딩을 시작하는 경우는 불발현까지 와서는 지석동으로 내려가게 되고, 또 지금처럼 장곡현을 넘는 경우는 구목령을 넘는 것이 도로를 덜 타게 되므로 장곡현~불발현 구간은 좀처럼 라이딩하게 되지 않는다.
취재팀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불발현까지 왕복해 보기로 한다. 잘 자란 낙엽송숲을 지나 불발현에 오르니 자운리쪽의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불발현은 고도가 1,013m라 그런지 벌써 단풍이 지고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불발현에서는 지석동(10km)과 운두골(32km)로 연결된다.
다시 장곡현 삼거리로 돌아온 취재팀은 조금 더 업힐하여 장곡현 정상에 이른다. 신갈나무들이 즐비한 장곡현 정상은 삼거리로 되어 있는데,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100m를 가면 끝나게 된다. 장곡현에 있는 임도 안내도의 그림은 조금 잘못 그려져 있다.
가을빛에 취해 힘든지 모르고 업힐
장곡현에서 생곡리로 내리닫는 다운힐은 알록달록한 이불 위로 장난스럽게 뛰어드는 철부지 아이처럼 저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달려 내려가 그 품에 안기는 기분이 들게 한다. 여름동안 녹색 일색이던 산하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이렇게도 아름답게 물든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비로워, 학창시절에 배운 생물지식을 떠올리기 전에 시라도 한 수 읊고 싶게 만든다. 1,000m가 넘는 고산준령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 옷을 입고 눈앞에 보여주는 모습은 장엄하기 그지없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녹색이 점점 많아지더니 생곡리에 이른다. 생곡리에서 56번 국도를 만나면 서석쪽으로 좌회전하여 2~3km 정도 국도를 따라 삼생초교까지 간다. 생곡수퍼매점 앞에서 좌회전하여 마을길로 들어선다. 농가 한쪽에 쌓아둔 노란 옥수수자루가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임을 일깨워 준다.
생곡저수지를 지나 구목령으로 오르는 초입은 오히려 단풍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조금 전에 경험한 장곡현의 단풍이 거짓말 같다. 그러나 점점 고도를 높이면서 구목령 단풍의 진가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리 일행은 또다시 감탄사를 연발하느라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커다란 단풍나무가 빠알갛게 물든 모습은 압권이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주는 자연이지만, 구목령의 업힐은 녹녹치 않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이리저리 구불거리면 지리하게 오르는 구목령은 아름다운 단풍이 없었다면 그냥 힘든 업힐 코스로만 기억될 뻔했다. 구목령을 거의 다 내려와서 양지동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길 양 옆으로 하얀 억새가 가을 라이딩의 정취를 한껏 돋운다.
코스 정보
위치 흥정산 /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홍천군 서석면
코스길이 48km
소요시간 6시간40분
기술적난이도 ★★★☆☆
체력적난이도 ★★★★☆
미가연(033-335-8805, http://www.migayoun.com) 메밀 하면 막국수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 집은 특이하게 메밀을 콩나물처럼 기른 메밀싹이 들어간 메밀싹나물 비빔밥, 메밀싹 묵무침, 메밀묵탕, 메밀막국수와 같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메밀쌀을 갈아서 만든 메밀전병과 메밀전도 별미다(메밀싹나물 비빔밥 6,000원).
ㆍ기고자 : 글·사진 엄기석 카페 http://cafe.naver.com/coursereview
ㆍ발행일 : 월간산 2008년 10월 (468호)
ㆍ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ㆍ기고자 : 글·사진 엄기석 카페 http://cafe.naver.com/coursereview
ㆍ발행일 : 월간산 2008년 10월 (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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